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를 찾았다. 故정주영 회장이 설립해, 한국의 교육을 새롭게 펼친 ‘마을교육공동체’의 원형이 된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가 최근 내홍(內訌)을 겪고 있어서, 직접 현장탐방을 진행했다. 늦은 오후,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고난을 당한 자는 고난으로, 슬픔을 당한 자는 슬픔으로, 기쁨을 만난 자는 기쁨으로, 묵묵히 책임을 다하며 살아갈 일이다.
오늘은 정읍에서 어떤 분이 올라온다. 이 분은 서울에서 큰 기업을 운영하다가 시골로 귀농귀촌해서 성공한 사람이다. 귀농귀촌은 ‘낙향’과 같은데, 성공한 낙향이다. 마와 베리를 혼합해서 건강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데, ‘농산물 융합’을 일으켜서 유명 강사로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사람은 각자 분야에서 최선의 땀을 흘리면, 살아갈 길이 열리는 법이다.
몇 달의 홍역을 겪고, 몇 권의 책을 써내고, 이제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게 된다. 옛날과 다른 것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관찰하면서 그들에게 배우면서, 들으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내 모습을 보게 된다. 그 중에서 열정을 다해 주변과 화합하는 사람들이 좋다. 그리고, 나의 존재를 알아주는 사람들을 알아주면서 ‘남은 여생’을 보내기로 다짐하였다.
다시 광야길이다. “가까이 다가가서, 낮은 자세로, 숨을 멈추라”고 사진 교육을 했던 내가 이제 그 자세로 낮아진다. 한동안 글을 쓰면서 멀리 했던 사진기를 잡았다. 사진은 나를 설레게 한다. 찰칵 찰칵 찰칵 원음의 소리는 지금 지나가는 모든 현상을 내게 ‘장면’으로 기록케 한다. 기자는 현장에서 펜으로 사는 것이다.
좌절속에서 나는 책을 썼다. 눈물의 잉크는 지금도 마르지 않았고, 나의 순수한 책들은 수백권, 공저로 출간한 책들은 수천권, 모두 내가 살아낸 인생길이다. 지난 세월 돌아보며, 남은 인생, 청년처럼 푸르다. 설레인다. 또 새롭게 만날 사람들이여!! 또 만날 새로운 사람들이여!! 다시 새로워진, 새로워질 나의 나여!!
나는 지금 나에게로 가는 광야길이다.
새벽에, 새벽기도가 끝난 후에, 잠의 유혹이 밀려들면, 나는 밖으로 나간다. 물결치는 중랑천을 걸으면서, 어떤 떡집에서 2조각 쑥떡을 구입하고, 김밥 한줄을 사서 돌아오면, 나의 아침이 시작한다. 살아보니, 인생은 시냇물처럼 살아볼 가치가 충분하다. 오늘은 내일을 약속하는 시간의 여행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