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야와 까마귀밥의 주무대는 4군데다. 1) 수도 사마리아 2) 그릿 시냇가 3) 시돈땅 사르밧 4) 갈멜산. 이 중에서 수도 사마리아의 배경을 사람들은 간과한다. 엘리야가 아합왕과 전면전을 펼친 것은 수도 사마리아이다. 마치, 예수님께서 수도 예루살렘에서 성전청소를 하고,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과 같고, 모르드개가 수산성 문앞에서 우상 하만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과 같다.
그릿 시냇가와 시돈땅 사르밧과 갈멜산은 명칭이 명확하게 나와있는데, 수도 사마리아는 나와있지 않다. 열왕기상 17장 3절에서 “너는 여기서 떠나 동쪽으로 가서 요단 앞 그릿 시냇가에 숨고”라고 했다. ‘여기서’가 수도 사마리아를 말한다. 아브라함은 갈대아 우르를 떠나서 가나안으로 옮겼다. 그처럼 엘리야는 수도 사마리아를 떠나서 요단강을 건너 동편 그릿 시냇가에 숨었다.
열왕기상 18장 1절에 “여호와의 말씀이 엘리야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너는 가서 아합에게 보이라 내가 비를 지면에 내리리라 엘리야가 아합에게 보이려고 가니 그 때에 사마리아에 기근이 심하였더라”라고 했다. 엘리야는 시돈땅에서 다시 수도 사마리아로 간 것이다.
30개론에는 “그릿 시냇가의 특성 : 그릿 시냇가는 바알신과 아세라신 같은 우상을 가장 잘 숭배하던 지역”라고 설명한다. 전혀 근거없는 주장이다. 바알신과 아세라신이 우글거리는 곳은 시돈왕국과 수도 사마리아이지, 그릿 시냇가는 아니다. 이방민족들에게 토속신이나 이방신이 있었겠지만, 바알신과 아세라신이 그릿 시냇가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억측이다.
30개론에서 바알신을 소개하길, “가나안 사람들이 가장 중요시 여긴 남성신, 도시의 신, 도심에다 바알신전을 만들며”라고 했다. 도심은 수도 사마리아를 말하고, 시돈왕국의 수도를 뜻한다. 농경사회이므로, 논농사가 발달한 ‘수도’를 중심으로 바알신의 숭배가 이뤄졌다. 그릿 시냇가는 계곡물이 흐르면서 사람이 살지 않는 변방인데, 농사의 풍요를 주관하는 바알신이 그곳에서 숭배를 받았다고 말하는 역사적 근거가 무엇인가? 바알신은 ‘도심’에서 사람들과 함께 숭배를 받는 권력의 신이다.
갈멜산 전투를 생각해보자. 제사는 2곳에서 지냈다. 하나는 바알 제사, 다른 하나는 엘리야의 제사다. 바알제사는 아침에 시작되었고, 그들은 신의 응답이 없자, 저녁까지 이어졌다. 저녁제사는 엘리야가 지냈다. 저녁이 되자, 엘리야가 하나님께 소를 잡았다. 그리고 불이 붙었다.
[열왕기상 18:29~30] 이같이 하여 정오가 지났고 그들이 미친 듯이 떠들어 저녁 소제 드릴 때까지 이르렀으나 아무 소리도 없고 응답하는 자나 돌아보는 자가 아무도 없더라 엘리야가 모든 백성을 향하여 이르되 내게로 가까이 오라 백성이 다 그에게 가까이 가매 그가 무너진 여호와의 제단을 수축하되
원점으로 돌아가보자. 바알 선지자들은 기우제 제사를 분명히 지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엘리야도 제사를 지내지 않았을까? 엘리야는 그릿 시냇가에서 상번제를 지냈다. 상번제는 아침과 저녁 2번 드린다. 바알의 제사는 새벽에 1번 드린다. 제사의 성격이 전혀 다르다. 그릿 시냇가는 지형학적으로 보더라도 산속 계곡으로 이어지므로, 농사와 거리가 멀어서 바알신이 숭배받는 곳이 아니다. 농사를 많이 짓고, 풍요로운 도심에서 바알신이 대접을 받았지, 그릿 시냇가에서는 바알신도 푸대접을 받는다. 그런 곳에서 엘리야는 백성들을 상대로 하나님의 신앙을 강론했고, 선지자를 알아본 백성들이 날마다 떡과 고기를 가져왔던 것이다. 오병이어처럼 가져온 떡과 고기를 가지고, 엘리야는 눈물과 슬픔으로 하나님께 제단을 쌓았다. 까마귀들처럼 보인 이방의 백성이 오히려 하나님의 선지자를 알아보고,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 왕궁은 하나님과 선지자를 배척했다.
[열왕기상 17:5] 그가 여호와의 말씀과 같이 하여 곧 가서 요단 앞 그릿 시냇가에 머물매 까마귀들이 아침에도 떡과 고기를, 저녁에도 떡과 고기를 가져왔고
[열왕기상 17:9] 너는 일어나 시돈에 속한 사르밧으로 가서 거기 머물라 내가 그 곳 과부에게 명령하여 네게 음식을 주게 하였느니라
두 사건을 비교하면, 까마귀들이 엘리야에게 떡과 고기를 가져왔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사르밧 과부의 떡을 엘리야가 훔쳐먹은 것이 아니다. 엘리야가 사르밧 과부에게 떡을 가져오라고 했더니, 사르밧 과부가 가져왔다. 그처럼, 까마귀들이 엘리야에게 떡과 고기를 가져온 것이다. 중국집에서 “자장면”을 주문하니, 자장면이 손님앞에 오듯이, 까마귀들이 떡과 고기를 엘리야앞에 정확히 가져온 것이다. 까마귀들은 회심한 이방민족 백성들이다.
[열왕기상 18:36] 저녁 소제 드릴 때에 이르러 선지자 엘리야가 나아가서 말하되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께서 이스라엘 중에서 하나님이신 것과 내가 주의 종인 것과 내가 주의 말씀대로 이 모든 일을 행하는 것을 오늘 알게 하옵소서
엘리야가 드린 ‘저녁 소제’가 바로 까마귀들이 가져온 떡과 고기를 가지고 드렸던 상번제에 해당한다. 엘리야는 그릿 시냇가에서 힘겨운 중에도 날마다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다. 그리고 3년후에 갈멜산 영적 전쟁에서 승리했다. 엘리야가 까마귀들의 떡과 고기를 먹으면서 하나님께 드린 거룩한 상번제의 제단을 어리석은 성경해석으로 폄훼해서는 안된다. “그릿 시냇가는 바알신이 가장 잘 숭배하던 지역”이라는 거짓 주장으로 그릿 시냇가에 행한 엘리야의 지역사회 마을선교 활동을 업신여기면 안된다. 엘리야는 3년동안 날마다 쉬지 않고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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