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점심은 햇반이다. 전기밥솥이 고장났을 때, 햇반을 좋아하게 됐다. 먹어보니, 입맛에 맞았다. 이후로 자주 햇반을 먹는다. 오늘도 햇반점심이다. 점심을 집에서 먹을 때는 햇반을 끓인 물에 계란 2개를 넣고 삶는다. 후식으로 안성맞춤이다. 고향에서 어머니가 보내온 도라지 배즙과 함께 먹는 ‘삶은 계란’은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
예수님은 “밥”으로 시작해서 “밥”으로 사역을 마치셨다. 요한복음은 “포도주”에서 시작해서 “성만찬 저녁과 갈릴리 호수 조반”으로 마치셨다. 금식보다 식사가 중요하다. 복음서는 “먹는 것”에 방점을 둔다. 마태복음에서도 마귀들이 “먹는 것”으로 시험했다. 시험을 이기시고, 예수님은 식사를 하셨다. 먹는 것은 거룩하고, 깨끗한 일이다.
“먹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에서 하나님과 쌍벽을 이룬 경쟁자가 ‘돈’이다. 성경원문에는 “맘몬신”으로 비유되는데, “돈”의 힘은 매우 강력하다. 주님은 “돈”을 다스리길 원하신다. 이것은 “돈을 떠나라”가 아니다. 돈없이 인생은 살 수 없다. 탐심을 줄이면, 돈을 주님께 유용하게 쓸 수도 있고, 돈을 버는 일에도 ‘구분의 절제’가 생긴다.
큰 맘 먹고, 네이버 쇼핑몰에서, 얼마전에 침대용 쇼파를 저렴하게 구입했다. 잘 때는 침대, 낮에는 쇼파다. 접이식으로 되어 있어서, 상당히 유용하다. 쇼파가 집에 들어오고, 내 집은 좁아졌고, 나는 편해졌다. 작은 의자에 앉아있을 때는 자꾸 밖으로 떠돌았는데, 쇼파는 내가 집에 머물도록 유혹한다. 접착제가 붙은 평강이 있다.
덕분에, 나는 집에서 많은 책을 집필하게 됐다. 새로운 책들을 쓰기보다, 옛날에 썼던 책들의 개정판을 출간한다. “이런 책도 내가 썼구나!!”라고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글들을 보면서, 나는 다시 새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