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월 21일 마태복음 21장을 읽는다. 꼭 촛불집회를 연상케 한다. 전봉준이 일으킨 동학혁명같다. 촛불집회처럼 무서운 평화시위였으나, 예수님은 정권탈환의 목적이 없었다. 제자들은 나귀새끼와 호산나를 통해 ‘권력의 교만’에 빠졌을 것이다.
나는 철저한 보수주의자로서, 진보주의를 적극 옹호한다. 신문은 조선일보를 보고, 한겨레로 보충한다. 뿌리는 보수(保守), 줄기는 진보적(進步的) 사상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예수님은 얼핏 보기엔 급진적 진보사상을 가진 것 같지만, 철저한 보수주의다. 율법을 지키고, 성전을 청소하고, 로마제국의 존재를 인정하고……
적폐청산(積幣淸算)을 하려면, 예수님처럼 해야한다. 성전청소 사건과 세족식 사건은 맥락이 흡사하다. 남북평화를 하듯, 남남평화도 해야한다. 남한에 있는 이념적 북한과 왜 서로 세족식하지 못할까? 적폐청산은 ‘내부청소’를 말한다. 정적(政敵)을 죽이는 것은 적폐를 키우는 마녀사냥에 불과하고, 진정한 적폐청산은 ‘적폐의 뿌리’를 끊어내는 것이다. 그런 지도자가 언제나 나타나려나? 정권이 수십번 뒤집어져도 거기서 거기다. 오로지, 자기를 뒤집는 모르드개같은, 에스더같은, ‘행동하는 양심’을 소유한 지도자가 이 시대에 필요할 뿐이다.
촛불로 불태울 첫 번째 적폐는 ‘자기 자신’이 되어야한다. 목숨을 걸고 ‘죽으면 죽으리라’ 작정한 에스더, 왕후 자리를 걸고서 ‘잘리면 잘리리라’ 결단하고 행했던 것이다. 모르드개와 에스더는 촛불혁명처럼 하만을 몰아내고 정권을 차지했으나, ‘재산’을 취하지 않는 거룩한 전쟁을 했다. 권력에 취(醉)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권력에 취(醉)하면, 모르드개도 교만한 하만이 될 수 있다. 예외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