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화 4회 – 지하 비밀감옥
조선전기, 화려한 막이 끝나고, 사림들이 부활하기 진전, 중종시절을 다룬 역사 사극, 대윤 윤임과 소윤 윤원형이 벌이는 피를 말리는 정쟁은 지금의 시대와 거의 비슷해 보인다. 친박 비박끼리 치고박고 싸우는 꼴, 친노 비노끼리 서로 찢어지도록 싸우는 나라 꼴, 그때와 거의 흡사하다. 이권이 개입된 정치세계는 백성들의 경제는 아랑곳없다.
주인공은 ‘옥중화’의 옥녀다. 옥에서 났다고 해서 옥녀라고 불리는 진세연, 어린시절 옥녀는 정다빈이 맡았다. 옥녀는 먼저 관상과 사주와 법률을 공부했다. 드라마 설정에서 이지함에게 사사를 받은 것으로 되어있다. 동시대 인물이니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토정 이지함은 토정비결로 유명하다. 옥녀는 법률을 비롯해서 역사와 중국역사까지 통으로 꿰뚫고서 판결의 논리까지도 통달한 인물이며, 관상과 사주까지 볼 줄 안다.
우연한 설정으로 옥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죽은 비밀을 알게 된다. 죄수 바꿔치기에 나서다 보니 대신 옥살이를 한다는 사람이 바로 옥녀의 어머니에게서 옥녀를 낳도록 도왔던 그 산파다. 산파역할을 했던 죄수는 옥녀에게 당시 상황을 상세히 알려주는데, 비밀을 알게 되면서 옥녀는 포도청 다모가 되고 싶어한다.
** 너는 왜 포도청(捕盜廳) 다모가 되고싶으냐?
** 저는 옥에서 태어나 옥녀라고 합니다. 저의 어머니는 칼을 맞았고, 저를 낳다가 죽었다고 합니다. 억울하게 죽은 어머니의 죽음을 밝혀서 어머니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습니다.
이 장면을 보는데, ‘진로’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게 된다.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학생들은 흥미와 진로를 기입하게 된다. 그저 아무렇지 않게 쓰는 것이 진로일 수 있겠지만,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할 확률이 높은 요즘에는 진로에 대해서 대답할 말이 있어야한다. 옥녀는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경찰’을 말한 것이고, 그 이유로 우선은 자신의 사연과 관련있게 말하고 있다. 더불어서 무예를 배우고 싶다는 것은 진로를 위한 특기를 말하는 것이다. 만약 경찰을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왜 그러한 꿈을 가지게 되었는지 사연이 필요하고, 동아리 활동으로 경찰과 관련된 무예 익히기도 좋고, 혹은 법률과 관련해서 연구하는 동아리, 사건을 파악하고 조사하는 그런 동아리 활동도 좋다.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기술을 익히는 것이 동아리 활동이다. 옥녀는 자신의 꿈을 명확히 정하고, 그것과 관련해서 멘토링을 받을 교사를 선정해서, 자신이 주어진 환경에서 채탐인(採探人_間諜)으로 알려진, 박태수에게 무예를 익히고, 명나라 언어까지 배우게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외국어 공부는 필수다.
드라마 작가들은 하나의 사건을 펼치면서 항상 겹줄로 펼친다는 것이 특이하다. 어찬(御饌)이 나오면서 모든 죄수들에게 닭고기와 술이 나눠진다. 이렇게 풍성한 잔치는 새로운 사건을 전개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무슨 사연을 풀어놓으려고 어찬의 소재가 주어졌을까? 지하비밀감옥의 실체가 드러났다. 지하감옥에는 박태수라는 사람이 갇혀있는데, 그는 윤원형 대감과 원수지간이다. 옥녀는 박태수 죄수에게 반드시 무예를 배우고, 외국어까지 배우기로 마음을 먹고, 자신의 소질을 연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