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葛藤)은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칡과 왼쪽으로 올라가는 등나무가 서로 엉킨 상태다. ‘적과의 동침’이 곧 갈등관계다. “저 인간을 만나서 내 인생 망쳤어”라고 말할 그 존재, 둘의 관계가 곧 갈등관계다. 갈등은 서로 엉킴에서 발생하므로, ‘동업’(同業)을 전제한다. 뭔가 함께 할 때, 즉 ‘협력’(協力)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을 갈등이라고 한다.
A와 B는 동업했다. 둘은 모두 남자다. 의리로 똘똘 뭉친 그들은 6년 넘게 불철주야 사업을 밀어부쳤다. A는 내부 살림을 맡았고, B는 외부영업을 추진했다. 급성장했다. 그리고, 최근 둘은 갈등에 봉착했다. 사업의 동업이나, 결혼의 동반관계가 거의 비슷하다. 결혼은 사랑의 동업관계다. 내부살림을 한 A는 아내를 상징하고, 외부 영업을 한 B는 남편을 상징한다.
A는 최근 위궤양이 걸리면서 회사걱정이 태산이다. A는 B를 믿고 맡길 수 없는 동업자로 생각한다. 내부 살림을 전혀 모르고, 경영 관리를 몰라서 그렇다. B는 정반대로 생각한다. “A가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동업자를 믿지 않는다”고 B는 생각한다. 둘의 갈등은 어떻게 풀어야할까?
A와 B가 심하게 다툴 때, 그들은 적대관계로 돌아서게 된다. 처음에는 작은 점에서 싸우지만, 적대관계가 되면 각자 핵무기를 준비하고, 상대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진보와 보수가 서로를 공격하는 것과 흡사하다. 둘은 영원한 평행선이다. 이럴 때, 중재자 C가 필요한 것이다.
C는 법원처럼 판결을 할 수도 있고, 중재자로서 서로의 앙금을 풀어주는 연결자가 될 수도 있고, A와 B의 대화를 들어주면서, A가 A를 보게 하는 거울의 역할이 될 수도 있다. 거울의 역할로서 중재자 역할, 이것이 새로운 갈등의 조정자 이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