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다름을 ‘마이쭈’로 연결하다
날이 추웠다. 경복궁 문화캠프와는 비교하면 따뜻했어도, 오늘은 오늘로 추웠다. 서대문의 찬바람이 살결을 파고들 정도로 두꺼운 외투를 바짝 당겨야했다. 국제문화교류봉사단 학생들은 ‘자율성’의 직립보행을 하는 주체적 인물들이니, 참여하겠다는 의사로서 100% 참석률을 확신했다.
먹는 것은 언제나 중요한 일. 정지윤 교수님과 함께 성프란체스코 성당 주변을 물색했다. 한 장소는 맘에 들지만 ‘홀’밖에 없어서 나와야했고, 또 다른 곳은 ‘방’은 있지만 시장(市場)처럼 붐벼서 나와야했다.
정지윤 교수님 曰, “잠시지만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이 필요해요.”
이렇게 물색한 곳, 무등산이다. 공간도 안성맞춤, 갈비탕을 실제로 먹어봤더니 맛이 좋다. 모두 갈비탕을 통일하고서, “남북한 통일은 어렵지만, 메뉴판 통일이라도 해야죠”라고 내가 대답했다.
약속시간 2시, 거의 대부분 학생들이 참여했다. 단지 4명의 학생이 도착하지 않았다. 전소연 학생, 김보은 학생, 조현주, 강우린 학생이다. 전소연 학생과 김보은 학생은 중학생이라서 걱정은 되지 않았는데, 조현주 학생과 강우린 학생은 예비 중학생이어서 자꾸 기다려졌다. 다행히, 강우린 학생까지 모두 도착했다. 100% 참석률이다. (고등학생 2명은 학교 교육 때문에 다른 방법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정지윤 교수님과 함께 12시 30분에 캐나다 석세스에 도착해서 잠시 준비과정을 보았는데, 직원들의 열정이 세밀했다. PPT를 계속 점검하고, 테이블 위의 명단을 다시 확인하고, A팀 B팀 C팀의 구성원 비율을 재점검하면서 거의 1시간이 지났던 것 같다. 학생들의 교육에 애착을 가지고 ‘캐나다 문화캠프’에 임하는 캐나다 석세스를 보면서, “아~~ 이처럼 캐나다 이주민을 위해서 문화적으로 안내하고, 낯선 문화를 친밀감있게 준비하고, 서로 어울어지도록 다양한 연출을 자연스럽게 진행하겠구나”라고 느꼈다.
캐나다 석세스는 ‘낯섬’을 ‘편안함’으로 변화해주는 중간자 역할이다. 이사하는 것도 뉴튼의 관성의 법칙에 따라 ‘있는 곳에 지속하는 것’을 누구나 원한다. 세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은 ‘뉴튼의 관성의 법칙’을 뜻하기도 한다. 누구나 변화하고 싶지만, ‘변화를 방해하는 중력’은 강력한 것이다. 이것은 ‘낯섬’이다. 내가 학생들에게 캐나다 문화캠프를 소개할 때 ‘영어’로 표현했을 때, 그 ‘낯섬’을 ‘어려움’으로 비치게 했던 것이다. 무척 반성이 되었다. 누구나 편해야 좋은 것인데….. 다행히 캐나다 석세스는 ‘문화의 다름’을 다루는 문화전문가여서, 학생들에게 매우 쉽게 다가갔다. 그 방법은 ‘마이쭈’였다.
남혜경 소장님이 먼저 강의의 문을 열었고, 8명이 40년전에 캐나다에서 시작한 캐나다 석세스의 역사를 설명했고, 아주 쉽게 ‘해외이민의 주제’를 풀어냈다. 이사처럼, 전학처럼, 이민도 그러하고 캐나다 석세스는 캐나다 정부와 함께 캐나다로 이민오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교육의 도우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최순영 settlement practitioner의 강의도 압권이었다. 전반적으로 캐나다를 아주 선명하게, 캐나다 현지에 가본 것처럼 느껴지도록 설명했고, 특히 캐나다 정치제도에 있어서 ‘남자와 여자의 50% 비율’로 내각이 구성된다는 사실은 ‘캐나다의 살아있는 정보’였다. 캐나다 내각의 구성원을 화면에 띄워놓고서 ‘수수께끼’를 내서, 맞추면 그때 ‘마이쭈’가 전달됐다. 멀리 있는 학생에게는 “마이쭈 받으세요”라면서 쑥 던진다. 그 낯섬이 ‘마이쭈’로 연결되는 순간이다.
(내각이 영어로 캐비넷(cabinet)이란 것도 신기했다.)
아마도 마이쭈를 상당히 준비한 듯 하다. 팀별로 맞추면 팀 전체에도 마이쭈 6개가 나갔고, 광할한 영토, 자연의 나라이며, 사회보장 제도가 가장 발달한 선진국, 다문화 국가로서 살기좋은 캐나다가 ‘국제문화교류봉사단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캐나다에서 인기있는 과자봉지도 보여주고, 캐나다 유명 연예인, 캐나다 교육과정…..
“캐나다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뭘할까요?”
“캐나다에서 혼날 때는 고개를 숙일까요? 눈을 빤히 쳐다볼까요?”
“캐나다에 수능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우리나라 SKY처럼 캐나다의 최고대학이 있을까요?”
“캐나다는 숙제를 내줄까요? 안내줄까요?”
“미국을 인종의 용광로로 비유하고, 캐나다는 인종의 모자이크로 비유하는데, 미국을 스프(soup)로 비유하면 캐나다는 뭘로 비유할까요”
맨 마지막 문제에 나는 ‘비빔밥’이 떠올랐다.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 ‘샐러드’라고 학생들이 맞췄다. 양파와 미나리와 쑥갓으로 구성된 그 샐러드를 말하는 것이 분명하다. 한국은 아마도 ‘마늘’이나 ‘고추’로 비유될 것이다. 아주 아마도…..
함께 참여한 김보은 학생의 어머니 정호숙씨는 오래전 캐나다에서 거주했던 인물이다. 캐나다에 대해 아주 깊게 많이 알고있었고, 캐나다 교육 프로그램중에도 문제의 답들을 거의 대부분 알아맞췄다. 정호숙 어머니는 “캐나다는 정말로 살기좋은 나라이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그 문화는 정말로 대단하다. 노약자가 버스에 올라탈 때는 버스 운전기사가 시동을 끄고서 직접 내려가서 도와주는데 승객들이 누구도 불편을 호소하지 않고, 함께 기다려준다. 도로에 만약 유모차가 나타나면, 모든 자동차는 보행자가 도로를 무사히 건널 때까지 기다린다. 누구도 화를 내지 않는다. 캐나다는 아이들, 노약자,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를 최우선으로 배려하는 아름다운 인격의 나라이다. 이번 캐나다 석세스 교육은 현지에 가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캐나다를 피부로 알고싶은 사람들에게 살아있는 정보를 제공해준 내용이다. 대사관의 교육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런 교육이 실제로 진행된다는 사실에 매우 놀랬고, 캐나다 석세스는 캐나다로 가는 문화의 출입구라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