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볶음밥을 좋아한다. 김밥처럼 서로 어울리는 모습이 좋아서 좋아한다. 섞임은 곧 어울림이다. 교회에서 어떤 성도분이 챙겨주신 멸치볶음에 점심을 먹었다. 8`~9가지 재료로 구성된 멸치볶음은 약재같다. 기도하는 내도록 멸치볶음 맛이 생각났다. 멸치가 생각나니, 그 성도분의 사연을 반찬삼아 하나님께 기도하게 된다. 사람의 일은 이런 것 같다. 때론 멸치볶음이 복음이 될 수도 있다.
한중무역박람회에 며칠동안 취재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어떤 여인이 마지막날 내 손을 붙잡더니, “기자님, 그냥 가면 안돼요. 이것, 가져가서 몸보신해요”라면서, 진안 생칡즙을 챙겨줬다. 그 모습속에 내 어머니가 겹쳐 보여서, 집에 가는 길이 고향같았다. 그 칡집 여인은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잊지 못한다. 기사의 공식적 인터뷰를 한 사람은 공식적 업무가 끝나면 인연이 단절되고, 마음으로 만나는 사람은 자주 연락을 한다.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다.
오늘도 월화 드라마가 10시에 할 것이다. 오늘도 신문은 가판대에 놓여 있었다. 오늘도 나는 요한복음 4장을 펼쳤다. 3월 4일이므로, 사마리아 여인이 등장했다. “앗싸, 요한복음 4장은 사마리아 여인”으로 암기했다. 작은 일치에서 행복이 밀려온다. 마태복음 4장은 사탄과 전쟁, 요한복음 4장은 사마리아 여인과 만남이다. 커피 한잔 마시듯, 오늘도 흘러가리라. 몇 개의 글, 몇 권의 책, 그리고 멸치볶음의 사연이 내게 남을 것이다. 생칡즙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