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아울렛 상점에서 키친 아트 커피포트를 샀다. 싼 것은 싼 것이다. 너무 저렴한 것은 사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했다. 14000원이어서 디자인도 보기에 적당해서 샀는데 물을 끓였을 때 냄새가 났다. 플라스틱이 타는 듯한 냄새가 나와서 몇 번 끓이면 괜잖겠지 했지만 여전했다. 아울렛 상점에 가서 불만을 호소하니 식초를 타면 괜잖을 거라고 조언한다. 이미 이런 불만을 몇 번 들었던 것 같다. 왜 이런 제품을 파는 것일까? 분명 열이 전달되면서 플라스틱이 녹는 냄새가 물속에 스미는 것인데 그것을 고객에게 먹으라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그래서 신일제품으로 바꿨다. 오늘 변경했는데 그 판매점은 키친아트 때처럼 “이것은 냄새가 전혀 나지 않고 좋아요”라고 했다. 끓였더니 냄새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유자차를 타먹으려고 하는 순간에 혹시나 하고서 컵에 부은 물을 자세히 보니, 무슨 불순물이 있다. 너무 기분이 안좋았다. 수돗물을 탓했다. 이런 수돗물을 왜 아리수라고 하는가? 그리고 수돗물을 먼저 컵에 따르고서 확인했는데 이상이 없었다. 그래서 다시 그 물을 커피포트에 담고서 끓였다. 역시나 불순물이 섞여 나왔다. 그 물을 마셨으면 어쩔뻔 했나? 겁이 덜컥 났다.
아울렛에 가서 바꿨는데, 다행히 바꿔줬다. 그런데, 그 판매원은 오히려 나를 이상케 보는 눈치다. 그래서 “문제가 있는 주전자를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이 옳은 것이지, 내가 민감한 것이 아니다. 판매원의 자녀가 저 물을 마신다면 좋겠느냐?”라고 말을 했다. 그 판매원은 주전자를 끓여서 확인을 해봤는데, 현장에서 물을 따라보더니, “아무 이상이 없는데요”라고 해서, 내가 컵을 자세히 들어서 밑바닥을 쳐다보라고 하니, 눈을 흠칫 한다. 밑바닥에 납이 쌓여서 떠다녔기 때문이다. 그것을 보더니, “그 물 마실래요?”하니까, 고개를 설레설레 한다.
그런데, 다음 말이 압권이다.
“왜 저런 주전자를 파세요?”라고 내가 물으니, 정말로 기계적으로 그 판매원은 “우리는 잘못이 없죠. 저 제품을 만든 회사가 문제죠. 뭔가 마지막 공정에서 잘못이 있는 것 같네요”
그래서 내가 잔잔한 목소리로 “서비스 마인드가 정말 잘못 됐네요. 저 물을 마셨으면 어쩔 뻔 봤나요. 판매한 책임이 없다고 하니 정말 무책임한 분이시네요. 그렇게 말하는 것은 옳지 앉죠!!!”
집에 돌아는 오늘 길에, 혹시나 나의 마음이 나의 정신이 불량 주전자 같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잘못된 사상을 가지고서 무슨 일을 한다면 그것은 불순물이 끼어서 역시 잘못된 일이 되고 만다. 결국 내가 나를 늘상 점검하고 마지막까지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불순물이 섞여서 컵의 물도 버리게 한다. 열이 잘 전달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정결함’이다.
“깨끗한 정신의 주전자가 되자!!!”
– 오늘의 깨달음
키친아트도 안하고, 신일제품도 안하고, 삼성제품을 사기로 결심하고 그곳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