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명석 목사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그를 따라서, 시인이 되었고, 그를 따라서 작가가 되었고, 그를 따라서 한문의 달인이 되었고, 그를 따라서 성경해석의 전문가가 되었고, 그를 따라서 인체구조학을 연구하게 되었다.
정명석 목사님이 “눈이 있듯이 뇌도 눈이 있다. 생각의 눈이다”라고 말씀했다. 이 말씀은 이론적이지 않고, 실체다. 성리학은 이론적이다. 반면, 정명석 목사님의 말씀은 이치를 통해서 실체로 이뤄지고, 현실로 확인된다. 우리는 뇌를 ‘머리’로 인식하는 오류를 범한다. 뇌는 머리와 전혀 다르다. 뇌는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로 구성된다. 즉, 뇌는 신경의 총합이라고 할 수 있다. 몸은 신경을 제외한 겉 껍질로서, 피부층과 근육을 말한다.
몸이 움직이는 것 같아도, 근육이 뼈를 작동하는 것 같아도, 근육과 뼈와 관절이 결합해도, 그것을 움직이는 실체는 신경이다. 이러한 신경을 일컬어 ‘운동신경’이라고 하고, 말초신경으로서 원심성 신경세포들이다. 중추신경계를 통해서 길게 라인이 깔려서 모든 근육을 통제하고, 지배한다. 말초신경은 뇌의 손과 발이다. 결국, 뇌가 움직이지 못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고, 몸이 없으면 뇌는 못 움직인다는 생각도 틀렸다. 뇌는 뇌의 세계에서 이미 움직이고 활동한다. 뇌가 말초신경으로 움직이므로, 그 움직임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눈은 눈알로서, 손은 손으로서, 발은 발로서, 소장은 소장으로, 대장은 대장으로서, 심장은 심장으로서 움직이며 그 움직임은 모두 다르다. 눈은 미세하고 정교하고 원운동인 반면, 심장은 강하고 꾸준하고 강하고 한방향이다. 운동의 성격은 모두 다르다. 손은 정교하고 감각이 풍부한 반면, 발은 강하고 둔하고, 균형감각이 풍부하다. 모든 근육의 움직임이 서로 다르듯, 뇌의 움직임도 그 세계에서 하는 것이다. 그 어떤 근육도 자신의 위치를 이탈하지 않는다. 뇌도 뇌의 위치를 이탈하지 않고 정보를 전달해서 그 역할을 수행한다. 그것이 신경의 긴 라인을 통해서 정보를 전달하고, 정보를 전달받는 것이다. 신경세포들은 각각 신경전달물질을 통해서 정보를 소통한다.
사람은 손과 발이 있다. 그처럼 뇌도 손과 발이 각각 존재한다. 뇌의 손과 발이 곧 말초신경이다. 뇌의 손은 뇌신경 말초신경이고, 뇌의 발은 중추신경 말초신경이다. 머릿속에는 뇌와 뇌줄기가 있고, 목에서 요추까지 척수가 있는데, 그 척수도 ‘뇌의 연결선’이다. 뇌와 뇌척수는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척수는 곧 뇌가 길게 머리를 늘어뜨린 것과 같다. 뇌가 머리에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뇌는 머리와 등까지 내려와 있다. 척수에서 뻗은 것이 곧 뇌의 발과 같다. 뇌신경(뇌의 말초신경)은 12쌍, 중추신경의 말초신경은 31쌍, 모든 말초신경은 43쌍이다.
손은 잡는 일을 하고, 발은 이동하는 일을 한다. 손은 작은 일, 발은 강한 일을 한다. 뇌신경은 뇌와 직접 연결된 일들을 하고, 중추신경계의 말초신경은 온 몸의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을 담당한다. 교감신경도 중추신경계의 말초신경으로 연결되어 있다. 뇌신경 12쌍은 우리가 거울을 보면 자주 신경쓰는 곳, 이목구비와 목주변을 통제하는 신경들이 깔려있고, 뇌신경 10번은 미주신경으로 몸속에 있는 장기들의 부교감신경이 깔려있다. 내장의 부교감신경은 내장이 활동하도록 촉진하는 역할이다. 뇌가 가장 신경써야할 것은 혈관을 통해 이동되는 혈당(포도당)이다. 그래서 뇌신경 10번의 미주신경은 내장의 활동을 담당하며, 이 신경라인을 ‘생명신경’이라고 한다.
생각의 눈은 어디에 있을까? 눈이 있다면 뇌속에도 눈이 있다는 정명석 목사님의 말씀을 따라, 눈과 연결된 곳이 바로 뇌속의 눈이다. 보통 대뇌의 피질이 생각을 담당하는데, 운동신경은 중심앞이랑, 감각신경은 중심뒤이랑에서 담당한다. 그래서 대뇌가 생각의 눈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시상(視床)’이다. 시상과 시상하부는 곧 ‘사이뇌’(間腦)라고 한다. 대뇌와 소뇌의 가운데 있어서 붙여진 이름인데, 뇌의 가장 중앙에 위치한다. 즉, 뇌의 눈이다. 시상하부(視床下部)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눈은 앞을 보고, 시상하부는 밑의 환경을 본다. 뇌의 입장에서 내부장기가 있는 곳이 앞이다. 시상하부가 곧 눈의 앞 부분이다. 눈이 2개이듯, 시상도 좌우 2개가 있고, 눈물샘이 있듯, 시상하부에 연결된 뇌하수체가 있다. 눈에서 눈물이 흐르듯, 시상에서는 호르몬이 흘러서 뇌하수체에 저장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고, 남에게 맡기지 않는다. 대뇌의 피질은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으로서 외부와 직접 연결되는 곳이다. 뇌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장기관이며, 뇌가 살아갈 환경이다. 외부환경은 몸이 살아갈 환경이고, 내부환경은 뇌가 살아갈 환경이다. 내부환경은 ‘항상성의 원리’로 작동하는데, 혈당과 체온이 가장 중요하다. 혈당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것은 뇌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이들은 자율신경계의 지배를 받는데, 시상에서 다스린다.
눈이 하는 일은 보는 것이다. 시상하부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을 통제한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을 통해서 내부환경을 통제한다. 두 신경을 통해서 내부환경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뇌는 사이뇌를 통해서 내부를 보는 것이다. 사이뇌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길항작용으로 항상성을 유지하고, 호르몬을 분비함으로 ‘내부환경’을 다스린다. 시상하부에서 연결된 뇌하수체(腦下垂體)는 뇌밑으로 길게 늘어진 작은 봉지인데, 그곳에는 호르몬을 직접 만들거나, 시상하부에서 만든 호르몬을 담아둔다. 뇌하수체 전엽은 호르몬을 직접 만들고, 뇌하수체 후엽은 시상하부가 만든 호르몬을 담아둔다. ‘시상하부’(사이뇌)는 호르몬을 적절히 분비함으로 몸의 내부환경을 다스린다.
2개의 시상하부는 마치 눈이 보듯, ‘신경’과 ‘호르몬’이라는 2가지 방법으로 내부환경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면서, 뇌가 살기에 가장 적합한 내부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매분, 매초 신경쓰면서 살아간다. 눈이 빛을 감지한다면, 눈의 시신경이 연결된 시상은 더 큰 범주로서 사건을 볼 수 있다. 이것이 곧 생각의 눈이며, 생각의 눈을 통해서 정보가 전달되면, 역시 대뇌피질에서 연산작용을 한다. 생각의 눈을 발달시키는 것은 눈으로 보는 것과 전혀 다른,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으로 신앙과 연결된다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