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들호 15회 – 정금모 리스트
동네 변호사 조들호 변호사 드라마는 법정 드라마면서 첩보영화처럼 흥미진진하다. 게다가 증인심문 과정에서 변호사의 구술변론중심으로 다루고 있어서, 로스쿨을 통한 변호사 경쟁시대를 맞이하여, 변호 법률 서비스 향상에도 상당한 공헌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러한 드라마를 통해서 대한변협과 서울변협이 앞장서서 변호사 승률제도를 도입되면,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법률 시장이 정착되리라 기대해본다.
발을 뒤로 빼고 몸을 사리던 정금모 회장이 여론 악화로 결국 법정에 출두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여론악화의 인터넷 기사 송출은 말이 안된다. 언론사 기자들을 데리고서 20명이 술집에서 술을 마시면서 기사를 잘 써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인데, 그것으로 과연 기사가 얼마나 송출이 되고, 네이버의 여론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것이 말이 되질 않는다. 우리나라 여론의 구조는 실검과 네이버를 통해서 매우 조직적으로 움직이는데, 정금모 회장의 여론악화가 인터넷 기자들에 의해서 좌지우지된다는 설정은 약간 무리수다. 그러한 언론 플레이가 없어도 충분히 납득이 될 상황인데, 조들호 변호사가 여론까지 움직일 수 있다는 설정은 무리수가 따른다.
드라마의 성패는 조연의 연출에 따라 달라진다. 절대로 주인공만 잘한다고 해서 드라마가 뜨지 않는다. 특히 악역의 긴장감은 드라마를 리얼리틱하게 만든다. 정금모 회장 역할을 맡고 있는 정원중 탤런트의 연기력은 매우 탁월하다. 정금모 회장이 만약 그 정도로 연기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박신양의 연기는 상당히 어색하면서 드라마에 어울리지 않게 튀었을 것이다. 모두 조화가 이뤄지는 것인데, 조들호의 톡톡 튀는 변호사의 연기는 정금모 회장과 서로 어울리면서 드라마의 재미를 더한다.
조들호의 오버액션, 정금모 회장의 오버액션이 만들어내는 법률 드라마의 새로운 변신은 생활법률의 중요성도 일깨워주고,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음식관련 사건, 혹은 재개발재건축 사건, 나아가 손해배상소송까지도 상당히 중요한 내용들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줬다. 그렇다고 시민들이 법률에 대해서 금방 눈을 뜨는 것은 아닐 것이다. 변호사들의 문턱이 더 낮아지고 변호사 경쟁으로 변호비용(착수금)이 더 낮아지면서 성공보수금은 의뢰인의 감사표시로서 진행될 수 있게 한다면 시민들은 법률 서비스를 보다 편하게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정금모 회장이 어쨌든 법정에 출석해서 ‘정금모 리스트가 있다’는 취지로서 증언을 하게 되었다. 정금모 회장의 억지 부리기, 혹은 성질 부리기에 휘발류를 붓는 것으로서, 조들호는 증인심문을 이끌어 갔다. 그러나, 이러한 수법은 사실 검사로서 범인을 잡을 때나 가능하지 공개적인 법정에서 변호사가 판사가 있는 가운데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늘 드라마에서 보여준 조들호 변호사의 심문 과정은 공개적인 표현에는 상당히 거북한 장면이 많았고, 이것은 판사가 보기에 부적격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마치 법정이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류가 있다. 만약 판사가 심판관으로서 조들호에게 심문 중지를 처음부터 했다면 어쩌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들호는 차분하게 증인심문을 했고, 정금모 회장은 “본 적이 없다. 사업상 너무 많은 사람을 만나서 기억이 안 난다”라고 말을 했다. 그런 상황에 조들호는 억지로 국회의원과 장관들에 대한 로비자금 전달과정을 알 수 있는, 그러니까 정금모 회장만이 알 수 있는 그런 내용을 적시하면서, 끝에 “제가 정금모 리스트를 봤을까요? 안봤을까요? 만약 안봤다고 하면, 지금 그것을 제출하겠습니다. 봤다고 하면 제출하지 않겠습니다. 어떻습니까? 제가 봤을까요? 안봤을까요?” 심리적인 증언으로 압박하면서 결국 정금모 회장은 “본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하면서 모든 증언이 끝났다.
그러나, 조들호는 신영일 검사장을 비롯해서 정금모 회장의 비호세력을 철저히 발본색원할 계획이다. 신영일 검사장이 정말로 정금모 회장을 색출한다면 모든 사건은 깨끗하게 처리가 된다. 신영일 검사장이 칼을 뽑은 것처럼 보였다. 바로 수사에 착수한 것인데, 검찰소환 결정을 내려서 정금모 회장이 검찰에 출석하게 되었다. 출석하는 도중에 검찰문을 막 열려고 하는데, 계단에서 시민들이 던진 계란으로 움찔 움찔 하더니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키면서 현장에서 쓰러져 버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어서, 신지욱 검사가 증인소환에 따라 정금모 회장을 잡아넣으려고 작정했는데, 병원으로 실려가서 증인출석이 무산되었다. 이런 모든 과정이 사실은 신영일 검사장이 계획적으로 꾸민 것이다. 조들호 변호사는 이러한 전체 그림을 파악하려고 곰곰이 생각중이다.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