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썩의 뜻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덥석’의 잘못된 표현으로 나온다. 덥석은 “왈칵 달려들어 닁큼 물거나 움켜잡는 모양”이다. 기회포착에 딱 맞다. 인생은 분명 기회를 잡아야 성공한다. 그런데, 성경은 그 기회를 매우 조심하라고 경계한다. 교회 목사님도 “덥썩 물지말고 덥썩 취하지 말라”고 자주 당부하신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해병대 시절에 땅꾼으로 불렸다. 살모사와 각종 뱀들을 많이 잡았는데, 귀신잡는 해병이라기 보다는 ‘뱀잡는 해병’으로 불렸다. 뱀을 잡을 때는 정말로 조심해야한다. 꼬리도 안되고, 머리통도 안된다. 손으로 덥썩 잡다가는 바로 물린다. 잡으면 물리는 것이 뱀의 맹독이다. 뱀은 덥썩 잡을 수 없다. 뱀은 반드시 막대기로 눌러서 목덜미를 잡아야한다. 나는 잡자마자 머리통을 짓이겼다. 뱀에 물릴 뻔한 적도 있었으나, 하나님께서 보호하사 피할 길을 주셨고, 이후로는 뱀이 무섭다.
한번은 꿩을 잡아서 먹었는데, 농약을 묻힌 빨간 열매를 눈밭에 꽂아서 잡았다. 겨울에는 꿩들이 먹을 것이 없으니, 하루에 수십마리를 잡아서 꿩탕을 해서 포식했다. 꿩의 입장에서 보면, 눈밭에 아직 남아있는 빨간 열매가 있으니, “하나님이 주신 선물”로 여겼을 것이다. 그래서 덥썩 물었는데, 그것이 죽는 길이다. 하얀 눈밭의 빨간 열매가 꿩잡는 비결이다. 서검도 주민들이 부대에 민원을 넣기를 “서검도 꿩이 멸종위기에 처했으니, 제발 장해병의 꿩사냥을 멈춰주세요”라고 부탁했다. 그날이후 꿩 사냥을 멈췄다. 먹을 것이 눈앞에 있다고 해도, 덥썩 물면 절대로 안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시골에서 아버지는 쥐를 잡을 때 가장 맛있는 고구마를 올려놓았다. “아버지, 쥐가 저것을 물겠어요? 설마”라고 내가 여쭙자, 아버지는 빙긋 웃으셨다. 다음날, 쥐는 쥐덫에 붙잡혔다. 고구마를 물고서 달아나는 시간과 쥐덫이 닫히는 속도가 계산된 것이다. 쥐는 결코 쥐덫을 피할 수 없다. 아무리 빨라도 그것은 불가능하다. 쥐덫에 올려진 고구마는 먹으면 반드시 죽는다. 그처럼 하나님께서 “선악과를 먹으면 반드시 죽는다”고 한 것은 이미 아셨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기회의 세계다. 봄날 아지랑이처럼, 각종 기회의 사업들이 생겨난다. 가상화폐로 포장된 사업들이 한때 기승을 떨치더니, 새로운 사업들이 또한 출몰한다. 그러한 사업을 접할 때, 반드시 투자비용과 시간비용을 따져보고 결정해야한다. 또한, 책임성이 따르는지 알아봐야한다. 뱀의 제안을 받아드린 하와는 아담에게 권유했고, 아담이 동참했다. 솔깃한 제안은 반드시 본인이 직접 확인하고, 확실할 경우에만 지인에게 권유해야지, 확인되지 않은 것을 지인에게 소개하면 지인과 인간관계도 멀어질 수 있다. 극히 조심할 사안이다.
밥을 꼭꼭 씹어먹듯, 인내와 오래참음으로 인생을 깊게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