밖에 나오니, 내 얼굴에 바람이 부딪힌다. 이렇게 좋을수가!!! 이 보다 좋은 일이 어디에 있을까? 내 달팽이도 이런 느낌을 알려나? 그렇다고 달팽이를 데리고 산책할 수는 없다. 차라리 내가 달팽이가 되어 느린 걸음으로 산책로를 만끽한다. 여기는 중랑천 산책로 야외 까페다.
전환(轉換)의 시대다.
두루킹이니, 혹은 서울시장이니, 사드배치니, 세월호 사건이니….. 모두 적수가 안되는 거대한 전환의 사건이 다가왔다. 초미(焦眉)의 관심사다. 과연 눈썹을 태운다는 초미의 관심사다. 이보다 급하고 중한 일이 어디에 있을까? 회담이 끝나면, 모든 운세권이 미국으로 넘어간다.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이 어떻게 되느냐로 한반도 운명이 결정된다. 결렬되든, 합치를 이루든, 격동의 폭풍은 피할 수 없다. 이런 운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 살아있다는 행복감에 취할만 하다. 술에 취한들 무엇이 기쁘랴. 술도 결국 뇌신경을 자극해서 혼미함으로 기쁨을 발산하게 하는 자기환각의 착각현상이 아니던가. 그것보다 더한 아름다움이 도처에 널려있으니 햇빛과 바람과 공기의 이동경로와 내가 밟고 있는 흙과 나의 느낌의 신경체계와 세계정세의 격동이다. 이것을 깨달아 아는 것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듯 세계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새로운 문으로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3차 세계대전의 종전이다. 우리는 3차 세계대전이라고 명명하지 않으면서도 이미 3차 세계대전을 치렀다. 보이지 않는 내적 전쟁이며, 성경 계시록은 아마겟돈 전쟁이라고 명명했고, 그것은 문명의 충돌이며 사상전쟁이다. 한반도에서 발발한 6.25 사변이 상징적 3차 세계대전이었으며, 이후 세계는 신냉전시대를 맞이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러시아가 멸망했지만, 러시아의 동반자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로서 건재하며, 러시아가 낳은 북한은 지금까지 러시아식 스탈린 공산주의 세습체제로서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핵심전략은 핵무기였다. 이제 비핵화 및 종전(終戰) 선언을 하기 위해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냉전의 종식이다. 식민지 치하가 끝나자마자 38선이 그어지고 남한에는 미군정, 북한에는 소군정이 들어서면서 시작된 사상전쟁이 70년에 이르렀다. 이제 대단원이 끝나면 어떠한 새로운 시대가 펼쳐질 것인가?
시대는 그러하고, 나는 나의 새로운 시대를 희망한다. 겨울이 끝나면 봄이 오듯, 사람은 새로운 시대에 맞게 새로운 옷을 입고 살아가는 것이다. 새롭게 전환하길 간절히 바라는 자에게는 언제는 베드로에게 나타난 예수님처럼 하나님의 사람이 출현한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사람을 보내서 고역에 묶인 백성을 끌어내고, 약속을 받은 백성에게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게 허락하신다. 모세를 통해 이끌어냈고, 여호수아를 통해 이끌어 들어갔다. 하나님의 사람을 통해 하나님은 그 약속을 준행하신다. 그러므로 나도 하나님의 사람이 나타나길 간절히 기대한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세차게 바람이 불어와 내 머리카락이 나무결처럼 휘날린다. 시원하고, 감미롭고, 향긋하다. 내게도 새로운 전환이 올 것을 암시하는 숨결일까?)
지금은 2018. 4. 24. 화. 새로운 전환을 간절히 바라면서 이 글을 남긴다. 중랑천 야외 까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