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에는 침을 뱉어 맹인과 벙어리를 치료하는 예수님의 사건이 나온다. 마가복음 7장에서는 귀머거리면서 말을 더듬는 병자를 고치시고, 마가복음 8장에서는 벳새다 맹인을 치료하신다. 이때 사용하신 치료법은 ‘침’이다. 모두 침을 뱉으시고, 안수하시면서 하나님께 기도하셨다. 현대사회에서는 낯선 민간요법처럼 보여지는데, 예수님은 침을 뱉어서 치료하셨다. 침은 곧 말씀과 가장 직접적으로 상관이 있을 것이다.
마가복음은 1~5장까지 한단원이 마감하고, 6장부터 새롭게 시작한다. 6장에서 12사도 전도여행이 시작하고, 세례요한 순교사건이 나온다. 1장에는 세례요한의 세례사건이 나온다. 6장에서 시작되는 예수님의 복음사역이 5천명 군중집회, 4천명 군중집회로 사회적 영향력이 강해진다. 마가복음은 5천명 군중집회와 4천명 군중집회를 각각 오병이어와 칠병이어로서 복음의 신비를 설명한다.
5천명 군중집회때 예수님은 오병이어로 백성들을 먹였다. 그리고, 12광주리의 떡을 거뒀다. 그날밤 예수님은 산에 기도하러 가셨고, 바다위를 걸어서 제자들의 배에 갔더니, 제자들은 “유령이다”라고 소리쳤다. 같은 사건에 대해 마태복음은 베드로가 바다를 걷다가 빠지는 장면도 나온다. 마가는 유령소동에 대해 “그들이 그 떡 떼시던 일을 깨닫지 못하고 도리어 그 마음이 둔하여졌다”고 상황을 설명한다.
4천명 군중집회를 마치고, 역시 제자들은 떡문제로 고심한다. 예수님은 그들을 호통치면서 “너희가 어찌 떡이 없음으로 수군거리느냐 아직도 알지 못하며 깨닫지 못하느냐 너희 마음이 둔하냐”고 꾸짖었다. 사람들이 모이면, 제자들은 마음이 둔감해지고, 하나님이 보이지 않게 된다. 마가는 제자들이 세상권력과 재물과 군중심리에 초심(初心)이 흐려지는 것을 ‘벳새다 맹인 치료 사건’으로 비유하고 있다.
벳새다 맹인을 치료하실 때, 예수님은 침을 눈에 뱉고서 안수하셨다. 눈이 2개니, 퇘퇘 뱉으셨을 것이다. 그때 맹인이 눈을 떴다. 예수님이 물었다.
“무엇이 보이느냐?”
“사람들이 보이나이다”
제자들에게 5천명의 사람들이 보이고, 4천명의 사람들이 보였다. 그리고, 12광주리의 떡과 7광주리의 떡이 보였다. 그러나, 예수님은 오병이어와 칠병이어를 말씀하신다. 예수님은 맹인의 눈을 다시 감게 하시고 안수하신다. 맹인은 그제서야 모든 것을 밝게 본다.
베드로도 예수님이 그리스도인 것을 알아봤지만, 사람들을 위한 그리스도로 착각했다. 예수님은 사람들을 위한 정치적 그리스도가 아니고, 하나님을 위한 대속물로서 ‘죽는 그리스도’였다. 그래서 예수님은 십자가를 반대하는 베드로를 향해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한다”고 꾸짖었다. 베드로의 고향은 ‘벳새다’이다. 마가는 벳새다 맹인 치료사건을 베드로 고백앞에 배치하면서, 영적으로 소경인 베드로의 심령상태를 은유적으로 말하고 있다.
주님은 나에게, 우리에게 물으신다.
“무엇이 보이느냐?”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군중이 보이고, 떡이 보이면, 십자가를 거부할 것이다. 예수님이 보이고, 하나님이 보이면, 오늘도 십자가를 지고서 예수님의 복음을 증거할 것이다.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야한다. 그것이 구원의 길이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막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