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교육컨설팅 업체의 홍보강의를 들었다. 지인(知人)을 통해 강좌에 참여했는데, 심리상담의 핵심을 알게 됐다. 성격진단과 그 진단에 대한 상담기법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쉬운 용어로 강의가 진행됐다. 비타민 결핍 현상처럼, 혹은 비타민 과다 현상처럼 지성과 감정과 의지와 융합의 성격 유전자들이 적절히 배합하거나, 뚜렷한 성향을 갖추면서 자아조절을 한다면 학습능력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프로그램이다.
업체 홍보의 오해가 있을 듯 싶어, 교육내용만 간략하게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심리치료와 성격진단 프로그램을 신뢰하지 않는다. 왜냐면 자칫 사람에 대한 편견의 선그라스를 스스로 쓰게 되고, 사회는 심해(深海)처럼 다양한 변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뇌(腦)는 우주처럼 오묘한 존재라고 믿기 때문이다. 성격진단 프로그램도 그냥 단순히 리트머스에 불과할 뿐, 그것이 만능치료제는 아님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업체의 프로그램은 확연히 달랐다. 특히 2가지가 특별하다. 하나는 용어가 쉽다. 우리가 의사들과 변호사들을 존중하고 그들앞에 주눅이 드는 이유는 어려운 전문용어 때문이다. 그처럼 성격진단프로그램의 결과지는 이해하기 어려운 외국용어들로 점철되어 있고, 그냥 단순히 자신이 무엇인가? 어떤 사람인가 정도만 인식하고 끝나게 된다. 이 성격진단 프로그램은 4가지 기둥(지정의, 융합)으로 구분되어 있어서 설명을 들으면 금새 이해가 된다. 사주팔자(四柱八字)도 사실은 성격진단 프로그램중 하나이다. 사람이 태어난 때를 기준으로 그 성향을 파악하는 프로그램이 12지간이다. 과거에 만들어진 그런 성격진단 프로그램은 대체적으로 맞는 것 같고, 아닌 것은 아니다. 반면, 심리진단 프로그램으로 자신을 들여다보면 4가지 기둥으로 확실이 구분된다.
둘째, 이 프로그램은 문제진단과 해결방법을 동시에 제공한다. 가령 이런 식이다. (나의 견해이다.) 비타민 A가 결핍되면 야맹증에 걸리므로, 비타민 A를 먹도록 의사가 진단서를 끊어주고, 약사는 비타민 A를 제공한다. 혹은 비타민 A가 많은 야채류를 섭취하도록 권유한다. 이와 같이 의지(意志) 성격이 매우 강하게 나타나서, 분노조절 장애현상이 발생하면 그 반대성향의 프로그램으로 조절하게 된다. 의지의 반대는 ‘융합’이다. 융합은 그냥 동글동글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며, 글로벌한 용어로 ‘평화’이다. 의지는 전쟁과 분쟁과 토론과 도전정신으로 표출된다면, 융합은 원만한 인간관계속에서 조용히 지내는 것이다. 4가지 성격마다 4가지 유형이 각각 분류되면서, 총 16가지 성향으로 학생의 성격이 구분되므로 학생의 문제점을 제대로 진단할 수 있고, 특히 부족한 성격에 대해서는 향상 프로그램이 주어지게 된다.
# 지(知) : 지식
지식은 논리성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성적 뇌(腦)이다. 지식의 반대는 감성이다. 논리적으로 따지길 좋아하는 사람과 감성적으로 느끼길 좋아하는 사람은 서로 잘 통하지 않는다. 지식은 언어체계이므로, 조직적이며, 통찰력을 가지게 되며, 앎에 대한 지적 욕구가 매우 강하다.
# 정(精) : 감정
지식의 반대는 감정이다.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사건이 왜 발생했는지, 누가 잘못한 것인지, 피해상황이 어떤지 분석하는 쪽은 지(知)에 해당한다. 정(情)은 얼마나 아플지,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게 된다. 접근방식이 전혀 다르다.
# 의(意) : 의지
의지는 곧 목적의식이다. 의지가 뚜렷하면 목표의식이 분명하다. 목표는 곧 지도자를 말한다. 목표의식이 분명한 사람은 도전정신이 생기고, 명분이 있다면 어려운 일에 도전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킨다.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리더쉽이 ‘의지’에 해당한다.
# 융합(融合) : 동글동글
융합형이 우리가 알고있는 공감능력과 약간 차이가 있다. 여기서 융합형은 ‘지+정+의’가 아니다. 그냥 모든 사람들과 원만히 지내길 원하는 평범한 스타일을 뜻한다. ‘동글동글’로 묘사하면 딱 맞다. 융합형의 사람들이 직원들로 구성되면 직장이 그럭저럭 잘 돌아간다. 의지가 강한 사람이 만약 직원으로 근무하면, 노동조합이 시끄럽게 된다. 반면, 융합형의 인물이 기업대표를 맡게 되면 술에 술탄 듯 물에 물탄 듯 결정을 하지 못하면서 이리저리 끌려다니게 되므로, 기업이 큰 성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
심리프로그램이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이 수학공식처럼 딱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춘추전국시대 공자도 결국 인(仁)을 통해서 성격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것이다. 당시는 정치인 양성이 급선무였고, 스피치 훈련과 글쓰기 훈련, 토론학습을 통해서 인재를 양성했다. 맹자도 마찬가지다.
숫자는 +2, -2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사람의 두뇌는 차갑기도 하고 뜨겁기도 하며, 논리적이기도 하고 감성적이기도 하다. 의지를 +로 표현한다고 해서 융합을 -로 표시할 수가 없다. 분명 둘은 반대개념인데, 한쪽이 +가 될 수가 없다. 지성이 +라면 감성은 -에 해당한데, 둘의 관계는 마치 여성과 남성처럼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다. 결국, 심리진단프로그램은 인간을 알아가는 다양한 방법중의 극히 일부에 해당하고, 참고서인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를 향한 한없는 애정과 사람을 향한 진정성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