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의 신 5회 – 냄새의 흔적
권모술수(權謀術數)의 달인, 김길도는 장인어른을 뺑소니로 위장해서 사고를 내게 하고서 기어이 강남으로 진출했다. 궁락원. 그 욕망의 끝은 ‘식탐’(食貪)으로 비유된다. 국수의 신은 5회가 진행되면서 사건전개가 리얼하면서, 긴장감이 정말로 넘친다. 아직 여러 인물들의 사건전개가 나타나 있지 않다. 김다해의 경우 궁락원과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어머니의 죽음이 아직 비밀이다. 5회에 처음 등장하는 설미자 미식가, 그녀의 입술을 거치지 않고서 궁락원의 음식은 나가지 않는다. 설미자의 혀끝은 식당을 망하게도, 흥하게 된다.
<갈등1 설미자 : 김길도>
설미자는 궁락원 건립후 처음으로 방문해서, 음식에 칼을 댔다. 김길도와는 완전히 갈등관계다. 그 이유는 고대천의 뺑소니 사고때문, 설미자는 김길도의 행태를 의심하고 있다. 간접화법으로 음식에 칼을 댄 것이다. 꿩메밀국수의 맛이 뭔가 이상하다고 트집을 잡은 것. “반죽에 신경쓸 것”. 김길도는 그것을 쓴 웃음으로 받아드린다. 어쩔 수가 없다. 김길도는 음식 식당의 권력이고, 설미자는 음식의 맛의 대가(大家)이다. 설미자는 김길도의 정치권 욕심을 경고한다. 둘은 갈등한다.
<갈등2 김길도 : 최의원>
김길도가 최의원에게 쏟아부은 돈이 엄청나다. 선거때마다 사과박스를 전달하고, 그것으로 연명하면서 살았던 최의원, 보궐선거 자리가 나와서 김길도는 최의원에게 넌지시 의사를 타진한다. 지금까지 받은 뇌물은 ‘입장료 수준’으로 평가절하하고, 김길도에게 급이 다른 액수의 돈을 요청한다. 김길도는 침묵, 방송촬영이 있는 날, 여의도에서 최의원과 약속을 잡았는데, 1시부터 3시간동안 기다린 김길도, 최의원은 사무실 안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최의원이 나오자, 김길도는 머그컵을 뒤에 들고 들어가서 결판을 낸다. 머그컵으로 면상을 그대로 날려버린 것. 전날 룸싸롱에서 여자와 놀아난 것을 몰래 사진으로 촬영해서 보여주며…. 김길도가 사악한 본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갈등3 무명이 : 김다해>
둘은 갈등의 관계는 아니다. 단지 서로가 인식하는 과정이 다르다. ‘맛과 향’에 대해서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김다해는 “이 세상의 모든 물질은 그 독특한 향기를 가지고 있다. 후각은 기억과 연결되어서 냄새로 기억한다”고 믿는다. 무명이는 전혀 다르다. 기억으로 상상할 뿐, 냄새는 없다고 생각한다. 김다해는 모든 냄새는 서로 겹친다고 믿는데, 무명이는 냄새는 서로 섞이며 더 강한 냄새가 약한 냄새를 잡아 먹는다고 생각한다. 무명이는 약자들의 비겁함, 약자들의 죽음, 약자들의 무너짐을 너무 많이 봤고, 그래서 냄새를 약육강식으로 비교한다면, 김다해는 약자의 생존을 믿으면서 모든 냄새는 그 고유한 향기를 가지고 있고, 강한 냄새속에 약한 냄새는 겹쳐있을 뿐, 절대로 냄새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믿는다. 순채(蓴菜)의 향기를 구분하는 것으로 김다해가 ‘설미자의 혀’를 비판한 것과 관련해서, 설미자는 당돌하고 야물진 김다해가 마음에 들었고, 순채향은 강한 도미향에 의해서 사라져서 맡아질 수가 없는데 김다해는 전혀 알지 못하였다. 설미자도 이미 알고 있었으나 넌지시 속아 넘어가준 것이다. 맛의 권위를 유지한다는 것은 이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음식 평론가로서 최고봉에 오른 설미자는 그 분야에서 인격을 유지한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