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은 약간 떨어지는 느낌이다. 팽팽한 활(弓)의 시위가 약간 느슨해지는 순간, 드디어 염과장의 비밀이 서서히 드러난다. 능구렁이 염과장, 도무지 이해할수 없는 가면의 남자다. 자신의 상사가 무고하게 죽었는데도 눈하나 깜짝 안하고 가짜 범인을 감옥에 넣은 인물, 그리고 자신의 상사의 딸을 부하직원으로 두고서 철저히 거짓의 삶을 살았던 그런 인물, 양심이 화인(火印) 맞은 것이 아니라면 어찌 이해할까? 박회장보다 나는 염과장이 더 염장 지른다. 주먹이 불끈 쥐어지면서 저론노므새끼를 그냥 콱!!!
“개인 감정으로 박회장을 수사하려고 하지마. 마지막 경고장이야!! 남들 시선도 봐가면서 해야해. 언론이 알면 어떻게 되겠어?” / 염과장 曰
이런 놈을 일컬어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고 한다. 또는 구밀복검(口蜜腹劍)이다. 입에는 꿀을 바르고 속에는 검을 숨기고 있는 야비한 인간이다. 차라리 겉과 속이 똑같이 나쁘거나, 좋은 것이 낫다. 나쁜 놈은 나쁜 짓을 하니까 피해다니는데, 구밀복검하는 놈들은 ‘겉과 속’이 전혀 다르니 사기꾼이 많다. 조심해야한다. 특히 측근에 구밀복검을 한다면 어찌 하랴?
나는 개인적으로 미세스캅의 드라마 구성이 너무 허술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아주 허름한 식당에서 그렇게 많이 염과장과 박회장이 정보를 주고받는데 염과장이 전혀 의심을 받지 않는다는 그 사실이 너무 이상하다. 경찰서 과장의 직분이면 결코 조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일까? 무조건 상사에 복종해야하는 경찰의 특수한 문화를 말하는 것인가? 직장 상사로서 과장이 정보를 흘리고, 외부의 압력으로 수사를 덮는 그런 황당한 상황을 겪으면서도 차마 믿고싶지 않은 마음이 드라마를 종반부에 이르게 한 것일까? 박계장은 엉겹결에 염과장과 박회장이 친한 것을 알게 되고, 이제 최영진 형사까지 그 진실에 거의 근접하고, 살인마에게 가서 비밀을 알게 된다고 하니…….. 경찰의 썩은 비리와 국회의원의 더러운 결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미세스캅, 범인은 경찰내부에 있다는 그런 말인가?
“내 말 잘들어. 이제부터는 몰래 수사야. 침묵 수사!!! 알겠지? 아무도 모르게 박회장 관련 자료 긁어 모아!!! 알겠어?” / 박계장
경찰안에서 정보가 새나가니까, 이제 경찰서 안에서 몰래 박회장 관련 수사를 진행한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그런 상황인 것이다. 요즘의 경찰도 이러나? 요즘의 국회의원들도 이러나? 왜 이렇게 썩어서 구제불능의 법치국가가 되버렸나? 법의 존엄성은 법을 집행하는 자들이 세워야하는데, 본인들은 정작 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법의 심판자가 된다면, 그것이 양두구육이 아니고 무엇일까? 법의 권위는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강인함이 있어야만 세워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