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말미에 베들레헴의 청년과 첩 사건이 나오고, 바로 룻기가 이어진다. 모두 빵집 베들레헴 이야기다. 사사기는 비극이다. 자기 소견대로 하다보니, 행음한 첩을 토막살인해서 이스라엘 민족 전체가 내전에 이르게 하고, 미가의 우상을 숭배하는 죄를 범함으로 단지파가 사라지게 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베들레헴 출신 남녀가 관련된다.
룻은 모압여인이다. 모압은 롯의 첫째 딸이 낳은 아들이다. 룻은 롯의 후손이다. 창세기에서 마음 아픈 사건이 소돔땅에 갔던 롯이다. 아브라함과 결별한 롯은 결국 사업과 가정이 파탄됐다. 그리고, 1천년이 지난 후에 롯의 후손인 룻이 등장하면서 아브라함과 롯이 그 후손으로 재회하는 사건이 등장한다. 사사기를 역행하는 아름다운 사연이 담겨있다.
룻의 아내는 소금기둥이 되었다. 소돔의 향락을 돌아보면서 죽음을 당한 것이다. 룻은 남편을 잃고,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야할 상황인데, 나오미가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하니, 충분히 모압의 청년과 결혼해서 살 수도 있는데, 시어머니의 민족을 택하기로 결단하였다. ‘하나님’을 배운 것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룻기 1:16)
사사기에 등장하는 베들레헴 출신 우상 제사장과 정반대로 룻은 이방민족을 버리고 하나님을 섬긴다. 하나님을 섬길 레위 청년은 미가의 우상을 섬기는데, 룻은 이방민족을 버리고 이스라엘 민족을 택한 것이다. 아브라함을 떠났던 롯이 다시 아브라함에게 1천년만에 재회되는 귀향의 걸음이다. 즉, 롯이 아브라함을 떠났다면 룻은 아브라함의 후손에게 돌아간다. 그리고, 사사기에 등장하는 나쁜 남편과 정반대로 보아스는 책임있는 남편으로서, 죽은 남편을 대신하는 ‘기업 무름’을 말해준다. 나쁜 남편은 자신이 살기 위해서 첩을 버렸다면, 보아스는 죽은 남편의 기업을 세우기 위해서 룻과 결혼한다.
룻과 보아스의 첫만남과 결혼은 요한복음 4장 사마리아 여인과 예수님의 만남으로 재현된다. 룻이 말하는 대사는 사마리아 여인의 대사와 거의 비슷하다.
룻 : 나는 이방 여인이거늘 당신이 어찌하여 내게 은혜를 베푸시며 나를 돌보시나이까
사마리아 여인 : 당신은 유대인으로서 어찌하여 사마리아 여자인 나에게 물을 달라 하나이까
보아스 : 네 남편이 죽은 후로 네가 시어머니에게 행한 모든 것이 내게 분명히 알려졌으니라.
예수님 : 너에게 남편 다섯이 있었고, 지금 있는 자도 네 남편이 아니니 네 말이 참되도다.
보아스는 룻을 책임진 좋은 남편이며, 예수님도 사마리아 여인의 구원을 책임진 좋은 남편이다. 사사기에 등장하는 베들레헴 출신 나쁜 우상숭배자는 룻을 통해서 회복되고, 첩을 버린 나쁜 남편은 룻을 책임지는 보아스를 통해 회복된다. 사망에 버려진 인류를 구원하고, 오직 하나님을 위해서 목숨까지 버린 예수님은 ‘룻과 보아스’의 완전한 사랑이다. 룻기는 곧 ‘사사기의 답안지’라고 할 것이다. 삼손이 딤나 여인이나 드릴라를 ‘룻’처럼 변화시켰더라면….. 기드온이 ‘룻’처럼 우상습관을 버리고, 철저히 하나님 신앙을 가졌더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