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文化)는 그릇이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드는 것이다. 어제는 내가 속한 교회가 아닌 다른 섭리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대표교회답게 세련된 예배문화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마치, 한국인으로서 미국에 방문한 듯, 서로 다른 예배문화를 보면서 문화교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교회의 가장 우수한 점을 꼽으라면 자발성이다. 자발성의 배경은 ‘문화적 테두리’로 설계가 되어 있었다. 가령, 핸드폰을 수거하는 것을 보다 신앙적으로, 보다 인격적으로, 보다 문화적으로 성도들의 참여를 끌어냈다. 출입구는 확실히 넓었다. 입구가 넓어야, 첫 인상이 좋다. 더불어, 경계선이 엄격했다. 첫 방문자, 타교회에서 방문자가 확인을 거칠 수 있도록 안내소가 분명했다. 보기에 참 좋았다. 또한 모두 웃는 얼굴이다. 얼마나 좋은가? 간혹, 교회는 통제를 앞세울 수도 있다. 내가 처음 방문한 그 교회는 상당히 포근했다.
‘핸드폰을 어디에 맡기나?’라고 생각했는데, 핸드폰을 맡기는 곳은 없었고, 그냥 들고 들어갔다. 나는 한참 두리번 거렸는데, 본당에 도착하니, 스크린에 ‘예배 에티켓’이 큰 글씨로 적혀 있었다. 자세히 읽어보니, 핸드폰을 꺼서 우측으로 수거하도록 안내하는 내용이었다. 당연히, 나는 핸드폰을 꺼서 우측에 놓았다. 핸드폰을 끈다는 것은 예배녹음 금지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예배의 설교에 집중하는 것이고, 세상과 단절을 통한 하나님의 영적 교감을 얻기 위한 ‘인본의 신발 벗기’와 같다. 모세는 하나님을 만나기에 앞서서 신발을 벗었다. 그처럼 본당의 장의자에 앉으면 신발을 벗듯이 핸드폰을 손에서 벗어서 우측에 놓아두는 것이다.
예배 에티켓 캠페인은 참으로 인상적이어서 내가 적었다.
[예배 에티켓]
1. 예배전 핸드폰을 끄고 지정된 곳에 수거해주세요
2. 모든 예배 순서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수거상태를 유지해주세요
3. 녹음, 촬영자를 발견시 예배 스텝들에게 말씀해주세요
4. 들키지 않으면 된다는 인식은 NO
과연, 작은 예배의 규칙을 성도들이 스스로 따를 수 있도록 안내하는 문구에 따라 모든 성도들은 자발적으로 핸드폰을 수거해서, 우측에 가지런히 놓아두었고, 핸드폰의 숫자는 스텝들이 확인해서 철저함을 보였다.
6층 교회식당을 방문하고 깜짝 놀랬다. 고급 레스토랑 개념이었다. 식사주문을 하려고 하니, 잘 갖춰입은 어떤 분이 나보다 낮은 자세로 앉아서 ‘주문하시겠어요’라고 하는데, 레스토랑에 온 느낌을 받았고, 각 테이블도 그렇게 설계가 되었다. 모든 음식은 가격이 제법 되었고, 품격이 있었다. ‘교회 식당을 이렇게 운영할 수도 있구나!!’라고 나는 인식관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교회 식당을 운영하는 교회는 꼭 방문해서, 그 운영자에게 운영방법을 멘토링 받는다면 보다 나은 교회식당을 운영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제 나는 ‘콩국수’를 먹었고, 함께 간 지인(知人)은 ‘돼지 살코기 김치찌개’를 먹었다. 정말, 맛있었다. 또한, 식사가 끝나자, 서빙하시는 분이 직접 와서, 빙그르르 웃으면서 “맛이 어떠셨나요?”라고 묻는데, 정말로 색다른 분위기였다.
교회식당으로서, 그곳은 세상의 어떤 레스토랑보다 품격있는 서빙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