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禮拜)는 어디서 드리든지 산(山)이다. 예배가 마치면, 하산(下山)이다. 목사님이 “지금 가니?”라고 물었다. “갑니다. 간질병이 있는 삶속으로” 간질병은 발작증상이 심하다. 인생은 광풍의 연속이다. 헤르몬산에서 내려오신 주님은 시내산에서 내려온 모세처럼, 세상의 번잡함속으로 들어가신다.
집으로 오는 길, 횡단보도를 건너고, 작은 강물위 다리를 건너고, 산책길을 따라 도로를 건너면, 전철역이다. 교회 집사님과 함께 약간 떨어져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왔다. 그때다.
“여기 봐요. 봄이 틔었어요. 생명은 누구도 막을 수 없죠”
동행한 집사님이 감탄사를 던졌다. 메마른 가지를 자세히 살펴서 발견한 꽃봉우리인데, 나는 봐도 안 보였다. 어디지? 어디지? 가까이 가서, 보니, 보였다. ‘봄’이다. 이 아이도 마스크를 쓸까? 문득, 생각이 스쳤다.
“큰 환란이 왔으니, 큰 축복이 위에서 내려올거예요. 봄은 막을 수가 없어요. 한국이 잘되려고, 지금 어려운 것이라고 봐요”
동행한 집사님의 말이다. 믿음이 반석이다. 들어보니, 나도 믿음이 생긴다. 메마른 가지 끝에 ‘봄’을 발견한 이후에, 더욱 희망이 생겼다. 엠마오로 낙향하는 두 제자 가운데 동행한 예수님은 ‘봄의 향기’로 우리의 대화속에 살며시 개입하신다. 어중간한 오전 11시, 골목속으로 들어가서 어느 할머니가 하는 청국장집에서 빠른 점심을 먹었다. 그 할머니의 말이 정겹다.
“밥 차려줄게”
얼마나 따뜻하고,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말인가.
“밥먹자”
부활하신 주님께서 디베랴 호수를 찾아가,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다. “와서 조반을 먹으라”(요21:12) “여기 무슨 먹을 것이 있느냐?”(눅24:41)
이제 집이다. 인터넷 예배를 드리는 분도 있고, 직접 교회에 참석한 분도 있고, 힘든 상황에 각자 신앙을 지키는 모습들이 아름답다. 아까 봤던 ‘생명의 꽃봉우리’처럼 믿음의 사람들은 하나님께 그러할 것이다. 생명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사망도 주님의 사명을 막을 수 없었다. 사망을 이기신 주님은 무덤에서 부활하시고, 지금 여기 살아 계실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