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의 두 아들은 므낫세와 에브라임이다. 창세기 48장에는 요셉의 두 아들 축복사건, 49장은 야곱의 열 두 아들 축복사건이 나온다. 48장에서 야곱은 요셉의 두 아들을 입양한다. 가나안 땅에서 분깃을 므낫세와 에브라임에게도 나눠준 것이다. 야곱은 입양한 아들까지 합하면, 아들이 14명이다. 야곱이 병이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요셉은 두 아들을 데리고 야곱을 찾았다. 이집트에 머문 지 17년이 된 시점이다. 손자를 아들로 대우하는 특혜를 베풀고, 요셉이 그때 두 아들을 야곱에게 보였다. 야곱의 말이 충격적이다.
“이들은 누구냐?” (창 48:8)
17년동안 요셉은 요셉대로, 그 형제들은 형제대로 사는 것이 바빴을 것이다. 게다가 요셉은 두 아들을 이집트 문화에 맞게 길렀을 것이다. 어쩌면 정치적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서 므낫세를 엘리트 교육을 시켰을 수도 있다. 야곱이 치매에 걸린 것이 아니라면, 17년동안 요셉은 야곱에게 손자를 소개하지 않았다. 과연, 손자들은 히브리어를 했을까? 모국어로 말하지 않았던 요셉이 히브리어를 그들에게 가르쳤을리 만무하다. 므낫세와 에브라임에게는 ‘히브리어’가 외국어였다.
“이스라엘의 눈이 나이로 말미암아 어두워서 보지 못하더라” (창 48:10)
이 문장을 읽으면, 꼭 야곱이 이삭처럼 분별력이 흐려진 것처럼 보이지만, ‘나이로 말미암아’ 이스라엘의 눈이 안 보였을 뿐, 영적인 시야는 뚜렸했다. “이들이 누구냐”는 질문속에는 “이들이 과연 누구의 자식이냐? 이들이 과연 하나님의 백성이냐?”는 깊은 뜻이 함축된다.
요셉은 오른손에 둘째 에브라임을, 왼손에 첫째 므낫세를 잡고, 아버지 야곱앞에 앉았다. 축복기도를 할 때는 두 손을 앞으로 쭉 뻗는다. 요셉의 계산을 정확했다. 맞은 편에 있을 때는 방향이 바뀌므로, 그것까지 계산해서 우측에 에브라임을, 좌측에 므낫세를 앉혔다. 이때다. 야곱은 지금껏 한번도 한 적 없는 크로스(X) 축복을 했다. 손에 힘이 없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성령께서 야곱의 팔을 들어 행하심이다.
인생이 볼 때, 사건과 상황이 엇걸려서 틀어지는 것 같아도, 주님을 믿는다면, 주님의 방법으로 되어짐이다. 우리의 생각과 달라도, 그것을 믿어야한다. 요셉은 “아버지여 그리 마옵소서, 이는 장자이니, 오른손을 그의 머리에 얹으소서”라고 하였으나, 야곱은 허락하지 않고, “나도 안다. 내 아들아 나도 안다”라고 말한다. 우리의 생각과 달라도, 하나님은 이미 아시고, 하나님의 의향대로 더 좋은 것을 주신다.
야곱의 엇갈린 축복기도가 성령의 행하심으로 믿을 수 있는 성경적 근거는 창세기 49장이다. 12아들을 축복하는 야곱의 마지막 유언을 보면, 그는 평생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통해, 열 두 아들들의 삶과 행적을 명확히 감찰하고, 그 분량대로 축복기도를 해줬다. 레아의 여섯 아들들을 먼저 축복하고, 빌하와 실바의 아들들 4명을 각각 축복하고, 요셉과 베냐민을 축복했다.
르우벤은 아버지의 침상 사건으로 저주를 받고, ‘시므온과 레위’는 세겜족 학살 사건으로 심판을 받고, 넷째 유다는 축복의 축복을 빌었다. 이것을 통해 유추하면, 요셉이 팔린 후에 야곱은 요셉의 자리에 유다를 임명해서, 그 자녀들을 지도자로 세웠던 것 같다. 야곱이 이집트에 내려왔을 때도 유다를 보내서 심부름을 시켰고, 야곱이 베냐민을 보내지 않을 때도, 유다가 말하니 그 마음을 바꿨다. 유다가 요셉이 없던 22년동안 아버지 야곱을 진심으로 섬겼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스블론과 잇사갈과 단과 갓과 아셀가 납달리는 1문장에서 2문장으로 축복이 끝난다. 요셉은 길고, 베냐민도 2문장으로 끝난다. 창세기 작가는 축복기도를 놓고, “그들 각 사람의 분량대로 축복하였다”고 설명한다. 아브라함이 75세에 아버지를 묻고, 밧단아람을 떠나 가나안으로 출발하듯, 야곱은 77세에 아버지 이삭을 떠나 밧단아람으로 가서, 98세에 압복강에서 하나님을 만나 축복을 받았다. 아브라함이 99세에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것과 거의 흡사하다.
77세~147세까지 야곱의 인생은 메소포타미아 문명권인 밧단아람에서 가나안과 이집트 문명까지 ‘파란만장한’ 생애를 살아냈고, 그의 인생에는 하나님께서 함께 했다. 야곱은 이스라엘이다. 그처럼 예수님은 제2의 야곱으로, 참 이스라엘이다. 주님을 믿는 자마다 므낫세와 에브라임이 입양되듯, 주님의 형제로, 자녀로, 신부로 거듭난다. 주님이 보시기에 “너는 누구냐?”는 질문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한다. 주님이 아는 자가 되기 위해, 매일 구원과 성화(聖化)의 길을 걸으며, 인생을 깊게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