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진은 어떤 것일까? ‘좋다’는 개념은 주관적이다. 10명이 ‘좋아요’를 눌러주면 그 사진은 좋은 사진일까? 널리 퍼져서 인기가 있으면 그 사진은 좋은 사진일까? 어떤 사진은 세월이 흘러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그 사진은 왜 좋은 사진으로 기억될까? 좋은 사진은 누가 만들고, 정의할까? 여기엔 정답이 없다. 남들이 좋아해주면 그 사진이 좋은 사진이 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사진은 본인이 정의한다. 좋은 사진은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다. 남들이 별로라고 해도, 만약 본인이 좋다고 생각하면, 그 사진은 좋은 사진이다. 이때, 본인은 어떤 사진은 좋은 사진으로 생각하는가, 생각과 관점과 철학과 개념이 들어간다. 그냥 느낌이 좋아서? 이런 식으로 사진을 평가할 수는 없다. 색감이 좋거나 인물표정과 구도 등등 다양한 관점에서 그 사진을 좋게 보는 이유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 자기관점이 곧 사진의 정의다. 사진을 배우려면 일단 많이 찍어야 하고, 좋은 사진들을 많이 봐야한다. 글쓰기와 동일하다.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써야하고,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사진도 동일하다.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밖에 있다. 사진기는 ‘빛’을 다루는 기계다. 결국 사진의 핵심은 ‘빛’이다. 빛을 어떻게 받아드릴 것인가, 그것이 노출이다. 렌즈는 빛을 담아내고, 조명은 빛을 조절한다. 사진은 빛의 예술이며, 사진기 밖에서 빛을 다루는 것이 ‘조명’이다. 사진작가는 사진기를 통해서 자신의 관점을 표현하는 예술가이며, 촬영은 작품의 완성이 아니다. 촬영하고서 반드시 보정작업을 거쳐야 한다. “나는 날 것이 좋다”는 소신도 중요하지만, 사진은 사진기가 찍는 것이 아니고, 작가가 촬영하는 것이다. 즉, 사진은 무언가를 담아내는 예술행위다. 촬영한 사진이 작가의 의도대로 무엇을 담아냈는지 분석해야하고, 2% 부족하다면 사진을 보정해서 작가의 의도를 반영해야한다. 사진은 영역제한이 없다. 일상생활에서 국회와 청와대까지, 전시와 공연과 영화 등등 모든 분야에 사진은 약방의 감초다. 사진을 찍는다면, 어디든지 가야한다. 전쟁터에도 사진가는 따라간다. 카메라는 사진작가에게 총이다.
하루를 살면, 나는 어떤 장면에서 심쿵하는가? 사진기가 없더라도, 눈이 사진기다. 무엇을 보고 마음이 움직이는가? 가수라면, 무엇을 들을 때 자신이 반응하는가? 분노했다면 언제 분노하는가? 분노의 스위치가 언제 작동하고, 사랑의 스위치는 언제 작동하는가? 눈이 언제 반응하는지 자신을 관찰해야한다. 사진기가 초점을 맞출 때, 사실은 사진작가의 내면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다. 마음으로 보는 초점거리다. 세상을 보는 나만의 시각을 갖아야 사진작가로 활동할 수 있다. 시간은 물처럼 흘러가고, 순간을 포착하는 것은 시냇물에서 물고기를 잡는 것이다. 사진은 곧 그물이다. 결국 자신의 시각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많이 찍고, 많이 보고, 자신만의 시각을 키우는 영양분을 먹어야 한다. 많이 찍었는데 자신의 사진을 자신이 보지 않으면,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는 것이 아니다. 셀카는 자신을 찍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이 찍은 사진들을 자신이 다시 봐야한다. 자아성찰은 곧 셀카와 같다.
좋은 카메라를 사면, 좋은 사진을 찍는다고 흔히 생각한다. 좋은 차를 사면, 좋은 장소에 가는 것과 같다. 차는 단지 수단이다. 차보다 사람이다. 운전대를 잡은 사람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그처럼 사진작가의 생각이 사진기를 가치있게 만들고, 가치없게 만든다. 장비는 단순한 수단에 불과하다.
사진기는 3가지로 구성된다. 렌즈와 필름과 몸통이다. 렌즈는 사람의 눈과 같아서 빛에 반응한다. 필름은 ‘칩’으로 대체됐고, 빛을 해석하는 부분이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뇌’에 해당한다. 카메라 몸통은 박스다. 렌즈와 칩과 내부기관을 담는다.
DSLR은 SLR에서 나왔다. SLR은 싱글 렌즈 리플렉스이며, 리플렉스는 ‘반사’를 말한다. 곧 거울이 하나 들어간다. 렌즈 하나에 거울 하나가 SLR이다. 만약 SLM이라고 했으면 참 편했을 것인데, 거울은 사실상 2개가 들어가서 ‘M’을 쓰지 못한 것 같다. 반사는 곧 거울원리다. DSLR을 촬영하면, ‘찰칵’ 소리가 난다. 그것은 거울이 올라가는 소리다. 평소에는 작은 거울이 필름(칩)을 덮고 있다. 촬영하는 순간에 거울덮개가 올라가면서 빛이 들어와 촬영이 된다. 촬영후 거울은 다시 내려간다. 거울을 설치한 이유는 렌즈로 촬용하는 것이 보는 것과 일치하도록 한 것이다. 보는 것이 찍는 것과 동일해야 ‘사진의 오차’를 줄일 수 있다. DSLR의 장점은 사진기를 통해 눈으로 본 것을 찍는 것이다. DSLR의 단점은 거울 때문에 렌즈와 필름의 거리가 멀어졌다. 화질이 줄어들고, 사진기는 무거워진다. 장점 때문에 발생하는 단점이다. 렌즈와 필름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화질이 좋다. 이것은 사진의 기본원리다. 빛이 들어와서 거리가 멀면 그만큼 정보는 훼손된다. SLR과 비슷한 것이 TLR이다. TWIN의 약자다. 렌즈가 2개 들어간다. 옛날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사진기 원리다. 사진사는 고개를 숙이고서 사진을 촬영한다. TLR 방식이다. 렌즈가 보는 것과 눈으로 보는 것이 서로 다르다. 이러한 사진기는 렌즈와 필름의 거리가 가까워서, 화질이 최고에 이른다.
SLR과 TLR은 거울이 들어간다. 반면, RF는 거울이 없다. RF는 range finder의 약자다.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다. 결국, 눈으로 보는 것과 렌즈로 찍히는 것이 서로 차이가 난다. 눈으로 볼 때는 그냥 창문으로 보는 것과 같고, 렌즈는 항상 약간 아래에 있으니 촬영장면의 차이가 발생한다. 전문가들이 RF를 선호하는 이유는 ‘화질’때문이고, 멀리 있는 피사체는 오차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가까운 피사체는 눈으로 보는 것과 사진기로 촬영하는 것이 차이가 나지만, 많이 촬영하면 그 오차를 알고 촬영할 수 있다. 촬영할 때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화질을 선택한 것이다. RF는 작고 가벼워서 휴대가 편하다. 거울이 없으니, 찰칵 소리도 없고 ‘틱’ 소리만 난다. 촬영하는 순간의 흔들림도 없어진 것이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거울이 없는 카메라다. 거울이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불편함을 제거한 것으로, 가볍고 화질이 좋다. 게다가 눈으로 보는 것이 찍히는 것과 같다. RF의 단점도 해소했다.
DSLR은 옛날 소형카메라와 같다. 35mm 필름을 사용한 카메라다. 아무리 화질이 좋아도, 필름 카메라가 최고 화질이다. ‘풀프레임’은 소형 카메라 필름과 동일한 효과를 낸다는 뜻이다. 크랍은 풀프레임에서 잘라내는 것으로 화질은 점점 줄어든다. 휴대폰 카메라는 ‘크랍’이 많이 들어간다. 휴대폰 카메라가 아무리 화질이 좋아져도 DSLR을 따라잡을 수 없다. DSLR는 35mm 필름을 말하고, 중형 카메라는 60mm를 쓴다. 더 큰 필름은 100mm 즉 4*5인치다. 대형 카메라는 삼각대를 설치해서 촬영을 해야한다. 찍고 싶은 장면이 있다면, 설치하는데만 10분이 넘게 걸린다. 대형카메라는 광고사진이나 정지된 물체를 촬영할 때 사용한다. 역동적인 장면에는 DSLR이나 RF가 적당하다. 모든 카메라에서 가장 좋은 카메라는 내면을 보는 마음의 창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