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병이어를 좋아한다. 떡 5개, 물고기 2마리, 어떤 도시락일까? 요즘으로 말하면 김밥 2줄 정도다. 절편이 잘 나와서 인절미 8개 정도가 2천원 가량 한다. 오병이어는 거의 그 정도다. 오병이어는 개수로 하면 7개다. 5천명과 대비된다. 여자와 아이가 2천명 정도로 추측하면, 7명과 7천명이다.
내가 떠난 옛날 교회는 1999년~2019년까지 20년동안 매년 수료식을 했다. 예배때마다 ‘전도올림픽’을 했고, 연말에는 ‘전도시상식’도 화려하게 했다. 노방전도와 인맥전도와 문화선교를 조직적으로 했다. 숫자만 하더라도 매년 1만명이 넘게 증가했다. 숫자로 환산하면, 20만명이 넘어야한다. 그런데, 여전히 3만~5만명이다. 지금도 그곳은 옛날처럼 “신입생이 넘친다”고 말한다. 20년동안 그랬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다. ‘밑’이 어디서 깨진 것일까?
주님(예수님)은 5천명을 50명씩 나누고, 소그룹으로 해체한 후에 완전히 흩어버렸다. 그리고, 주님은 제자들도 흩어버리고, 혼자서 산에 가서 하나님을 만났다. “뭉쳐서 무리지어” 전도하는 ‘전도대회’가 얼마나 어리석은 허수(虛數)인지 알아야한다. 베드로가 3천명을 전도했다고 기록됐지만, 기록일 뿐이다.
나를 거쳐간 교역자는 ▲순천제일교회(1명) ▲종로교회(4명) ▲주마음교회(4명) ▲S교회(2명=공동사역) 등등 총 11명이었다. 그 중에 1명도 기억나지 않는다. 아이러니다. 내 마음에 중심을 차지했던 ‘월명동 그 사람’은 예수님께 밀려났다. 아무리 따져봐도, 예수님이 100배 낫다. 예수님은 성지사역도 시키지 않고, 구원을 명분삼아 겁박하지도 않는다. 특히, 예수님은 내가 내 정신으로 살도록 자유를 허락하신다. 그것이 좋다. 어떤 교역자는 2년 넘게 단 한번도 진심으로 만난 적이 없었다. 내 잘못일까?
대체로 그들은 전도숫자에 혈안이 되었고, 신입생 숫자 채우기에 보험회사 직원들처럼 부담감이 많았다. 3년이 지나면, 서류상으로 매년 전도숫자는 늘었는데, 결과적으로 교회는 숫자가 줄었다. 20년동안 똑같은 반복이다. 그런데, 지도부는 건재하다. 신비한 단체다.
나는 오병이어가 좋다. 겨자씨처럼 작지만, 그것이 힘을 준다. 까마귀가 주는 떡과 고기로 풍요로운 식사를 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사르밧 과부의 마지막 떡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도 있다. 숫자는 사람이 아니다. 5천명이 바벨탑처럼 모였다면, 흩어야한다. 작게, 작게, 나누어서 홀로 하나님을 만나게 해야한다. 그리고, 사랑과 나눔의 공동체를 만들어줘야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공동체는 바벨탑이 아니고, 7~12명의 소그룹 공동체이다. 예수님은 그 조직을 우리에게 선물하셨고, 그렇게 살라고 오늘도 말씀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