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반석교회, 사회+문화+교회=삼위일체 다문화 사랑 공동체 구축
지역교회 16개 연합회 중심 사랑나눔복지공동체, 다문화학교 운영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의 한국말은 자신있고, 뚜렸했다. “제 사진이 너무 자주 나와요. 음료수 더 없어요? 언제 시작해요?” 의사표현이 분명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얼굴은 ‘든든한 울타리’를 가진 아이의 넉넉함이 느껴졌다. 1년동안 사랑나눔공동체의 다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아이들이 2년차 입학식을 하면서 보여준 긍정의 모습들이다. 얼굴도 무척 밝았다.
이한진 (사)사랑나눔복지공동체 대표는 “개나리 꽃도 춘화현상이 있다. 봄꽃은 겨울을 지나야만 따뜻한 봄날에 향기로운 꽃을 피운다. 이처럼 우리가 지금 겪는 역경은 훗날 피울 꽃의 준비기간이다. 역경이 있다면 곧 꽃을 피울 것이다. 특히 성품학교를 통해서 아름다운 꽃과 열매를 여는 2016년이 되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나상성 광명시 시의회 의장은 “문화의 이질감으로 상호 언어의 장벽이 생겨, 다문화 가정은 정착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는데 지역사회 봉사를 위해서 교회가 앞장 서주니, 광명시 입장에서는 정말로 감사할 뿐이다. 1년 전과 비교해볼 때 아이들의 얼굴이 정말로 많이 밝아졌고, 앞으로 광명시가 다문화 교육과 관련해 정책들을 더 발굴해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사랑나눔공동체의 주관이고, 광명 반석교회에서 시행한다. 김용석 반석교회 목사와 직접 인터뷰하는 귀중한 시간을 가졌다. ‘신의 대리인’의 사명을 감당하는 ‘하늘 대사’과 대면한다는 것은 어느 대기업 총수와 만남과 사뭇 다르다. 정지윤 명지대 교수의 중간 소개로 ‘인터뷰’는 매우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정지윤 교수> 다문화에 특별히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김용석 목사> 영국에서 목회 유학을 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동양인으로서 유럽에서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유럽인들의 다문화 차별은 생각 이상입니다. 이사를 할 때 계란을 던지며 야유를 보내는 것은 약과입니다. 해외에서 다문화의 차별을 겪으면서, 수모(受侮)를 당하다보니 긍휼의 마음이 상처속에서 자라났습니다. 반석교회에서 시무하면서 날마다 빠지지 않고 다문화, 탈북자를 위한 섬김운동을 놓고 기도를 해왔습니다. 목적은 하나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받았고, 그 사랑을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평등하게 받아서, 우리와 함께 동화되어 잘 정착하는 것입니다.
장창훈 보도국장> 목사님께 특별한 신앙철학이 있으신가요?
김용석 목사> 저는 신앙이 꼭 교회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정에도, 직장에도, 지역사회에도, 우리가 살고있는 모든 곳에 주님이 사랑의 인격체로 존재하십니다. 주님은 사랑의 인격자이십니다. 목회자가 단상에서 설교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설교만 잘한다고 목회를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목회자는 단상의 설교를 생활속에서 실천하는 사랑의 실천가입니다. 설교는 목회자로서 갖춰야할 많은 역량중 하나입니다. 가정에서 저는 아이들에게 아빠로서 역할에 충실합니다. 아빠로서 잘해야 목사로서 잘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늘 하는 멘토링은 ‘주님의 사랑을 받았다면, 그 사랑에 반응을 보이렴’이라고 권면하는 것입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아이들이 스스로 자원봉사를 하겠다면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돌보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저를 먼저 사랑하셨고, 저는 그 사랑에 보답하려고, 그 사랑에 반응하려도 더 낮은 마음으로 섬김의 실천을 하려고 합니다. 예수님도 육신으로 사마리아 땅, 척박한 광야에서 소외된 계층, 가난한 자들에게 복음을 전파하셨듯이,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곳에서 다문화가정들은 소외되고, 척박한 곳임을 깨달았습니다. 교회가 가장 관심을 가져야할 곳이 바로 다문화 가정들의 교육복지라고 느꼈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 이러한 일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정지윤 교수>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얼굴이 정말로 밝고, 한국 아이들하고 어울려 뛰어노는 모습에 깜짝 놀랬습니다. 교육과정에서 특별한 비결이 있으신가요?
김용석 목사> 토요일 10시~5시까지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이때 다문화 가정 아이 1명에 3명의 교사가 함께 합니다. 중고등부 언니, 오빠들이 함께 하고 보조교사, 담임교사가 학생과 함께 합니다. 아이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생각이 어떠한지 성품학교를 통해서 함께 어울리는 교육을 하고, 집에까지 함께 바래다줍니다. 이렇게 하다보니,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성격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성품이 정말로 많이 변화하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아이들을 돌보면서 부모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깨달으면서 쌍방향 소통교육의 효과를 얻었습니다. 게다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변화된 모습이 궁금해서 교육에 함께 하는 다문화 부모들을 모아서 ‘함박웃음’이라는 모임을 만들어줬더니, 그 모임도 다문화 가정의 부모 열매로 맺어져서 보람이 큽니다.
정지윤 교수> 어떠한 다문화 정책 방향을 추구하시나요?
김용석 목사> 신약 복음서에 보면 안디옥 교회라고 있습니다. 그곳에는 모든 계층들이 모여서 서로 함께 했습니다.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비빔밥입니다. 서로 색깔도 다르고, 맛도 다르지만 하나의 그릇속에 어울려 비비면 정말로 맛있는 음식이 되듯이 서로 다른 국가, 서로 다른 문화의 사람들이 모였지만 어울려서 문화공동체를 만들면 아름다운 ‘사랑의 다문화 공동체’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핵심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육복지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 사랑의 자장면, 오병열 ‘한사랑 지구촌 다문화가족’ 회장
지난 2015년 가장 아름다운 인물상 ‘이웃 사랑상’을 수상한 오병열 한사랑 지구촌 다문화가족 회장이 이날 입학식에 ‘자장면’과 ‘탕수육’을 무료 봉사했다. 자장면 배달차 속에서 여름이 온 듯 땀을 흘리면서 수백그릇의 자장면을 담는 모습속에, 다문화는 이미 ‘용광로’였다. 김용석 반석교회 목사가 말한 ‘비빔밥’처럼 섬김과 봉사의 열기는 그 자체로 ‘용광로’(鎔鑛爐)가 되어서, ‘다문화’ 3글자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공간으로 뒤바뀐다. 이곳에는 다문화 대신에 ‘언니’ ‘오빠’ ‘동생’이 있을 뿐이다. 입가에 자장면을 묻히면서 해맑게 웃는 아이들을 그윽히 쳐다보는 학생들은 모두가 거울보듯 인성교육이 되어졌다.
◆ 함께 놀기, 함께 걷기, 함께 말하기
내가 많이 놀랜 장면은 ‘자장면 함께 먹는 모습’이다. 자장면과 짬뽕이 맛있기도 했지만 주변을 면밀히 관찰해보니 자원봉사자 ‘언니와 오빠’들이 어린 다문화 아이들 주변에 바짝 붙어서 말도 걸어보고, 움직임에 반응하면서 뭐라도 챙겨줄 것이 없나, 난초에 관심을 갖듯 함께 하는 모습이 신비로웠다. (사)사랑나눔복지공동체의 하늘나무 어울림 동산 프로그램은 가족문화공동체 운동이다. 기쁨을 뜻하는 ‘和’에도 ‘밥’(禾)이 들어있고, 향기로움을 의미하는 香도 禾曰(밥냄새)이다. 가족의 다른 말은 식구(食口)이다. 이처럼 밥먹는 것은 ‘공동체’의 중심이다. 자장면을 함께 먹으면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함께 놀아주고, 함께 집에까지 배웅해주고, 모르는 것 물어보면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다문화 아이들과 편안하게 어울려서 ‘함께 어울림’의 토요교실을 하다보면, 서로 닮아가면서 어느새 다문화 아이들은 한국문화가 친숙해지고, 한국 학생들은 다문화를 통해 국제문화를 익히게 되면서 상호협력의 교육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