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 입학처 설명회, 미흡했다.
진학정보설명회는 서울권 총 40개 대학이 선별됐고, SKY대학중에서 고려대가 첫날 배정됐다. 매우 좋은 위치에 배정됐다. 6번째다. 20분씩 시작되는 입학처의 대학진학 설명되는 고3 담임교사들의 관심도가 매우 높다.
가천대의 경우 입학처장이 얼마나 많이, 세련되게 PPT를 준비했는지 느낌이 그대로 전달됐다. 정보는 동일한데, 정해진 20분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전달할 것이냐는 입학처장의 열정이다. 하려면 가천대처럼 해야한다. 정말로 잘했다. 괜히 가천대 가천대 하는 것이 아님을 실감했다. 가천대에 비하면, 고려대는 ‘고려시대’ 수준같다. 왜 그랬을까? KBS에 출연한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글로벌인재육성을 위해서 엄청난 프로젝트를 선언했는데, 왜 인재발굴의 관문역할을 하는 입학처에서 설명회가 ‘모호하면서 불성실함’으로 고3 담임교사들에게 정보를 제공했을까?
이날 고려대 입학처에서 했던 말을 요약문으로 편집해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각색된 내용이며, 다소 의미전달이 개인적 편견이 반영된 것도 있음. 개인적으로 고려대 입학처 설명이 상당히 불만족스러웠음.)
– 다른 대학에서는 평균점수를 제공하는데 알았으면 준비를 해왔을텐데 몰랐습니다.
(교사중에서 추후에 제공해줄 수 있느냐고 묻자)
– 그냥 구두로 말해주겠다는 것이지 다른 대학처럼 제공해주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하면 학과별 계급이 생겨서 말들이 많아서 비공개합니다.
– 오늘 20분동안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할지, 정시는 할 말이 없는데 나왔습니다.
– 2018년 정시전형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데… 이번에는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 7번째 추가합격 통지를 전화로 하면 안받는 학생이 많습니다. (서울대를) 합격한 것 같은데, 담임교사님들이 설득해서 전화를 받게 해주세요. 끝까지 방법을 찾아서 전화로 합격통지를 할 것입니다.
– 물리학과는 100% 충원률입니다. 합격생이 모두 다른데로 갔다는 말이죠. 합격이 합격이 아닙니다.
# 그래도 새겨들을 고려대 입학처 중요한 정보 3가지
이날 고려대 입학처에서 매우 중요한 정보 3가지를 알려줬다. 그것은 세종캠퍼스에 대한 것이다. 깊게 고민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세종캠퍼스는 서울의 고려대캠퍼스보다 점수가 낮다. 지방캠퍼스가 대부분 그렇다. 그런데 세종캠퍼스는 고려대 캠퍼스로 옮길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첫째, 이중전공이 가능하다. 이중전공은 자신의 전공과목에다 전공을 하나 더 하는 것이다. 세종 캠퍼스는 대부분 서울의 고려대 캠퍼스에서 별도의 전공을 선택해서 공부한다.
둘째, 복수전공이 가능하다.
셋째, 소속변경이 가능하다. 1년에 고려대는 편입학이 150~200명이 생기는데, 10%정도 세종캠퍼스 학생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대략 1년에 20명 정도가 세종캠퍼스에서 서울 안암캠퍼스로 옮길 수 있다. 소속이 완전히 이동한다. 단, 해당학과에 결원이 있어야하고, 선발기준은 학점이며, 대략 학점 3.75이상이 되어야 가능하다.
# 대학입시설명회를 다녀와서….
서울교육정보연구원에서 열린 대학입시설명회에 다녀왔다. 오후 5시에 끝났다. 녹초가 됐다. 고3 담임교사들은 정말로 바쁜 시간을 쪼개서 참석했을 것이다. 핵심을 알고 싶은 그들의 눈빛에 몇몇 대학은 보답했고, 고려대는 실망을 줬다. 공개할법한 자료를 비공개로 했고,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갑의 위치가 느껴졌다. 입학처장이 고3 담임교사들을 모아놓고서 해서는 안될 일을 한 것이다. 고려대 총장이 만약, 좌석에 앉아있었다면 그렇게 했을까? 본인의 말 한마디로 연세대 갈 학생이 고려대로 오게할 수도 있을 것을….. “할 말이 없다. 20분동안 뭘 말하죠?”라고 말하는 것이 황당한 발언이다. 고3 담임교사들앞에서 할 이야기는 아니지 않을까? 대통령이 만약 참석한 자리였다면 그렇게 했을까? 미래 대통령, 미래 대학총장들을 교육하는 고3 담임교사들이 총장과 대통령보다 더 큰 인물이 아닐까? 고려대 입학처장의 고려대 설명회는 실망 그 자체다. 고려대 염재호 총장은 kbs1에 출연해서, 학부모를 상대로, 학생을 상대로 열정적인 강연을 하던데, 왜 준비없는 강의로서 널널하게 보냈을까? 열정이 사라진 고려대, 과연 어떤 학생들이 오길 원하는가?
반면, 경민대 입학처장은 정반대 모습을 보였다. 전문대지만, 상세한 설명으로 설득을 하려고 구구절절 말을 아끼지 않았다. 단지, 가장 늦게 프로그램이 잡히다보니, 가야할 교사들이 가지 못하면서 몇몇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경민대 입학처장은 사실 ‘핵심의 맥’을 짚어주면 되는데, 너무 자세히 학과설명만을 했던 것이다.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닌데, 그것을 너무 강조했다. 장학금 제도가 어떠하고, 가장 유망한 학과가 어디이며, 경민대를 졸업하면 대체적으로 어디에 취직하게 되는지, 졸업하고서 사회적으로 활동을 잘 하고 있는 인물은 어디인지, 그것을 말해줬어야한다. 게다가 효행법의 가장 큰 수혜를 받고 있는데, 효학과 관련해 특화된 최초의 학과를 소개하는 것도 빠졌다. 하고싶은 말을 하지 말고, 상대가 듣고싶은 그것을 말해줬어야 했다.
가장 잘 이야기한 대학은 명지대와 가천대이다. 명지대는 역시 노련했다. 고3 담임교사들이 뭘 듣고싶어하는지 일목요연하게 지루하지 않게 적당한 선에서 정보를 제공했다. 정보가 나오지 않으면 교사들은 실망할 수 있다. 가장 바쁜 시간을 3시간동안 엉덩이를 붙이고 학생처럼 앉아있는 목적은 학교에 돌아가서 학생들에게 뭔가 줄 정보가 필요해서다. 그것에 대해서 대학이 반응을 보인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나라 교육은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했다. 밥먹으면서 학생의 진로가 결정된다는 말인데, 그 밥상이 집의 밥상만일까? 학교의 책상도 밥상이다. 교실의 수업도 밥상이다. 지식의 밥상을 책임진 담임교사의 말한마디가 학생의 미래를 결정한다. 나도 사실 고등학교 시절을 생각하면, 담임교사가 조금만 더 나의 재능을 인정하면서 진로를 설계해줬다면 학과선택을 제대로 했을 것이다. 언론인으로 기계설계학과 출신이라니….. 담임교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오늘 정시전형 대학진학설명회는 가천대, 성신여대, 건국대(서울), 경기대, 경희대, 고려대, 명지대, 경민대 순으로 이어졌다. 내일은 국민대, 단국대, 덕성여대, 동국대, 인천대, 광운대, 상명대, 서강대로 진행된다.
# 비빔밥처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관건이다.
대학교 모집요강을 모두 챙겨서, 지하철까지 내려와서, 밥을 먹었다. 곤드레밥이란 곳인데, 10년 전통이라고 해서 들어가 주문했다. 12가지 반찬이 나왔고, 맛있게 비벼진 밥과 또 하나의 그릇이 나왔다. 된장과 간장이 별도로 제공되었다. 가격은 7000원으로 저렴했다. 딱 보기에도 맛있어 보였다. 복잡하다고 말하기엔 맛있고 정갈하다고 말하는 것이 옳겠다. 간장에 비벼서 먹고 싶으면 간장을 넣고, 된장을 넣고 싶으면 된장을 넣으면 된다.
수시와 정시가 그렇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너무 많은 대학과 정시전형의 까다로운 대학별 설계 때문에 헤깔린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알고보면 학생의 입맛에 맞춰서 선택적으로 지원하라는 것이다. 경제적 여건이 만약 열악한 학생이라면, 가천대가 좋다. 전액장학금 제도가 매우 발달해 있고, 학과별로 특화되어 있다. 수능성적이 월등이 높다면 의과를 지망해서 전액 장학금을 받고서 미래를 보장받을 수도 있다. 서울대 의대만 의대가 아니다. 미래설계는 이처럼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한다.
명지대의 경우, 과목별 배점이 전혀 다르다. 국어는 2배수로 점수를 주고 다른 과목은 1배수로 점수를 준다. 어떤 학과에 지망하느냐에 따라서 배점이 완전히 달라진다. 자신에게 유리한 학과를 선택하라는 것이 아니다. 명지대와 비슷한 학교가 [가][나][다]군에 각각 있을 것이다. 자신의 진로희망에 맞게 학과들을 찾아보고 그 학과의 정시전형을 꼼꼼히 살펴봐야한다. 자신에게 보다 유리한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합격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나는 간장을 넣고서 나물들을 섞어서 곤드레밥을 맛있게 먹었다. 곤드레밥은 많았다. 또 다시 덜어서 이번에는 된장을 넣어서 먹어 보았다. 어찌나 맛있던지….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 시절에는 전기와 후기로 오직 1번만 지원기회가 있었다. 지금처럼 9번의 기회가 있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기회의 천국’이다. 물론 모두에게 기회이니 경쟁률은 과도하게 높을 것이며, 20대 1의 경쟁률은 알고보면 거품이 낀 경쟁률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보다 적합한 대학의 학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한 교육정책은 학생중심 대학전형임에 틀림없다.
# 고3 담임교사들을 위한 진학설명회
고등학생들의 입시향방이 고3 담임교사들의 손에 달렸다. 고1때 심겨진 씨앗이 희망으로 자라, 고2의 폭풍을 견뎌내면 이제 고3 가을에 열매를 추수하게 된다. 크고 작은 수능의 숫자에 따라서 등급이 매겨지고, 가야할 대학이 결정된다. 가군, 나군, 다군 대학별로 학괍려로 종류는 각양각색, 게다가 이미 수시 6회 지원의 경쟁이 진행중이다. 수시와 정시가 밀물, 썰물 교차하듯 고3의 대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울고 웃는 배움의 추수현장엔 고3 담임교사들이 있다.
서울교육연구정보원 지하 강당에는 벌써 입시전쟁이 시작됐음을 느낄 수 있다. 학생들 수능성적에 대해, 수시와 정시에 대해, SKY대학에 대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정보는 아는자의 전유물이다. 특히, 수시와 정시가 맞물려 움직이는 대입에서는 정보 하나가 운명을 가른다. 소식지원과 안전지원의 모호한 경계선에 대한 기준을 놓고서 열띤 대화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고3보다 더 고자인 고3 교사들의 열정이 없다면 대학입학처도 곤혹을 치를 것이다. 서교연에서 준비한 대학입시설명회는 지난해 가장 관심있는 대학별로 40개를 선별해서 일정이 마련됏다.
정인순 원장은 “교육 수난의 시대를 맞이해서 지도하기도 힘들고,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모두 어렵고 고통스러운 교육환경을 보내고 있다. 이대 담임교사들 덕분에 학생들이 적성에 맞는 대학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학교현장에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늘 힘쓰겠다”고 말했다.
# 가천대 정시 입학 설계
가천대는 본래 경원대였다. 가천대로 이름을 바꾼 것은 2개 4년제대학과 2개 2년제 대학이 통합하면서다. 지금은 의과대학까지 신설되면서 가장 가고싶은 대학교로 가천대가 꼽힐 정도다. 대학생들의 복지제도와 취업률, 졸업후 안정된 직장들이 보장되기때문일 것이다. 열악한 대학교는 학생들이 공부할 강의실도 없는데, 가천대는 학생들을 위한 스터디룸까지 있을 정도니,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학생복지시설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가천대는 돈많은 대학으로 유명하다. 돈이 많은 것도 맞고, 정부예산을 유치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하와이에 글러벌리더쉽센터까지 있을 정도니, 학생들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해외연수제도가 잘 갖춰져 있다.
김한규 93개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이 가천대 출신이라고 한다. 서울변협은 엄청난 자리다. 대한변협보다 어려운 자리가 서울변협이고, 서울변협은 대한변협 회장이 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서울시장이 되면, 차기 대통령 후보에 도전하듯 그렇다. 서울변호사가 가장 숫자가 많아서 서울변협 회장이 대략 대한변협 회장이 된다. 대한변협 회장은 판사보다 영향력이 세다.
만약, 나에게 청춘의 시절이 다시 온다면 가천대를 지원해 보고 싶다. 정말이다. 수능점수가 1등급 컷으로 하고, 의대를 지원하면 미래가 KTX로 이미 보장되어 있으니, 나는 그 길을 걷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러나 시간은 뒤돌아 가지 않으니,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다. SKY에서 바둥바둥 사는 것도 좋지만, 가천대처럼 훌륭한 의료시설속에서 졸업후 안정된 직장이 보장된다면 그러한 길을 거절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 진로는 결국 자신의 적성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빠르게 펼칠 수 있으냐의 문제인 것이다. 모두가 가는 길이라고 그것이 옳은 것도 아니다. 자신의 선택해서, 자신이 설계한 진로의 건축물에서 가장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이 진로의 매력이 아닐까?
– 서해안 시대의 관문이자 국제항공 교통의 창구인 인천을 ‘지방’으로 보시는 분들이 있다면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인천과 가천대 의대는 앞으로 국제교류 시대의 최첨병이 될 것이며, 서울의 그 어떤 의과대학보다 가장 글로벌한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그것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될 것이다. /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
# 성신여대 정시입학 설계
성신여대는 돈암동에 있다. 미대가 상당히 유명한 곳으로 나는 알고 있다. 이번 대학입학설명회에서 발표는 다소 미흡했다. 마이크를 입에 바짝 대고서 말을 했어야하는데, 그 귀한 20분중에서 15분을 혼자서 조용히 말하였으니, 잘 들리지 않았다.
성신여대 입학처에서는 크게 2가지를 강조했다. 하나는 미아운정 캠퍼스의 세련됨이다. 강의실 벽면까지 그림으로 디자인된 곳이 미아운정 캠퍼스라고 한다. 보기만 해도 미술관을 보는 것 같았다.
또 하나는 여대로서 학군단이다. 여군학군단에 선발되면 2년 장학생의 혜택이 있고, 미국연수기회까지 받게 된다. 대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복지 정책이 펼쳐지는 곳이 성신여대이다. 장학금 혜택도 여대로서는 1위, 서울권 대학에서는 3위로서 대략 1인당 349만원의 장학금이 주어진다고 한다. 거의 반값 등록금인 것이다. 장학금이 주어질 수 있는 것은 대학의 경쟁력이 그만큼 뛰어나서 국가로부터 다양한 예산을 받아와서, 학생들에게 경제적 여건을 해결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