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봇고 학부모들이 나섰다. 첫 번째 편지 사연
서울 로봇고 교장 공모제 사건이 미궁으로 빠지는 상황에 서울로봇고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해, 학교운영 정상화를 선언했다. 서울로봇고 노태석 교장은 지난해 12월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명망있는 교육인’으로 평가받았는데, 돌연 서울교육청은 감사관을 파견해 직위해제시키는 불명예를 안기면서 문제의 사건이 언론에 노출되었다. 이후 학교측, 학부모측, 교육청측 등 모든 의견이 제각각이며, 학부모측은 입단속이 심했다. 그러나 학교의 이미지가 추락할 경우 교사들은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 간단하고 교장은 누가 오더라도 그 직위만 유지하면 그만이다. 피해 당사자는 학생이고, 그 학생은 학부모의 미래와 직결되어 있다.
학생은 평생 서울로봇고 출신이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서울로봇고의 정상화’를 목표로 교장공모제의 조속한 촉구를 원하고 있으며, 또한 교장공모제의 심사과정에 대한 재감사를 목표로 한다. 현재 교장공모제 심사과정이 감사결과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로봇고의 이미지가 심각히 훼손된 부분이다. 서울로봇고 학부모들은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질문을 하며, 학교는 더 이상 교육청의 전유물이 아니고, 교사들의 놀이터도 아니며, 오직 ‘학생의 배움의 보금자리’여야한다는 주장이다. 서울교육방송은 아주 길고 긴 ‘서울로봇고 교장 공모제 사건 X파일’을 읽어본 결과 해당 사건의 진실에 매우 근접한 내용임을 확인하였고, 이에 그 자료집에서 학부모님들의 진솔한 글들을 차례로 편집없이 보도하기로 했다. 편지 사연글은 총 6편이다.
첫 번째 편지
서울로봇고 학부모님들에게 안타까운 심정으로 호소합니다.
먼저 3학년 학부모로서 그간 3년간 겪었던 일을 잠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3학년은 2013년 처음 우리 학교에 입학해서 참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고 우왕좌왕 어려운 때가 있었습니다. 마이스터가 무엇인지, 도무지 교사와 학교가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모르겠고, 특성화고였던 윗학년 학부모회와 학교간의 갈등도 참 많았습니다. 그런 갈등 속에 어떤 분은 매일 학교에 오다시피 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민원을 넣어보기도 하며 또 어떤 분들은 침묵하는 등 많은 시도가 있었고 급기야 저희 1학년 대표분의 자녀는 자퇴를 하기 까지 했습니다. 그런 1년을 거쳐 우리 학부모들은 마음이 참담해졌고, 깨달았습니다. 우리 한 아이 한 아이만 생각하고 주장하는 것이 답이 아님을, 저희 학부모는 학교를 믿고 따라갔고, 마이스터고의 개교와 더불어 출발했던 우리가 해야할 것은 첫 발걸음을 걷는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가 감수해야말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지금은 초석을 만들고, 이후 내년에는 그 위에 한 걸음 더 나가는 주춧돌을 한 개씩 세워 나가면서 발전해 나아가게 되리라는 믿음과 뼈아픈 심정으로 지냈습니다.
또한 이 때 깨달았습니다. 학교 내에서는 많은 의견과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우리학교가 문제가 있으니 감사해달라, 조치를 취해달라고 민원을 넣기 보다는 학교 내에서 해결 가능한 형태의 조절을 해나아가고 면대면 해결과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들어보면 결코 학부모의 마음과 학교의 노력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그렇게 한 곳을 바라보며 나가고 서로의 의견을 건설적으로 수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알았고, 2014년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적극적인 의견수렴을 해나가도록 했고, 2015년 1,2,3학년이 모두 참여하는 로봇고등학교 학부모회가 정식으로 출범을 하게 됩니다.
이후 학교 내에서 조직이 생겨야함을. 그리고 그 조직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의견을 개진하고 서로를 설득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선후배가 함께 하자고,,, 그래야 우리처럼 힘든 시간을 반복하지 않고 건설적으로 발전하는 학교가 될 수 있다고, 그리고 학부모로 인해 교사들이 받은 상한 마음, 학교로부터 받았던 학부모의 불안한 마음을 조금씩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 사이 우리학교는 이름 없는 가장 뒤쳐진 후발 마이스터고에서 명실상부 가장 앞서는 마이스터고 중 하나가 되었고, 앞으로 더욱 발전하리라는 것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졸업식을 앞둔 1월 참담한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간 밤낮으로 우리 학교를 위해 헌신해 나갔던 서울로봇고의 학교장 노태석 교장선생님이 교욱청으로부터 직위해제 통보를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 3학년 아이들은 동거동락하며 애써준 교장 선생님 없는 졸업식을 치루게 되었습니다. 학교는 다시 저희 1학년 때보다 더 참담한 현실을 맞이하게 되었고 혼란에 빠졌습니다.
3학년들은 비록 이제 곧 졸업을 하지만 학부모님들께 이것만은 호소하고 싶습니다.
갈등과 의견의 대립은 언제든 있고,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학교 내 학부모 조직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조절과 중재를 해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끼리 서로 의견이 충돌하는 것은 있을 수 있습니다. 학부모조직이 있는 이 상황에서 자신의 신념을 앞세운 민원을 학교 밖 교육청에 투서하기 보다는 먼저 학교 내 조율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학교 마이스터고의 핵심 브레인 중 한 분인 여OO 선생님이 학부모 밴드에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고 학부모 4분이 투서하고 감사부에 증언하는 식으로 제기된 이 일은 이제 일파만파 우리 학부모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이상한 상황으로 치닫게 되었습니다. 많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습니다. 내 아이 뿐 아니라, 학교가 발전될 수 있도록 힘써주십시오.
3년 동안 보아온 여OO 선생님이 학부모 밴드에 특정 교사를 음해하거나 특정 학생을 지지하거나 특정 사람을 지지하는 선거운동을 한 것 보신 분 있습니까? 한 분이라도 본 적 있나요? 그렇기에 우리는 아무도 학교가 이 상황까지 가리라 전혀 예상치도 못했습니다. 지나가는 바람처럼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했습니다. 여OO 선생님은 전체 학부모에게 동일한 공지, 동일한 정보를 그 때 그때 제공해주고자 하였으며, 공식적인 입장의 학교소식을 객관적으로 전해주신 유일한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특정교사 한 분과 학부모 네 분의 증언과 민원은 무슨 일인지 이제까지 보아오진 못한 행정속도로 강압적인 모양의 감사와 행정처분으로 급물살을 타서 마치 기회를 얻은 불길처럼 타올라 교장선거 취소와 이에 대한 교장직위 해제까지 한 달이 미쳐 가기 전 마무리 되었습니다.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고 교사는 징계를 받았고, 불법선거로 교장은 직위해제 당했으며, 이제 학교는 교장공석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노태석 교장선생님은 본인이 직위해제 통보를 받던 그 날에도 자신은 괜찮다고 하시면서 우리 학생들 한 명 한 명이 마저 취업이 다 잘 되고, 교사들이 모두 로봇고의 발전을 위해 마음 편히 헌신할 수 있게 되기만을 바라셨다고 합니다.
저희 로봇고 학부모회는 교원 뿐아니라 산업체 분들도 교장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교장 공모제를 강력히 원하는 입장은 분명히 갖고 있었습니다. 개방형 교장 공모는 마이스터고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학부모회에서는 보다 많은 분들이 공모하여 보다 좋은 능력있는 교장이 올 수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여러분 저희 3학년 아이들은 2015년 수능시험이 한창 이었을 때 취없을 알아보기 위해 면접을 보러 다녔습니다. 마이스터고생으로서 당연한 일이었지만 학부모로서 한편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습니다. 수능 한번 못치루고 초콜릿 한번 못사주어 속상했던 것이 아닙니다. 온 나라가 수능으로 관심을 갖고 봐주는 상황 속에 우리 아이들은 발로 뛰면서 외롭게 직업현장으로 나가는 모습이 안쓰러웠습니다.
온 나라가 학원과 유명한 진학지도 선생과 학원을 찾아다니는 학부모들로 들끓었을 때 우리 로봇고 학부모회는 튼튼한 산업체 경력을 갖고 있는 분이 우리학교로 오시는 것은 튼실한 진학상담을 해줄 수 있는 유명인을 모시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우기 취업을 해나가는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지난 1년 동안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산업체라고 무조건 조건도 안되는 분을 모시는 것이 아닌 마이스터고에 애정을 갖고 후학 양성과 산학 연계와 취업에 의지를 가진 분들이 오시면 좋겠지만 이에 못지않은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교육경력의 훌륭한 분이 오실 수 있는 개방형 공모제를 학부모회에서는 공식적으로 지지해나갔습니다.
알고 보니 이런 취지는 합당한 것으로 이미 3월에 우리학교 마이스터고는 개방형 교장 공모제인 것으로 결정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 2학년 학부모 대표를 비롯하여 3분이 개방형 공모제를 문의하고 민원을 넣어보았지만, 여름까지 교육청에서 아무도 우리학교가 개방형이다라고 답변해주지 않았었지요.
그것도 참 이상합니다만 후에 그렇게 교사 한 분의 민원이 급물살을 타서 12월 10일쯤 학교감사가 나오고 감사단이 교장실을 상주하고,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하라고 하고, 장학관이 교장직에 출마를 하고, 이어 장학관이 학교홈페이지에 등록된 개방문서에 표절시비가 일자 자진사퇴하고, 이후 선거가 시작되고 있을 때는 중단 명령이 없던 교육청이 학교에 선거 공정성의 문제로 선거중단 명령을 내리고, 이어 교장을 직위해제하게 까지 되었습니다. 이게 어찌 이상하다 안느낄수 있겠습니까? 물론 까마귀날자 배떨어지는 격으로 모든 것이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학부모로서 이에 대한 확인과 질의를 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도 이럴 때 일수록 개개인의 목소리를 내고 싸우고 하는 것보다는 정식기구를 출범하고 정상화를 촉구하며 사실확인부터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비상대책위를 발족하게 되었습니다.
학교는 여러 분들이 함께 하기에 앞서 말한 것처럼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고 갈등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제 모든 학부모님들은 아셔야 합니다. 12월 말까지도 일부 부모님이 우리학교를 외부에서 보고 기사를 썼던 기자와 교육청에 우리학교 교사가 불법선거운동을 했고 처벌해달라며 항의를 하고 있고 기능반 선생을 복귀해달라고 교육청에 가서 항의를 했었습니다. 저는 대다수의 학부모가 이를 묵인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민원을 넣은 그분도 처음에는 우리학교를 이런 사태로 만들기 위해 그랬던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 서울로봇고는 언론의 집중을 받을 뿐 아니라 교장으로 오기 원하는 학교가 되어있고, 3년이 채 안되는 동안 정말 많이 성장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부 학부모의 뜻을 이용해 기회로 만드는 분들도 있고, 학교를 정상화되지 못하게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일을 바라는 현 학부모는 한 분도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에 서울로봇고 학부모님들께 호소합니다.
모든 분들이 서울로봇고를 위해 한 마음이 되어주십시요. 하루 아침에 학교의 가장을 잃는 어처구니 없는 이 상황에 오직 우리 자녀를 위하여 한 마음으로 학교를 정상화하도록 힘을 보여주십시요. 로봇고를 위해 헌신했던 교장이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도록 학부모가 나서주지 않는다면, 그 누가 우리 학교장으로 와서 헌신하고 학생과 교사를 보호해주고자 나서겠습니까? 하지만 노태석 교장선생님은 학부모가 더 이상 혼란을 겪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오직 학교정상화를 위해 힘써주실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이에 비상대책위원회는 조속한 심사재개를 위해 힘을 쓸 것입니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피해주지 않고 파행되지 않도록 정상화를 촉구할 것입니다.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가 준비할 수 있는 노태석 초대교장의 명예로운 퇴임과 마이스터고 1기 졸업식을 준비할 것입니다. 이에 대한 학교의 협력을 촉구할 것입니다.
우리학교는 부정한 선거진행과 교장심사공모가 이루어졌던 학교가 아닙니다.
우리 서울로봇고는 여러분들이 교장으로 오고 싶어 하고 학생으로 입학하고 싶어하는 자랑스러운 학교입니다. 대학만을 보고 나아가는 사회에서 오직 소신을 가지고 로못고 입학을 원하는 자녀를 지지해주었던 학부모를 둔 학교입니다.
학부모 여러분, 또한 앞으로는 제발 학부모의 뜻이 오용되거나 다른 기회로 악용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제발 조직을 통해 의견을 개진하고 서로 조율하면서 나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처음에는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조금씩 조금씩 학교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학교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였습니다.
관심있는 분은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울로봇고 학부모님들, 학교를 정상화해주도록 목소리와 힘을 내주시기 바랍니다.
이를 위해 현 학부모회가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현 학교운영위원회도 최선을 다해주시기 당부드립니다.
교사분들도 오직 양질의 교육과 학생을 위하는 일에 마음써주시기만을 부탁드립니다.
모든 학부모의 대다수의 마음이 모여지기를 호소합니다.
조속한 서울로봇고의 교장공모심사가 재개될 수 있게 교육청 심사계획 수립을 촉구하는 서명에 많은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합법적이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를 촉구하고, 현 학교상황을 알릴 수 있는 서명에 동참해주시고, 좋은 의견 많이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2016년 1월 12일.
서울 로봇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