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비가 내린다. 비오는 날, 까페다. 우산없는 나무들은 가지가 흩어지고, 사람들은 우산을 확실히 붙들고, 길을 걷는다. 나는 그러한 풍경밖에 고요히 존재한다. 나는 오늘도 복음속에 위치한다.
– 나의 기록
방금 글을 쓰려고, 쓴 글이다. ‘오늘, 비가 내린다’는 내가 본 장면을 ‘1문장’으로 서술한 것이다. 이것은 단문(短文)이라고 한다. 짧은 문장, 책제목처럼 ‘주어와 동사’로 표현하는 것, 모든 글의 시작부분이다. 글을 열 때는 임팩트가 중요하고, 짧아야한다. 사람이 사람을 만날 때,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듯, 시작은 무조건 ‘단문’이다.
“우산없는 나무들은 가지가 흩어지고, 사람들은 우산을 확실히 붙들고, 길을 걷는다.”는 매우 긴 문장이다. ‘오늘, 비가 내린다’와 ‘비오는 날, 까페다’의 짧은 2문장을 기록하고, 그 다음에 긴 문장을 서술했다. 그리고, 끝에 “나는 오늘도 복음속에 위치한다”로 끝났다.
“나는 오늘도 복음속에 위치한다”는 다음 단락을 예고하면서, 전체 단락의 마침문장이다. 마지막 문장은 다음 단락을 준비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복음속에 위치한다”로 끝났으니, 다음에 쓸 글은 “오늘은 8월 29일, 마가복음 14장을 읽었다”일 확률이 높다. (나는 아직 글을 쓰지 않았다.)
글을 쓸 때는 요리하듯, 글의 주제가 정해지고, 글의 소제도 정해지고, 글의 재료도 정해져야한다. ‘글을 어떻게 쓰는가’의 칼럼을 쓰기 위해서 나는 ‘화법과 문장’의 책이 놓이고, ‘성경책’도 옆에 놓여야한다. 몇 개의 칼럼을 연속으로 쓰려면 그렇게 해야하고, 지금은 노트북으로 그냥 쓰고 있다. 본래는 그렇게 해야한다.
전문서적과 관련 자료를 옆에 펼쳐놓고, 마치 초행길을 가는 여행자가 지도를 펼치듯 글을 써야한다. 쓰다가 막히면, 관련 내용을 참고하면서 막힌 장애물을 넘어서야한다. 누군가 내게 “글이 막히면 어떻게 해요”라고 물었는데, 글이 막히면 ‘길을 묻듯’ 관련 내용을 참고해야한다. 상당 부분을 끌어오려면 ‘인용’을 해야하고, 짧은 부분을 참고할 것이면, 문장을 완전히 변환시킨 다음 스스로 글을 쓰면 된다.
글, 자꾸 써보면, 필력이 근육처럼 늘어간다. 하지 않으면, 평생 제자리다. 자꾸 하는 자를 따라올 사람은 없다. 왜 닭이 새벽의 상징일까? 돼지는 새벽에 쿨쿨 잠을 자고, 닭은 날마다 “꼬끼오”라고 울기 때문이다. 어떤 닭은 돼지처럼 자겠지만, 대체적으로 닭은 새벽에 운다.
자꾸 하면, 겨자씨가 자라듯, 서서히 성장한다. 하루에 1가지 의미있는 사건에 대해 기록하는 습관을 갖자.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습관을 갖자. 자꾸 하면, 말이 글이 되고, 글이 말이 된다. 일기쓰는 습관은 작가로 발돋음하는 밑거름이다.
빗줄기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