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를 알게 되면 차를 만드는 그 과정의 행위를 마신다고 해요. 커피는 커피를 마시지만, 차는 만드는 과정속에서 향기를 음미하고, 그날 날씨와 기분에 따라서 차(茶)의 종류와 향기를 선택할 수가 있어요.” / Francoise, KIM
“립톤 홍차를 우러낼 때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를 몇 번 정도 하면 좋나요? 마지막에 쥐어짜야하는데 어떻게 짜야하나요?” / 교육생 질문
붉은 차(紅茶) 정도로 알고 지내던 홍차에 대해, 한국 쇼콜라티에 협회가 진행한 ‘홍차 세미나’에서 ‘홍차에 대한 깊은 지식’을 음미하였다. 차(車, car)가 다양하듯, 차(茶, tea)가 그렇게 다양함을 배웠고, 차(車)의 운전대가 동일하고 바퀴가 4개로 동일하듯, 모든 차(茶)의 나무가 하나라는 사실에 ‘차문화’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 충격을 느꼈다.
게다가, 홍차가 초콜릿과 어울어질 수 있다는 창조적 발상은 문화가 대세인 요즘, 한국 쇼콜라티에 1호로 알려진 김성미 대표의 폭넓은 식견(識見) 덕분이다. 김성미 대표는 EBS를 통해서 초콜릿 예술작품세계를 직업적으로 접목해낸 교육인이기도 하다.
홍차 세미나는 Francoise Ecole Tea Master 대표인 Francoise, KIM이 진행했다. KIM(김)이 말해주듯 교육강사는 한국인이다. 수십년동안 티(tea)와 함께 살아온 Francoise, KIM은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홍차의 오해를 맥을 짚으면서 바로 잡아줬다. 립톤, 아쌈, 홍차, 녹차 등등 평범하게 접하는 차(茶)를 조금만 깊게 이해하면, 차(茶)를 통한 새로운 문화가 열린다.
◆ 초콜릿과 홍차의 완벽한 만남
홍차 교육 세미나에 참석한 9명의 쇼콜라티에 전문인들은 한국의 ‘미래 초콜릿 직업세계’를 열어갈 선구자들이다. ‘선구자’라는 표현도 요즘은 늦은 감이 많다. 이미 초콜릿은 학생, 주부, 연인들에게 ‘사랑과 우정’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고, 초콜릿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문화’를 향유하는 교육체험 프로그램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한국 쇼콜라티에 협회가 그 저변에 감당한 역할이 컸다.
Francoise, KIM은 “커피와 차의 본질을 이해해야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2가지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커피는 음료로 구분되고, 차(TEA)는 식사로 분류된다. 커피를 식사와 함께 마시지는 않는다. 그러나 차(茶)는 일어나서, 잠을 잘 때까지 사람과 함께 옆에 존재하고, 식사뿐만 아니라 생활속에 늘 함께 한다. 차는 곧 모든 식사, 모든 음식, 모든 사람, 남녀노소 구분하지 않고 모든 나라에서 즐기는 모두의 차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두”(ALL)라는 말에 그녀는 아주 강하게 발음했다. 그처럼 ‘차’(茶)를 사랑하는 애정이 표현에서부터 풍겼다. 나는 개인적으로 꺄라멜 마끼아또를 좋아하고, 티(tea, 차)는 녹차를 1회용 종이컵에 자주 타서 마신다. 뜨거운 정수기물을 종이컵에 부어서, 적당히 녹차가 우러나면 4~5번 위아래로 흔들어서 빼내서 즐기곤 한다. Francoise, KIM이 ‘모두’에 방점을 찍듯, 녹차는 국민차(國民茶)임에 틀림없다. 어쩌면 글로벌 차(茶)라고 할 것이다.
Francoise, KIM의 설명에 따르면, 우렁차와 홍차와 녹차 등은 동일한 차나무에서 나오는 것이다. 차(茶)나무는 하나. 홍차나무에서 홍차를 따는 것이 아니고, 찻잎은 동일하고 단지 발효과정에 따라서 녹차와 홍차와 우렁차가 구분된다. 보통 ‘찐다’로 표현하는데, 중간정도 발효하면 우렁차가 되고, 완전히 발효하면 ‘홍차’가 된다. 발효하지 않은 것은 녹차(綠茶)로 분류된다. 마치 인삼과 홍삼처럼 그런 것 같다.
◆ 차(茶)의 행위를 마셔요.
Francoise, KIM은 “홍차문화는 귀족문화에서 시작했다”면서 “우리에게 정말 익숙한 립톤 홍차도 품질이 상당히 좋고, 차에 대한 상식을 제대로 이해하고 제대로 우러낸다면 차를 맛있게 음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는 습관, 절차, 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아무리 디지털이 발달해도 아날로그 방식은 없어지지 않잖아요. 커피 한잔 간편하게 마실 수도 있지만, 차(茶)를 알게 되면 차를 만드는 그 과정의 행위를 마실 수 있어요. 커피는 커피를 마시지만, 차는 만드는 과정속에서 향기를 음미하고, 그날 날씨와 기분에 따라서 차(茶)의 종류와 향기를 선택할 수가 있어요. 차(茶)는 나의 잔, 나의 차(茶), 나의 맛이라고 할 수 있어요. 각자 자신들의 입맛과 취향에 따라 아주 다양한 차의 향기가 발견되어요. 우러내는 시간에 따라, 브랜드에 따라, 차의 함량에 따라, 모두 달라져요. 그래도, 차를 간단히 설명해달라고 한다면, 2g(1숟갈)에 끓은 물 200g 찻잔에서 3분을 우러내라고 말하고 싶네요”
◆차(茶)의 샴페인, 다즐링을 아시나요?
나는 다즐링을 모른다. 단지 녹차를 알 뿐이다. Francoise, KIM이 다즐링에 대해서 설명할 때, 참말로 신선했다. 내 고향이 보성 녹차밭 옆인 고흥이지만, 나는 보성 녹차밭을 드라마 화면으로만 만났었다. 목화 따듯, 깻잎 따듯 찻잎을 따는 것으로 알고 있던 상식은 ‘틀렸음’을 교육으로 인지했다.
“찻잎은 시간이예요. 찻잎을 우러내는 것도 시간이 중요하고, 찻잎을 따는 것도 시간이 정말로 정말로 중요해요. 차나무에서 맨 처음 찻잎이 나올 때가 있어요. 그 예쁜 첫 찻잎을 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겠죠? 그 첫 찻잎을 따서 모은 것이 다즐링이라고 불러요. 차의 샴페인이라고 불리는데, 매우 고급차이고, 50g에 25만원정도 합니다. 진짜 다즐링은 첫 찻잎을 따서 만든 것입니다. 첫 찻잎을 따야할 시기를 놓쳤을 때, 2번째 따게 되는데 그 시기가 5단계로 구분됩니다”
차(茶)가 왜 비쌀까? 그것은 깻잎처럼, 콩잎처럼 어머니의 손길로 찻잎을 직접 따야하기 때문이다. 찻잎은 기계로 딸 수가 없다. 차나무마다 서로 다르게 첫 찻잎이 열리고, 찻잎의 종류를 각각 분류해서 가공해야하는데, 기계로 따게 되면 분류자체가 불가능해서 찻잎은 사람의 손으로 따게 된다. Francoise, KIM은 ‘사람의 손길’에 여러차례 강조점을 찍었다.
◆ 아리수를 냄비에 담고서 끓이세요!!!
Francoise, KIM은 “정수기 물로 차를 끓이면 안된다”고 말했다. 나는 녹차(綠茶)를 정수기물에 타서 마시는데, 대부분 한국인들의 차문화 접대는 ‘종이컵’속 정수기물이 대세인데, Francoise, KIM은 “아리수가 좋다. 미네랄이 풍부하기 때문에 차를 우러내는데는 최고다. 염소(cl)는 끓이면 모두 사라지고, 차의 향기를 제대로 내는데는 수돗물처럼 좋은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Francoise, KIM은 ‘수돗물’이라고 정확히 표현했다. ‘공기를 가장 많이 포함한 물’이라서 차(茶)을 우러내는 데는 ‘수돗물’이 사용되어야한다는 것. 물은 보통 100도까지 끓이는데, Francoise, KIM은 ‘500원짜리 동전크기의 수포’가 수면에 보일 때까지 끓이라고 조언한다.
갑자기 교육생중에서 질문이 나왔다.
“립톤 홍차를 우러낼 때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를 몇 번 정도 하면 좋나요? 마지막에 쥐어짜야하는데 어떻게 짜야하나요?”
그 질문은 모두의 공감을 받았다. 나도 간혹 스타벅스에서 ‘립톤 홍차’를 마실 때가 있는데, 3~5분 정도 기다렸다가 홍차 티백을 들었다가 놓았다가 스트로를 활용해서 홍차 국물을 짜서 진하게 마시곤 한다. Francoise, KIM의 설명은 단백했다. ‘NO’였다.
“들었다가 놨다가 그 질문 정말로 좋았어요. 맞아요.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렇게 하면 안돼요. 그냥 3분 정도 우러내면 돼요. 쥐어짜기도 안돼요. 그냥 3분 정도 우러내고 그대로 꺼내세요. 그리고 다시 한번 우러내고 싶다면, 1/2정도 물을 붓고 우러내시면 돼요. 차는 이렇든 저렇든 처음 우러낼 때가 가장 향기롭고 아름답지요”
실습이 압권이었다. 쇼콜라티에 전문인들 9명의 찻잔에 홍차를 붓는데, 물의 양을 정확히 끓인 다음에 9인분(9*2g=18g) 정도를 물속에 넣고서 3분을 기다렸다가 아주 빠르게 찻잔에 부었지만, 마지막 잔은 4분째 우러나서 ‘진한 맛’이 나온다고 Francoise, KIM이 설명했다. Francoise, KIM은 “2분 40초에 찻잔에 따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모래시계를 옆에 두고서 차(茶)를 끓이는 모습속에서, 그동안 종이컵에 녹차를 들었다가 놨다가 여러번 흔들어서 마셨던 녹차 매니아로서, 예술적 차(茶)를 즐겨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그윽한 홍차’를 음미하였다. (녹차는 끓은 물을 약간 식혀서 3분 정도 우러내면 향이 좋다고 한다)

김성미 대표
## 취재후기 ##
김성미 대표와 초콜릿 인연을 맺은 것은 ‘서울교육방송 대표기자단 1기 출범식’덕분이다. 대표기자단 1기 출범식에서 대표기자단들은 ‘초콜릿 예술세계’를 접하면서 ‘신데렐라 공주 신발’, ‘공주가 살고 있는 성곽’, ‘초콜릿 작품들’을 사진으로 보도한 바 있다.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 초콜릿 작품들은 ‘먹는 쵸콜릿’을 ‘보는 초콜릿’으로 문화가 변화했고, 까페가 곳곳에 생겨나고 있는 요즘 초콜릿은 ‘가족문화공동체’를 보다 끈끈하게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초콜릿은 ‘사랑’을 상징하듯, 가족이 모두 함께 초콜릿으로 작품을 만들면서 화목을 키워나갈 수 있다.
초콜릿과 홍차(紅茶)가 어우러진 오늘, 초콜릿 예술작품 체험교육 프로그램은 앞으로 홍차와 함께, ‘인스턴트’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여유로움과 향기로움’을 동시에 선물할 것 같다. 자유학기제가 중학교에 본격 시행한다. 한국 쇼콜라티에 협회가 ‘초콜릿과 홍차’를 통해서 직업체험 프로그램으로서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