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 지인과 만나, 춘천 한마음 교회에 함께 가기로 약속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춘천으로 갑니다. 엠마오로 낙향하던 두 제자가 부활의 주님을 만나 ‘역사적 유턴’을 결심하고, 다시 예루살렘으로 발걸음을 옮기듯, 지인과 함께 춘천으로 올라갑니다. 지인은 15년 넘게 교회의 형식주의를 거부하고, 홀로 외롭게 신앙생활을 하다가 오늘 다시 교회에 가게 되었습니다. 아주 뜻깊은 날이지요. 주향 자매님과 훈 형제님과 그 작은 교회에서 함께 늘 기도를 해주신 덕분이라고 하네요. 기도는 사람의 마음에 성령의 바람이 불어오게 하는 통로일까요?
아침 8시에 상봉에서 만나 상봉한 우리는 춘천행 ITX 청춘열차를 타고 그리스도에게로 복음여행을 떠납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우리가 탄 열차는 춘천행 지하철이었죠) 나보다 먼저 일어난 지인이 내게 전화를 걸어와, 아침 6시에 깼습니다. 벌써 출발했다는 정겨운 목소리, 양은 그 목자의 음성을 안다는 성경말씀처럼, 어쩌면 그리스도는 벌써 나에게, 우리에게 출발했을 것입니다. 심장이 두근거리는 설레임이 있다는 것, 중학교 시절 그 첫사랑의 풋풋함으로 복음을 향합니다. 만일 인생이 설레임의 심장이 없다면 죽은 것이죠. 내 마음에 불어오는 이 따스한 바람, 숨결, 봄날의 소풍입니다.
글쎄, 저는 오전 10시 예배인줄 알았죠. 너무 일찍 도착한 우리는 11시가 되기까지 교회 풍경을 구경했습니다. 돌로 쌓은 교회, 뒤뜰에 꼬리를 흔드는 귀여운 개들, 조선시대에 한글로 적힌 주기도문 성경 등등 교회에 펼쳐진 아름다운 장면들을 읽었습니다. 저는 가방없이 아주 간소한 차림으로 와서, 새들도 물고기도 가방없이 산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가진 것 없는 새들은 늘 기뻐 노래하니, 배울 점이 많습니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자족의 날개를 펼쳐야겠습니다.
기도하고, 열린 마음으로 교회를 보니, 어쩜 그렇게도 사람들의 손길이 아름답게 보이던지요. 기타줄을 만지는 청년은 무슨 마음으로 연주를 할까?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자매님은 어떤 마음으로 손가락을 움직일까? 분주하거나 한가롭거나 보이지 않는 손길과 발걸음이 있어서 교회가 생명력을 갖게 됨을 봅니다. 제 눈길을 끄는 한 모습이 있으니, 단상을 청소하는 손길입니다. 어찌나 꼼꼼하게 구석구석을 닦던지, 제 마음이 유리처럼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어쩌면, 주님의 세족식을 보는 듯 했습니다. 까치발을 하고서 단상에 설치된 방탄유리를 닦는 모습에서 은혜를 받았습니다. 나도 삶속에서 저렇게 살리라. 내 마음을 주여, 닦아주소서!! 아멘!!! 창문닦기는 마음닦기일까요?
함께 한 지인은 주향 자매님을 만나, “모두의 기도덕분에 은혜에 이끌려 교회문턱을 넘게 됐다.”고 마음을 꺼내 놓았습니다. 오르간을 연주하는 여인은 어떤 마음으로, 천장 너머 하늘을 향해 간절히 기도하는 여인은 어떤 마음으로, 카메라를 들고 뛰어가는 청년은 어떤 마음으로 사는 것일까, 그 마음들이 진실함으로 느껴졌습니다. 나는 어떤 마음으로 지금 펜을 들고 글을 쓰는 것일까. 하나님은 어떤 마음으로 지금 나를 보고 계실까.
주향 자매님이 옆에 끼고 있는 작은 소책자가 내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잠깐 봤더니, 깨알같은 글씨로 공부한 흔적이 묻어있습니다. 뭐냐고 물으니, 복음의 비밀병기처럼 귀한 책자인데, 복음의 압축본처럼 보였습니다. 그리하여, 제가 조심스럽게 “저는 그것을 어떻게 구해요?”라고 물으니, 선물을 해주신다고 해서, 어찌나 기쁘던지, 우리는 그 소책자를 통해 함께 공부하기로 새끼 손가락을 걸고 약속했습니다.
영화 트루먼쇼, 아시죠? 이 세상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너머의 새로운 세상이 있다는 그 놀라운 진리 앞에 세움을 받았습니다. 영상으로 뵌 김성로 목사님의 설교는 2011년에 선포하신 것인데, 저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뭐가 좋았냐면,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선언을 성경대로 이야기한 대목이 마음에 깊게 새겨졌습니다. 그리고, 춘천 한마음 교회에서 직접 영상을 보고, 느끼고, 복음의 진실을 아는 것이 참으로 중요한 듯 하여, 설교 내용은 생략할께요. 제가 가장 크게 감명받은 내용은 이것입니다.
“세상은 흑암이고, 하나님이 빛입니다. 물질, 향락, 명예, 돈은 세상에 속해서, 어둠입니다. 우리는 돈과 쾌락과 명예에 붙잡혀 노예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죄의 포로가 된 우리를 구출하시려고, 창조주께서 직접 이 땅에 내려와 죽으시고, 다시 살아나 부활하셨고, 하나님 우편에 앉으셨습니다. 우리와 함께 영원히 사시려고,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우리를 위해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그때, 우리의 모든 문제가 풀렸고, 해결됐습니다. 십자가와 부활!! 이것이 진리의 빛입니다. 마귀는, 이 진리를 가리려고 하고, 우리는 이 진리를 복음으로 외쳐야합니다.” (김성로 목사님 설교 중에서)
방금 이 글을 쓰고, 어떤 분이 내게 전화를 해서, 받았습니다. 신앙심이 있는 분인데, 요즘 사업 때문에 무척 힘이 들어하시는 분입니다. 김성로 목사님의 설교 내용을 그대로 읽어 드렸더니, 엄청나게 힘을 받았습니다. 역시, 복음의 위력은 어둠을 물리칩니다. 그리하여, 다음에 함께 춘천 한마음 교회에 가서, 십자가의 능력을 충전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쓸께요.
PS. 부활의 능력 소책자 공부, 엄청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