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영화후기]=공산주의 사상이 농후한 종교가 어떻게 퇴색하고 변질되는지, 그러한 종교를 통해서 하나님은 어떻게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지, 깊은 울림을 주는 영화가 말콤X다. 무슬림(이슬람)과 흑인의 자유투쟁을 다룬 영화이며, 실화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상과 연결되는데, 특별한 것은 정통 무슬림의 사상을 실현하다가 과잉 충성자에게 무참히 살해당하는 내용인데, 섬뜻하다.
종교(宗敎)의 핵심이 무엇일까? 무엇인가? 이 물음에 ▲교세 ▲진리 ▲헌신 ▲제도 ▲봉사 ▲예배 ▲교제 ▲복지 ▲나눔 등등 많은 주장이 가능하다. 핵심은 위에 열거한 것이 아니다. 종교(宗敎)는 ‘믿는 신의 역사’다. 미신을 비롯해서 모든 종교는 믿는 경배의 신이 존재하며, 그 신이 함께 하느냐, 하지 않느냐로 종교의 정체성이 좌우된다. 유대교와 천주교가 극명하게 대립하는 부분이 여기에 있다. 유대교는 천주교에 하나님이 함께 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역사는 증명하길, 예수님을 통해서 새로운 역사가 펼쳐졌다.
성경의 완벽한 해석으로 무슬림을 새롭게 재결합시킨 미국의 회교도가 흑인들의 자유를 부르짖으면서 교세가 급속히 확산된 때가 있었다. 그 중심에 말콤X가 있었는데, 그의 배경이 독특하고 특별하다. 지금의 미국도 여전히 인종차별이 있으나, 과거에는 흑인과 백인은 골품제처럼 극명하게 차별을 이뤘다. 그래서 흑인은 백인의 유행을 즐기면서, 마약과 백인여자와 술에 빠져서 살아간다. 말콤X도 백인이 쳐놓은 ‘덫’에 빠져서 청춘을 허비하다가 감옥에 가서 우연히 ‘예수는 유색인종이다’는 교리를 가진 회교도를 만나면서, 완벽한 회교도, 실천적 회교도, 도덕적 회교도로 거듭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간다. 그리고 출옥후 회교도의 행동대장으로 선교활동을 시작한다.
말콤X가 미국 회교도(이슬람 국가운동)에서 2인자로 활동하면서 신도수는 급진적으로 확장되었고,이 기간이 마틴 루터킹이 활동하는 시기와 비슷하다. 말콤X는 엘리야 무하마드 선지자(이슬람)가 가장 총애하는 인물이었으나, 교단 내에 질시하는 과잉 충성파들로 인해서 점점점 배제당하다가, 앞에서 하는 말과 뒤에서 하는 말이 다른 엘리야 무하마드의 실체를 알게 된 말콤X는 극심한 좌절을 겪게 된다. 엘리야 무하마드는 스스로를 마지막 사도로 칭하면서 더 이상 사도는 없으니, 오직 자신의 말만 따라야한다는 교리로서 조직을 통제했다. 그러나, 여자관계가 복잡하다는 유언비어가 사실임을 확인한 말콤X는 엘리야 무하마드의 이중성에 의문을 갖고, 결국 결별을 선언한다.
엘리야 무하마드가 없었다면 말콤X도 없었다. 그러나, 말콤X와 엘리야 무하마드가 다른 것은 근본으로 돌아가는 실천력에 있다. 말콤X는 자신의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서 목숨을 아끼지 않고 39세의 청춘을 불태우다가 암살을 당했다. 그래서 흑인들은 오바마와 말콤X를 같은 정신의 지도자로 추앙하면서 존경의 멘토로 삼는다. 어떤 곳이든 과잉 충성이 문제다. 종교적 열심에는 구원이 없다. 반면, 신앙적 열심에는 구원이 있다. 종교적 열심은 교회나 교주에게 충성하는 것이고, 신앙적 열심에는 가르침과 믿는 신에 충성하는 것이다.
사도바울을 보면, 종교적 열심을 냈던 때는 신흥종교 신도들을 죽이면서 신념을 실현했다. 반면, 다멕섹 도상에서 “주는 누구십니까? / 나는 네가 핍박하는 예수다”는 사건으로 부활의 주님을 만난 이후에 완벽히 다른 사람으로 변화되었고, 종교적 충성파가 아닌 말씀을 따라 살아가면서, 유대교의 과잉 충성파의 살해위협에도 ‘끝없는 사랑’을 실천하면서 평생을 살아갔다. 신념을 실제로 살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그 신념을 실천할 때 믿는 신이 함께 한다. 제도의 충성과 전혀 다른 것이다. 제도에 충성하는 것은 조직에 불과하고, 하나님을 믿는 신앙은 과잉충성과 전혀 다른 것이다. 말콤X 영화를 통해 신앙의 본질을 새롭게 투영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