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어제는 너무 추워 겨울옷을 입고, 나의 겨울을 견뎠다. 모든 꽃들이 화려하게 필 완벽한 봄이 오늘 찾아왔다. 빛은 정말 아름답고,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유대인들은 봄을 1월로 삼고서 ‘니산월’이라고 부르니, 과연 봄은 1년의 시작일 수 있겠다.
오늘은 새벽에 기도하면서, 부활하신 예수님의 고마움이 내게 밀려왔다. 내게 있는 상실의 겨울이 아직 겨울이지만, 내게 있는 많은 밤이 아직 밤이지만, 예수님이 살아계시고, 부활하신 ‘최초의 부활사건’이 뭉클했다. 성경을 읽어보면,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님이 부활한 것을 몰랐음에도, 무덤속으로, 시체를 찾으러, 로마병정이 득실거리는 현장을 공개적으로 돌아다녔다. 아, 얼마나 사랑했으면….. 막달라 마리아 복음서가 괜히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님의 시체 실종’을 전하자, 베드로와 사도 요한도 100m 달리기하듯 무덤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하고 제자들에게 알려주자, 그들은 그날 저녁에 모여서 기다렸다. 그날 저녁에 불참한 도마는 일주일 후에 예수님을 겨우 만났고, 그때 예수님의 손과 옆구리를 만져서 확인하고, 모든 의심과 불신을 종식했다. 부활하신 예수님으로 좋아했던 제자들이다. 돈, 명예, 권력, 땅, 집, 학벌, 공로 등으로 기뻐한 것이 아니다.
봄이 오니 그냥 좋듯, 예수님이 살아나셔서 그것이 그렇게 좋았던 것이다. 이들은 갈수록 가난해졌고, 갈수록 불안해졌고, 갈수록 위험에 빠졌고, 40년후에는 민족의 자랑인 성전까지 초토화되었고, 이스라엘 민족의 정체성까지 상실당하는 ‘출교’ 처분까지 내려졌고, 길고 긴 카타콤의 세월을 보내면서도, 기독교는 부활의 예수님을 품었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그 사실은 ‘빛의 태동’처럼 모두에게, 우리에게, 내게, 그대에게 행복을 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