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람은 ‘아브’와 ‘람’이 합쳐졌고, 아브라함은 ‘아브’와 ‘라함’이 합쳐졌어요. ‘라함’은 열국을 뜻합니다.”
언젠가 교회에서 성경 강해설교를 들으면서, 상당히 충격받았던 설명이다. 그저 평범한 서술같지만, 나로서는 도무지 받아드리기 힘든 대목이었다. 나는 아브람은 아브라함으로 개명했는데, ‘아브라’와 ‘함’이 합쳐진 것으로 믿었다. 어떤 의심도 없었다. 히브리어를 알지도 못했으니, 배운 것이 ‘히브리어’보다 확실한 성경언어가 된 것이다. 이것을 ‘착각의 심리학’이라고 한다. 자신이 믿는 것이 확실하면, 새로운 것이 왔을 때, 거부하는 심리현상이 발생한다. 내가 그러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브라’와 ‘함’이 합쳐진 것이 아님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아브라’는 어디에 있었나?
아브람이 아브라함이 되었다면, 그것은 ‘람’ 대신에 ‘라함’이 붙은 것이다. 아브라함의 본래 이름은 ‘아브람’이며, 변한 곳과 변하지 않은 곳이 있다. 어간과 어미로 구분하면, ‘아브’는 어간이고, ‘람’과 ‘라함’이 어미에 해당한다. 바뀐 부분이 무엇인지 자세히 고찰했더라면, 내가 거짓의 해석에 현혹당하지 않았을 것인데, 결국 내 잘못이다. 창세기에서 ‘함’은 저주의 대명사이다. 뱀-가인-함은 창세기에서 대표적 ‘악인의 대명사’이다. 우리나라 역사로 비유하면,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 권모술수 한명회에 해당할 것이다. 하나님께서 믿음의 조상을 택해서, 과연 저주의 이름인 ‘함’을 주었다니!! 그런 성경해석에 승복했던 내 자신이 참으로 부끄럽고, 부끄러웠다. 어떤 아버지가 자식의 이름에 ‘저주’를 주겠는가. 악한 아버지라도 자식에게 좋은 이름을 주는데, 하물며 하나님이시랴!!
나눌 때 제대로 나눠야지, 잘못 분해하면 무지가 들통난다. 아브라함에 대한 이름해석이 특히 그렇다. 아브라+함으로 해석하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은 ‘한국식 무지몽매’이며, ‘함의 믿음조건’이라고 꼬리표를 붙이는 것이 너무 나간 것이다. 성경을 자세히 읽어보면, ‘함의 믿음조건’은 존재하지 않는다. 노아를 통해 홍수심판이 이미 끝났고, 구원을 받은 그 시점에 ‘믿음조건’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함의 사건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含 (함)
亞伯蘭 (아브람)
亞伯拉罕 (아브라함)
PS. 함의 믿음조건으로 ‘함’이 붙었다면, 아브함이 되어야 할 것인데, 전혀 아니다. 아브라함으로 개명하시면서, 열국의 아버지로서, 자손까지 약속을 확대하시면서, 아브라함으로 이름을 주신 것이다. 그 증표가 할례다. 할례는 ‘함’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함의 믿음조건’으로 아브라함의 개명 사건을 해석하는 종교단체가 있다면, 그것은 히브리어를 한국식으로 해석하면서 발생한 오류임을 알고, 속지 말아야한다. (창세기 17장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