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의학칼럼 / 장창훈]=나는 손가락에 통증이 있다. 특히 새끼 손가락에 통증이 심하다. 옛날에는 정말로 극심했는데, 요즘은 체형관리를 해서 다소 덜하다. 그래도 통증이 남아있다. 통증이 있는 근본 이유는 자주 사용해서다. 사용하지 않는다면 통증도 없고, 무감각이다. 사용하다보니, 그곳에 무리가 생기면서 고장이 나는 것이다. 그와 같이 요통은 직립보행을 하는 척추동물의 숙명이다.
척추는 S로 되어있다. 흉추 12개는 가슴처럼 뒤로 불룩하고, 요추 5개는 안쪽으로 쑥 들어가 있다. 요추는 상당히 크다. 몸무게를 지탱해야하므로, 흉추보다 크다. 게다가 미추와 천추를 통해서 골반과 연결된다. 몸무게를 버티는 힘은 중력이다. 직립보행은 요추에 엄청난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앉아있을 때 요추는 상체의 무게를 지탱해야한다. 잠을 잘 때는 요추의 부담이 없다. 그래서 잠을 잘 때 허리통증이 없다.
부부싸움은 결혼한 사람의 숙명이고, 자녀의 성적은 자식을 가진 부부의 공통과제이고, 직장 스트레스는 직장인의 운명이다. 중력은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현대인의 절대법칙이다. 그와 같이,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은 척추의 부담과 요통을 감수해야한다. 직립보행을 하지 않으면 요통도 없고, 척추의 문제도 없다. 직립보행은 필수이니, 척추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인 것이다.
수도꼭지를 틀어놓으면, 물이 줄줄줄 샌다. 문을 열어놓으면 도둑놈이 들어와서 물건을 훔쳐간다. 만나자고 하는 모든 사람을 만나면 시간은 낭비되고, 결국 자신을 위해 쓸 시간이 모자른다. 모든 것은 뉴턴법칙에 따라 작용반작용으로 발생한다. 내가 움직이면, 그 움직임으로 반작용이 일어난다. 척추도 그렇고, 근육도 동일하다. 우리가 만약 척추를 무방비 상태로 두면, 척추는 그렇게 망가지고, 무질서로 방치하면 그렇게 흘러간다. 쇼파가 편해서 계속 쇼파생활을 하면 척추가 이상케 변형된다. 폭이 좁은 구두를 신으면 갈 곳 없는 발가락에 무지외반증이 생기고, 족저근막염이 발생한다. 어쩔 수가 없다. 모두 환경에 대한 반작용으로 발생하는 병증이다.
애완견이 너무 사랑스러워 개신발을 신기고, 개옷을 입히고, 개침대에서 생활하게 하고, 개를 보듬고 키웠다고 하자. 과연 개천국일까? 과연 개가 사람이 될까? 개에게 신발을 신기면 개의 발은 갈수록 퇴화한다. 어쩔 수가 없다. 개에게 옷을 입히면 사람이 보기에 좋을 뿐, 개는 싫다. 어쩔 수가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혀에 좋다고 먹은 사탕이 당뇨병에 걸리게 하고, 눈에 좋다고 본 자극적 영상이 뇌를 병들게 하고, 귀에 좋다고 들은 아부와 밀어가 독이 된다.
우리는 이것을 기억해야한다. 지금 내게 있는 모든 것은 내가 행한 과거의 결과하는 것. 요통은 직립보행의 결과이듯이, 지금 내게 일어난 모든 일은 나의 행함이 만든 결과이다. 이것을 인정하면, 내게 있는 문제를 또한 내가 해결할 수 있다. 모든 문제는 내게 있고, 모든 답도 내게 있는 것이다. 자물쇠도 내게 있고, 열쇠도 내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