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준 박사, 마을의 소중한 가치를 알아야한다.
달팽이 마을 이경진 대표, 놀이터를 마을문화 중심지로!!!
안평초등학교의 마을교육공동체 재점검 필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동부교육청의 마을결합학교 포럼에 다녀오길 잘했다. 주제발표와 토론자들의 논제는 설득력이 있었고, 서울교육청의 마을학교 정책에 이정표가 되기에 충분해 보였다. 매우 귀중한 자료와 현장의 배경들이 직설적으로 쏟아졌다. 비판 대신 경험에 입각한 ‘해결책’이 제시된 것도 이번 포럼의 중요한 결실인 것 같다. 한편, 안평초등학교의 마을교육공동체 발표는 설득력이 많이 부족해 보였다.
양희준 한국교육개발원 박사의 주제발표가 압권이었다. 마을과 학교의 입장차이를 정확히 설명한 그의 논제는 서울교육청 당국자들이 반드시 새겨들을 내용이다. 더불어 이미 진행되고 있는 마을학교 프로그램들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도 급선무라고 여겨진다. 말로 ‘마을학교공동체’라고 말하지 말고, 실제로 ‘마을학교 공동체’가 되어야한다는 것. ‘마을의 가치’가 무엇인지, 양희준 박사는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마을에 살고 있으나 마을이 있는가? 여기서 마을은 ‘마음이 담긴 울타리’를 의미한다. 또 다른 말로 ‘정이 든 고향’도 된다. 기술적 교육으로 흘러버린 기계주의적 교과서를 향해 이제는 인간의 감성과 공동체의 중요성을 인식해야할 시점이 왔기 때문에 마을교육공동체는 미래 세대를 위한 필수요건이라는 게 양희준 박사의 설명이다.
마을이란 단어를 쓰는 이유를 알아야한다. 지역사회가 담아내지 못한 어떤 느낌이 마을에 있다. 1980년대에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학교’와 지금 ‘마을과 함께 하는 학교’의 의미가 다르다. 가치로서 마을, 마을의 가치를 강조하는 개념일 것 같다. 마을결합형 학교가 경쟁을 통한 성장, 승리, 성공이 근대적 가치라고 한다면, 돌봄과 공감, 협동, 공존, 새로운 가치를 지향해야한다는 의미가 있다. / 양희준 박사
끝으로 양희준 박사는 ‘무늬만 마을학교 공동체’를 경계했다.
◆안평초등학교 마을교육공동체 설득력 부족
나는 안평초등학교 마을교육공동체 발표가 대단히 설득력이 부족해 보였다. 학교 교사의 설명부족인지, 아니면 그 마을교육공동체의 컨텐츠가 그런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6개월동안 처음 해본 마을교육공동체가 ‘서울시 마을교육공동체의 표본’이라고 한다면, 하지 않는 것이 나을 것이다. 그 발표는 그냥 “아직 부족하지만 알려주세요”라고 했더라면 좋았을 뻔 했다. 마을활동 전문가들은 마을에서 교육정책을 개발하고, 경험에 입각해서 학원과 학교와 차별화된 교육을 실현하려고 시간과 열정을 쏟으면서 마을이 학교가 되도록 연구에 연구를 더햇는데, 안평초등학교는 비닐하우스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니까, 안평초등학교 해당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여기 저기에 예산을 넣었더니 예산이 나왔고, 처음 해봤지만 그냥 했더니 이게 마을학교교육공동체가 이미 하던 일을 그냥 하면 그것을 마을학교라고 하더라…..
나는 실수로 실소가 나올 뻔 했다. 그게 마을학교공동체라면 양희준 박사는 오늘 왜 나왔을까? 의문이 들었다. 미래 세대, 특히 2030년대를 살아갈 미래세대 후손들을 위하여 어른 세대가 지금 물려줘야할 중요한 지식교육의 정책으로서 ‘공동체의 유산’과 ‘마을의 정서의 가치’인 것인데, 내가 잘못 들었을 수도 있지만, 안평초등학교의 지금 마을교육공동체는 본질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인다. 기존에 하던 것이 마을교육공동체라면 도대체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희연 교육감은 이미 하던 것을 왜 새로운 것처럼 과대 광고를 한단 말인가? 지금 뭔가 학교교육에 있어서 심각하게 결여된 것이 있으므로 마을교육공동체를 위에서부터 정책을 실현하는 것이 틀림없다. 학교가 바뀌지 않는다면 아무래도 마을교육공동체의 변화속도는 더욱 느려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송곡여고의 특별한 마을학교 만들기 프로젝트
이덕주 교사가 발표했다. 송곡여고는 정말로 마을학교공동체를 하고 있는 곳이다. 조희연 교육감이 추진하지 않더라도 이 학교는 이미 마을학교로서 마을과 학교가 함께 공통분모로서 울타리를 허물고 학교가 마을로 나가고, 마을이 학교로 들어오면서 서로 함께 어울어지는 교육공동체를 형성했다. 도서관 건립이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송곡여고는 마을에서 ‘sk텔레콤의 도서관 건립 공모사업’에 참여했고, 10년전에 이것이 당선됐다. 이때 공모사업에 마을주민들이 함께 했고, 이때부터 도서관은 학교안에 지어졌지만, 마을사람들도 함께 이용하고 마을의 도서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마을학교공동체라는 것은 이처럼 마을과 학교가 함께 고민하고, 함께 갈등하면서 서로 동감과 슬픔과 아픔을 함께 겪으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가을에 열매가 익으려면 봄의 찬란한 햇살과 여름의 지독한 폭풍과 가을의 따사로운 땡볕과 찬 서리를 함께 견디는 것이지 않을까? 교육예산이 주어진다고 마을학교공동체를 반짝 한다면 과연 거기서 송곡여고와 같은 마을교육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을까?
달팽이 마을 이경진 대표의 발제도 의미심장했고, 참으로 공감할만한 내용들이었다. 특히 놀이터를 마을학교의 문화중심지로 삼은 것은 서울교육청에서 관심가져볼만한 포인트로 여겨진다. 마을마다 놀이터가 중고등학생들의 담배피우는 장소로 전락하고, 노숙자들이 술을 마시는 곳으로 잘못 사용되고 있으니, 달팽이 마을의 놀이터 재발굴 사건은 획기적인 것 같다. 마을학교공동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남을지에 대한 해결책을 잠시 엿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달팽이 마을, 이름도 잘 지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