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떳떳했는가? 나는 나에게 오늘 무엇을 유산으로 남겼는가? 열혈사제가 36회(18회)를 마쳤다. 30분씩 1회로 설정해서, 36회라서, 실제로 18회가 방영되었다. 시청률 20%를 육박하는 인기 드라마다. 이 드라마에는 다양한 인간들이 등장하는데, 악인으로 황철범과 이중권이 있다. 황철범은 깡패두목이고, 이중권은 살인병기다. 검찰내부에서는 강석태 부장검사가 악인이다. 그리고, 남석구 경찰서장과 정동자 구청장도 악인이다. 반면, 박경선 검사는 뒤늦게 참회한 ‘탕자’ 역할이다. 구대영 형사도 참회를 통해 돌아온 탕자 역할을 맡았다. 기용문은 ‘사이비 교주’의 깨달음을 설파하는데, 종교적 사기꾼을 말한다.
금고를 털기로 작정했을 때, 그 계획을 미리 알았던 강석태 부장검사가 이중권의 팀을 데리고 그곳에 갔는데, 강석태는 자신이 이중권을 좌지우지한다고 믿었으나, 실제는 이중권이 강석태를 좌지우지하면서, 결정적 순간에 뒤통수를 친다. 악인의 대표적 행위다. 결국, 모두 대형금고안에 갇혔고, 이중권은 1500억원을 가지고 유유히 달아난다. 이제 금고는 산소결핍으로 모두 죽어야할 운명이다. 이때, 각양각색 반응이 보인다. 이러한 반응은 ‘타이타닉 호’가 침몰하면서 다양한 계층들이 죽음을 받아드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인생은 결국 감옥속이다. 아무리, 돌아다녀도 결국 침대위에 눕는다. 인생의 종국에는 작은 관에 들어가야한다.
금고의 산소가 결핍되듯, 인생의 시간은 점점점 줄어들게 된다. 그때 우리는 죽음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김해일 신부는 약간 코믹하지만, 진지하게, 기도를 하자고 제안한다. 절박한 목소리로 하나님께 간구한 것이다. “선인과 악인이 모두 같은 공간에 있음으로 하나님의 구원이 임하길 바란다”고 간구하자, 갑자기 벽이 뚫리면서 금고 털이범이 출현하는데, 주님은 도둑처럼 출현한다더니, 드라마의 극적 장면은 성경의 다양한 사건을 적절하게 묘사하고 있다. 모두 죽음에서 살아났으니, 그것이 부활이다. 그런데, 부활후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악인은 악인으로 부활하고, 선인은 선인을 부활한다. 죽음이 악인을 선인으로 바꾸지는 않았다.
# 다른 장면 – 정동자 구청장 사건
정동자 구청장은 외아들이 있어서 협박을 받고, 자신이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가려고 했다. 그때, 연기파 신부 한성규가 변호사로 위장해서 설득작전에 나섰다. “아들에게 남겨줄 유산이 부끄럼밖에 없습니까”라고 직격탄을 날리자, 정동자 구청장은 발끈한다. 왜냐면, 자신을 부끄러운 구청장으로 매도해서 그렇다. 그러나, 한성규 신부는 “아들의 부끄러움입니다. 아드님이 어머니를 떳떳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진실을 말하고, 책임있게 사시길 바란다”고 말하자, 극적인 참회가 일어난다. 구청장이 만약 거짓으로 책임을 진다면, 아들은 평생 자신의 어머니를 변명하면서 살아야한다. 진실을 외면하는 것은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 드라마는 본래 종결되어야하는데, 2회분을 남겨두고 모든 사건이 종결됐다. 그리고, 잡혔던 범인 4명이 탈출하면서 다음주를 예고했다. 한성규 신부가 김해일 신부가 보는 앞에서 처참하게 짓밟히는 모습이 마지막 장면이다. 마치, 이영준 신부처럼 한성규 신부가 당했다. 복선같다. 이중권이 드라마의 주변에 속하는 인물같지만, 금고털이에서 이중권이 모든 것을 차지하듯이, 이 드라마의 가장 무서운 악인은 이중권일 수도 있다. 이중권이 사실 김해일의 반대편이다. 마지막 2회는 이중권의 가면이 벗겨지면서, 대단원을 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