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화) 성신여대에 내려서, 비탈길을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올라가는 마을버스에서 숨을 몰아내쉰 후 내렸다. 돈암2동 주민센터는 산꼭대기에 위치했다. 아파트 단지가 산을 깍아서 만들어진 듯 하다. 9시 30분에 시작할 소셜특강은 1달전부터 예약된 탓에 오랫동안 머릿속에 빙글빙글 맴돌았고, 날짜를 한번 내가 변경한 탓에 미안한 마음에 더 좋은 강의를 해야겠다 마음을 먹기도 했다. 원예치료는 뭘까?
아뿔싸, 나는 원예치료사로 알고 있었는데(이 단어를 들으면서도 의료법에서 ‘치료’를 쓰지 못할텐데…라고 생각도 했었다.) 복지원예상담사(?)라고 했다. 명칭 표현은 그렇고, 내가 듣고 판단한 것은 ‘원예치료사’ 혹은 ‘원예심리치료사’가 맞고, 혹은 ‘원예심리상담사’가 적절할 것 같았다. 원예(園藝)에 대해서 한자뜻을 설명해줬다.
아뿔싸, 칠판에 내가 멋지게 원예를 썼는데, 원(園)부터 획이 틀렸고, 예(藝)는 평소에 써보지 안해서 그런지, 아니면 교육생들앞에 내가 잔뜩 굳어서 그런지 어설픈 모양으로 기록하고서, 속으로 “괜히 한자 이야기를 했나?”라고 생각도 했지만, 한번 꺼낸 한자에 대해서 물러설 수는 없었다. 원예(園藝)는 동산에 심어진 식물들을 말한다. 자연속에 있는 것은 원예가 아니다. 사람이 길러서 재배하고 기르는 식물이 바로 원예이다. 원예는 사람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식물인 것이다.
◆ 소셜은 무엇인가?
진로상담사, 복지관, 노인대학, 한양사이버대학교, 군산대학교 등등에서 내가 늘 주창했던 ‘소셜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이번에도 교육생들에게 물었다. “소셜은 무엇인가요?” 대답을 듣기도 전에 내가 알려줬다. “소셜은 곧 사교적인 것, 사회적인 것, 함께 살아가는 만남, 미팅, 사귀는 것입니다”라고.
40~50대에 해당하는 학부모들이 많았다. 이미 아주 긴 교육프로그램을 마쳐서 그런지, 나의 강의에 대해서 쉽게 이해를 하는 것 같았다. ‘전자책’에 대해서 설명을 해줬더니, 흥미를 보였다. 4시간 동안 내가 진행해야할 교육과정은 소셜의 정의, 블로그 개설 및 활용, 사진촬영 및 동영상 활용, 전자책 제작 가이드였다.
교육생들이 가장 흥미를 보였던 곳은 3번째였다. 사진촬영과 동영상촬영법에 대해서 강의를 하고서 실습을 시켰더니, 교실은 거의 ‘시장’(市場)분위기였다. 본인들이 직접 행해보는 것만큼 신나고 재밌는 일이 또 어디에 있을까? 영상촬영법에 대해서 내가 ‘툭툭툭’ 설명하고서, 가장 쉬운 촬영편집에 대해서 알려줬더니, 거의 대부분 ‘나도 할 수 있다’는 표정이 보였다. 강의가 성공한 것이다. 옆사람과 짝궁을 정해주고서, 기회를 줬더니 모두 실력을 발휘했다. 나아가 앞과 뒤 사람들끼리도 인터뷰를 하고서, 촬영한 것을 블로그에 올려서 카톡에 공유했다.
◆ 전자책 발간예정 = 함께 전자책을 발간하기로 약속했다. 원고지 1매에 대한 정의를 정확히 설명하자, “이런 개념을 이렇게 쉽게 배워서 감사하다”면서 “왜 다른 곳에서는 이렇게 가르쳐주지 않죠?”라고 묻는다. 좋기도 하면서, 그냥 뭐라고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었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것은 ‘칼럼 원고지 10매’이고, ‘원고지 1매=4문장’이기 때문에, 교육생들에게 이 개념을 정확히 설명해주고, 단단히 약속을 받았다. 모두 눈빛이 칼럼을 쓰겠다는 강력함이 있었는데, 7월 말까지 와봐야 알 것 같다. 보내온 사람들을 중심으로 책을 공저로 출판할 예정이다. 많이 보내오면 좋겠다. 몇몇 학부모는 서울교육방송 2기 대표기자단 공모에 관심을 보여서, 관련 자료를 수업이 끝나고 보내줬다.
비탈길을 오르면서 도착한 숨가쁜 강연, 실속있고 보람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