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봇고 학부모들의 다섯 번째 편지사연
(학부모편지글 3)
저는 마이스터고 1기 3학년 임OO맘입니다.
ᆞ학부모를 겁내는건 선거를 앞둔 정치인이나 교육청밖에 없고ᆞ, 교육청을 겁내하는 것은 학교나 교사밖에 없고ᆞ, 학부모가 겁내하는것은 오직 정치인도 교육청도 아닌 오직 우리 자녀들 뿐입니다.ᆞ자녀를 위해서라면 그리고 그것이 정당한것이라면, 부모자신에겐 불이익이 있어도ᆞ 평소 내성적이어서 말을 잘못해도,ᆞ 많은 사람의 인기를 받는 길이 아니더라도 묵묵히 일어나 싸울수 있는 것이 부모입니다. ᆞ
맨 발의 아이가 걷는 길에 혹여 뾰족한 가시나 유리조각들이 있으면 이에 아이발이 다칠까봐 생각할 새도 없이 부모는 자신의 손을 뻗어 자신의 손이 가시에 찔려 피투성이가 되는지도 모르고 그 장애물을 걷어내지요.
전 노태석 선생님은 그런 부모의 심정을 가지셨던 교장선생님이었다는 것을 이번을 계기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인기관리, 말솜씨 이런 거는 모르는 교장이셨지요. 작년 11월 국무총리상 받는 그날에도 아내 분께도 말씀조차 안하시고 가셨다더니ᆞ, 우리 학부모에게도 축하인사 듣기를 마다하셨고, 그렇게 몸소 장애물을 치우고 닦아내서 만들어간 학교의 장으로서 해임되어 나가시던 그날에도 학생과 학부모에게 억울함 한번 호소하지 않으시고 그냥 그냥 가셨지요. 교장선생님이 말씀조차 제대로 안하시고 떠난 그날 학교는 학부모에게 단도리 문자를 돌렸지요. 뭐가 그리무서운지, 교육청을 무서워하는그 반에반이라도 학생을 무서워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전 자신의 몸으로 우리학교를 감싸고 상채기 난 채로 떠나신 우리 노태석 교장선생님을 존경합니다. 교장선생님을 잘 알지도 못하고 이 나이에 누굴존경한다는 말조차도 낯선 이 때에 존경 할 수 있는 분이 생겼음에 감사합니다. 우리아이도 비록 고졸 학력으로 작은 월급받고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훗날 노태석교장선생님과 같은 사람으로 성장할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사랑은 울리는 꽹과리같지 않다는 것을 몸소 알려주신, ᆞ학부모에게 공치사 듣고자 하지 않고 요란함이 전혀 없었던ᆞ, 하지만 로봇고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공무원이 그리 벌벌 떠는 교육청에서도 목소리를 크게 내주셨던 노태석 교장을 존경합니다.
당신은 교장이 아니라 그냥 아버지였습니다.
본인은 밤낮없이 뛰며 묵묵히 울타리 되어주신 로봇고 아이들의 아버지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잘 알지도 못하는 우리 노태석 교장선생님께 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