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臺灣) 차이잉원(蔡英文), 구동존이(求同存異)
[서울교육방송 국제부 장창훈 기자]=중국이 불편해졌다. 소수민족들을 이이제이(以夷制夷) 방식으로 다스려왔는데, 대만(타이완)이 공식적으로 ‘하나의 중국’을 부정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양안(兩岸)관계를 공식화하고 있어서다. 대만은 올해 1월 민진당(야당) 차이잉원이 총통 선거에서 당선되었다. 8년만에 정권교체가 일어난 것이다.
대만(臺灣)의 어원은 위로 솟은 무대(舞臺)처럼 생긴 해협을 의미한다. 臺가 사용된 청와대(靑瓦臺) 푸른 기와를 얹은 높은 집이다. 대만은 중국밑에 붙어서 불룩 튀어나왔고, 마치 높은 집처럼 생겨서 ‘대만’이라고 불린다.
JYP 소속 걸그룹 트와이스 쯔위가 2015년 11월22일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손바닥만한 대만국기와 태극기를 ‘소품’으로 흔들었다. 이 영상을 캡쳐해서 대만 언론이 “쯔위는 애국자”라고 보도했는데, 중국에서 “쯔위는 대만독립운동가”라고 매도하면서, 박진영 JYP대표가 중국 네티즌을 상대로 공식 사과발표를 했고, 1월 15일 오후 쯔위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양안의 누리꾼들에게 죄송하다. 중국은 하나밖에 없다.”고 굴욕적인 사과영상을 보냈고, 이 영상이 촉매제가 되어서 다음날 16일 대만선거에서 대만독립을 주장하는 차이잉원이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했다.
거대한 권력이 정권이든, 언론이든, 네티즌이든, 각자가 원하는 주장은 펼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결과는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다. 쯔위의 굴욕적인 사과방송으로 쯔위의 고향과 대만에서 젊은 층들이 투표에 참여하면서 ‘대만독립’을 위한 차이잉원이 총통에 당선된 사건은 결국 ‘중국이 만든 인과응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5월 20일 공식 취임한 대만 총통 차이잉원(채영문, 蔡英文)은 구동존이(求同存異)를 주장했다. 구동존이(求同存異)는 ‘추구하는 것은 같지만, 존재는 다르다’는 의미다. 중국과 대만은 1992년 중국과 대만의 정상이 만나서, ‘하나의 중국’을 합의한 바 있다. ‘하나의 중국’은 대만과 중국을 모두 합하는 ‘중국’이 존재하고, 명칭은 각자 사용한다는 뜻이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대만은 중국의 도시로 간주하는 합의로서, ‘타이완’이라는 명칭만 사용하는 것이고, 대만의 입장에서는 ‘통일중국’으로서 대만이 중국을 대표한다는 입장이다. ‘하나의 중국’은 중국과 대만이 해석을 각각 사용했다. 민진당 천수이벤은 2000.03~2008.05까지 총통으로 집권했고, 이후 국민당이 집권하면서 ‘대만과 중국은 하나’라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하나의 중국과 구동존이(求同存異)는 완전히 다르다. 이는 화이부동(和而不同)과 동이부화(同而不和)처럼 완전히 다르다. ‘하나의 중국’은 대만과 중국은 서로 하나이고, ‘중국은 하나’이며, 그 이름만 서로 다르게 사용한다는 의미다. 즉, 중국과 대만은 이미 통일중국으로 존재한다는 의미다. 중국은 거대하고 대만은 섬에 불과하므로, 사실상 중국속에 대만이 속한다는 의미가 강하다.
반면, 구동존이(求同存異)는 찾을 구(求) 같을 동(同) 존재할 존(存) 다를 이(異)로서, 추구하는 것은 ‘같음’이지만, 존재방식은 ‘다름’이다. 즉, 중국(중화인민공화국)과 대만(중화민국)은 그 존재방식이 전혀 다른 국가라는 뜻이다. 중국과 대만은 마치 ‘북한과 한국’과 같은 입장이다. 중국이 북한이면, 대만은 한국과 같은데, 그 동안 8년동안 대만은 ‘하나의 중국’의 테두리에 갇혀서 대만의 정체성을 잃고 살았다.
JYP소속 쯔위의 굴욕적 사과방송(2016.1.15)이 없었다면, 차이잉원의 압도적 승리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중국과 대만은 그동안 40%이상의 경제교류를 해오고 있다. 대만독립의 의미가 담긴 ‘구동존이’ 정책에 따라 앞으로 중국과 대만의 경제단절이 예상되며, 대만은 경제불황을 극복하면서 새로운 아시아의 국제정세를 위해서 한국, 일본, 필리핀, 미국, 유럽 등과 국제교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부동(和而不同) 화합하지만 서로 같지 않다. 조직은 이러해야 잘된다. 화이부동은 곧 무지개를 말한다. 서로 색깔이 조화를 이루면서 각각 아름답게 존재하는데, 개성이 각각 같지 않다. ‘다름’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다. UN공동체가 그러하다. 각 국가는 서로 다르고, 각 문화가 서로 다르다. 그러한 ‘다름’이 존재하면서 아름다운 지구촌 사회가 이뤄진다. 부모는 같지만, 그 형제들은 각각 서로 다르면서 화합하면 그것이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 화이부동의 전제조건은 ‘다름의 인정’에 있다.
동이부화(同而不和) 같지만, 서로 화합하지 않는다. 동이부화는 ‘독재적, 권위적 권력’에서 발생한다. 위에서 눌러서 모든 것을 같게 만들어 버린다. 북한에서는 ‘같은 의견’만 존재한다. 공산당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그것은 ‘비판과 불만과 반대세력’으로 규정한다. 북한은 겉으로 보면 모두가 같은 색깔인데, 안에서는 ‘진정한 화합’이 일어나지 않는다. ‘같은 듯하지만, 화합하지 못하는 상태’가 바로 동이부화이다.
어떤 조직, 어떤 단체에서 ‘동이부화 현상’이 일어난다면 그 조직은 성장할 수가 없다. 각자의 개성적 의견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도 화합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합창단은 ‘조화로운 화음’으로 가능하다. 오케스트라는 서로 다른 악기가 화합해서 연주하는 것이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은 화합하지만 서로 같지 않으므로, 오케스트라의 서로 다른 악기가 화합하여 ‘아름다운 곡’을 연주하는 것과 같다.
동이부화(同而不和)는 같지만 서로 화합하지 않는다는 뜻이므로, 오케스트라 연주를 한다면서 ‘피아노의 음색’으로 맞춰서 모든 악기가 연주하도록 하는 것과 같다. 전기기타가 피아노 소리를 낼 수 없는데, 전기기타에게 피아노 소리를 내라고 하는 것이 곧 ‘동이부화’이다. 결국 전기기타는 ‘가만히 있으면서 박수나 치는 존재’가 되어야만 한다.
동이부화(同而不和)와 같은 의미가 부화뇌동(附和雷同)이다. 부화뇌동(附和雷同)은 ‘빌붙어 화합하다. 우레 소리와 함께’라는 뜻으로, 우레소리가 울리면 그 소리에 만물이 움직인다는 뜻이다. 어떤 큰 사건이 발생하면 그 사건에 따라 반응하는 것으로, ‘남의 의견을 무조건 따라하는 사람’을 비판하는 사자성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