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봇고와 조희연 교육감, 노태석 서울로봇고 교장
서울교육방송에서 알려드립니다.
오늘 하룻동안 수많은 곳에서 전화로 항의하고, 제보하고, 다양한 의견을 듣게 되었습니다. 서울교육방송에서 보도한 서울로봇고 기사를 읽고서 시각이 각양각색이었습니다. 교육청에서, 서울로봇고에서, 서울로봇고를 떠난 교직원에게서, 학부모에게서, 학생에게서….. 서울로봇고의 속속을 알 수 밖에 없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언론인은 3개의 귀(耳)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제보원의 귀(耳)이고, 또 하나는 제보원과 의견을 달리하는 상대편의 귀(耳),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분석과 판단의 귀(耳)입니다. 언론인은 언제나 양측의 의견을 듣기 때문에 사건의 진실을 이면적으로 입체적으로 통합해서 바라보고 판단합니다. 서울교육방송은 서울로봇고 현장에 나가보지는 못하였지만, 그 현장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접수하고 듣고, 이메일로 받았습니다.
1. 서울교육방송은 노태석 교장의 직무해임은 매우 부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임기가 몇 달 남지도 않은 특정 교장을 서울교육청이 공권력으로 찍어 내리는 그런 수법은 악랄합니다. 그것은 비열한 짓이며,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도 보기 드믄 ‘공권력의 남용의 표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희연 교육감이 말하는 ‘질문하는 교실’과 ‘자유학기제’와 ‘마을교육공동체’의 단면이 과연 그러하다면, “반드시 따르고, 따르지 않으면 명령거부로 해임”이라는 흑백논리라고 한다면, 서울교육청의 조희연 교육감이야말로 지금 당장 그 직위를 그만 둬야할 것입니다. 교육부의 지침을 따르지 않은 것이 한둘이 아니니까요.
2. 노태석 교장이 특정 교사를 보호하지 못한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의견과 설령 다르다고 하여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000 교사를 직무해임시키고, 다른 곳으로 발령을 낸다고 했을 때, 노태석 교장은 충분히 보호해줄 권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하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마음 씀씀이가 그 정도밖에 되지 않은 것인지요? 교장은 교사의 울타리입니다. 노태석 교장이 000 교사를 보호하지 않고서 학교에서 내쫓은 것이나, 서울시 교육청 조희연 교육감이 노태석 교장을 직무해임한 것이나, 도대체 무엇이 다른가요?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교육의 정의’입니까?
설령 그 형식이 교육의 정의같아도, 그러한 어른들의 싸움에서 도대체 학생들이 배울 것이 무엇입니까? 로봇의 싸늘한 기계음만 배울 것입니다. 인간이 로봇과 다른 것은 감성이 존재하고, 판단을 통한 희생과 배려, 아름다운 나눔의 미덕입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볼 때, ‘옮음’을 탈쓴 ‘집단적 이기주의’만 난무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교육의 향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으니, 참으로 부당한 것 같습니다.
서울로봇고는 학생들의 학교입니다. 학교의 주인은 교장도 아니고, 교육감도 아니고, 장학사도 아니고, 학부모도 아니고, 교사도 아닙니다. 학생들이 두 눈을 부릎 뜨고서 모두 자신들의 생각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할 것입니다. 학생이 없다면 교장의 위치는 ‘별볼일 없는 인물’에 불과합니다. 학생이 있으니 교장이지요.
서울교육방송은 이 알림사항을 끝으로 서울로봇고와 관련해 기사작성을 하지 않기로 내부편집회의에서 결정하였습니다. 어른들께서 더 이상 지저분하게 살지 마시길 바랍니다.
새해에는 까치를 보는 것이 좋지, 시꺼먼 까마귀를 보는 것이 좋습니까?
새해에는 덕담을 듣는 것이 좋지, 지저분한 악담을 듣는 것이 좋습니까?
조희연 교육감의 2016년 새해 첫 업무가 ‘교장 직무해임’이라는 것은 서울교육청의 정말 잘못된 교육행정임을 다시금 생각해보면서, 모쪼록 서울교육청이나 서울로봇고나 ‘베니스의 상인’을 기억하면서, ‘상호배려와 아름다운 자비’로서 선한 영향을 학생들에게 전파하시길 거듭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더 이상 서울교육방송에 제보나 비판의 전화를 하지 마십시오. 그럴 힘이 있다면, 차라리 서울로봇고 학생들에게 ‘진로탐색’을 위해서 힘을 쏟으십시오. 지금 한창 학생부 기록 때문에 바쁘실텐데요. 그래도 시간이 남으시면, 학생들에게 물어보십시오.
“우리가 잘하고 있나요?”라고 물어보십시오. 제갈공명같은 학생들이 ‘서울로봇고의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창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