告의 발음기호는 [口구]로서, ‘고’라고 읽는다. 옛날에는 분명히 ‘구’라고 읽었을 것이다. 한자는 발음기호를 자체 글자속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告의 발음기호는 [口]이다. 告의 뜻도 口와 직접 상관이 있다. 입의 역할을 ‘말하기’이다. 말은 입의 재주이고, 특기다.
말은 말인데, 무슨 말일까? 소(牛)가 그 비밀을 풀어준다. 똑같은 말인데, 소와 관련있는 말이 바로 告이다. 告를 ‘소의 말하기’, ‘소울음소리’ ‘움~~모’라고 해석하면 어떨까? 이런 해석은 말같지 않은 말일 것이고~~~. 소는 곧 제사를 지내는데 매우 특별한 동물이었다. 엄청난 사건이 아니라면 소를 잡는 일이 없다. 보통 양(羊), 돼지(豕), 개(犬)를 잡았고, 소는 특별한 날을 위해서 준비했다. 특별할 특(特)도 ‘牛’가 있다.
동물중에서 소(牛)는 아주 귀한 대접을 받았다. 크기가 크고, 생김새와 용도가 매우 특별해서 그랬던 것은 아닐까? 요즘은 한우(韓牛)외에는 소가 그다지 대접을 받지 못한다. 경운기가 등장하면서 소가 편한 생활을 하고 있어도, 사람의 생활속에 직접 연관은 없다.
영어로 ‘소송’은 suit라고 한다. 양복을 뜻하는 suit가 소송으로도 사용되니, 참 신기한 일이다. 소송은 곧 새로운 옷을 입는 것과 같다. 정말로 그런 것 같다. 옷은 신분을 의미하고, 새로운 사건으로서 신분을 갖게 된다. 원고(原告)는 소송을 제기한 사람이고, 피고(被告)는 고소를 당한 사람이다. 소송을 제기한 그 순간부터 사람은 누구나 ‘법’을 통해서 새로운 신분의 옷을 입게 된다. 싫든, 좋든 그것은 어쩔 수 없다. 개인적으로 나는 소송의 옷이 정말로 싫다. 때론 그 가격이 너무 비싸기도 하고, 간혹 바가지를 쓸 때가 있어서 그렇다.
한문으로도 피고(被告)는 가죽옷을 입게 된 사람을 뜻한다. 영어와 한자가 소송을 ‘옷’으로 비유해서 사용하고 있으니, 서양이든 동양이든 인류의 지적 문명은 동일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소송은 될 수 있는 한, 피하면서 살아야한다. 소송을 제기하는 그 순간 자신이 가는 길을 멈추고 소송에 휘말여야하기 때문이다. 돈이 엄청 많아서 개인 변호사를 데리고 있으면 모를까, 소송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소 = cow
말하다 = tell, speak, pray
제사 = sacrifice
제물 = offering
원고(原告) = complainant
피고(被告) = defendant, the accused
소송(訴訟) = su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