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인조인간, 로봇의 인간화, 기계화 등등 로봇이 사람과 똑같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 무한 상상력이 만든 드라마가 바로 ‘너도 인간이니’이다. 이 드라마에서 로봇은 참 친밀하다. 마치 로봇 청소기를 자신의 친구로 삼는 그런 로봇이다. 어디서 이런 발상이 왔을까?
서예나가 혼전계약서에 동의를 했지만, 모든 것이 쉽지는 않다. 로봇 남신은 결혼을 거절하도록 명령을 받고, 그 방법을 찾는다. 다른 여친과 기습 키스를 하는 것, 강소봉이 대타가 된다. 강소봉과 기습적인 키스로 모든 상황이 확 달라진다. 강소봉은 당한 것이다. 어찌 보면 성희롱인데, 쇠붙이로부터 받은 첫키스는 달콤했다. 달콤한 황홀감에 빠진 자신의 느낌도 어이없다. 로봇인간과 키스를 통해 사랑의 감정을 느끼다니…..
지영훈은 남신의 그림자 역할이다. 젊은 시절 고아원에서 살았는데, 그때 회장의 발탁을 받았다. 열악한 환경을 벗어날 수 있는 길은 누군가의 도움밖에 없다. 지영훈도 회장의 도움을 받았다. 도움의 댓가는 남신의 그림자가 되어서 모든 것을 진심으로 돕는 것, 잘한 것도 남신을 위해서, 남신이 못하면 그것도 자신의 잘못으로 삼는 것이다. 그 댓가는 남신과 같은 것을 누리는 것이다. 지영훈은 그 길을 과감히 택했다. 왜냐면, 고아원에서 삶이 너무나 지독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었다.
강소봉은 남신과 접촉사고(첫키스)로 인해 마음이 혼란스럽다. 남신은 당황한 강소봉으로 인해 생각이 우왕좌왕, 왜 자신과 키스가 상대를 흥분시켰는지, 게다가 자신을 로봇으로 알고 있으면서도 왜 흥분이 되는지, 사랑의 감정은 도대체 무엇으로 발생하는지, 그 답을 찾을 수가 없다. 결국 둘은 화해를 한다. 남들 앞에서는 본부장, 강소봉 앞에서는 꼬봉로봇이 되는 것으로 결론났다.
지영훈이 하루의 혼돈 끝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묵묵히 마침표를 찍으려는데 로봇 남신이 캔맥주를 가지고 들어왔다. 드라마 광고에서 본 그 맥주다. ‘피곤한 하루의 끝 시원한 맥주’의 광고 문구에 따라 반응한 것이다. 지영훈은 남신의 그런 행동을 보면서, 로봇이 아닌 진짜 인간으로 인식한다. 지영훈은 깊은 고뇌와 갈등에 빠진다. 슬픔이며, 괴로움이다. 그러한 감정은 거짓말 탐지기로 드러나지 않는다.
“인간을 너무 믿지 말아요!!!” / 지영훈
그 말에 로봇 남신은 깊은 의미를 부여한다. 인간을 믿지 말라면, 그 범주에 지영훈과 엄마까지 포함되는지, 그것까지 물어보는데, 대답을 듣지 못한다. 로봇의 입장에서 인간을 믿지 못하면, 그 존재의 의미가 무엇인가? 인간을 믿지 못하면 도대체 누구를 믿어야하는가?
남건호 회장은 로봇 남신이 로봇인줄 전혀 모르고, 남신과 예나가 결혼하도록 조용하면서, 방해꾼이 되고 있는 강소봉을 자르고, 그 가족까지 폐가망신이 되도록 건들겠다고 하니, 로봇 남신은 “할아버지는 무엇을 건들어야 말을 듣죠?”라고 대놓고 따진다. 과연 불의에 굽히지 않는 자신의 특별한 소신이며, 신념이다. 역시 로봇정신으로 정치를 한다면, 그 어떤 환경에도 그 소신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