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 초콜릿 만들기…예술의 창조자들
열정의 온도가 만들어낸 놀라운 기적의 예술
한국쇼콜라티에협회(김성미 회장)는 커피TV와 함께 특별한 초콜릿 세계를 ‘영상 교육 세미나’로 개최하고 있다. 서울교육방송은 21일(토) 세미나 현장을 취재했다. 김성미 한국쇼콜라티에협회 회장은 “굽는 초콜릿과 커피맛 초콜릿은 초콜릿의 새로운 변화이고, 새로운 재료와 결합하는 초콜릿의 예술세계다”고 설명했다.
교육 세미나는 김용훈 쇼콜라티에, 전향이 쇼콜라티에가 진행했다. 또한,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학부생 김세원, 천지현 학생이 교육 세미나 현장을 탐방 취재했고, 김성미 회장과 1시간 동안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늘의 초콜릿은 JAVA와 DULCEY라고 교육 세미나 교재에 기록되어 있다. 자바(JAVA)는 ‘잡아’(?)로, 둘세는 ‘돌쇠’(?)로 발음이 들리는 생소한 외래어였다. 둘세는 스페인어로 ‘달콤한’(sweet)을 의미한다. 캬라멜 마끼아또를 연상케 하는 맛이다.
보통 초콜릿은 녹여서 다양한 형태로 가공한다. 오늘은 그와 정반대다. 굽는 초콜릿이다. 화이트 초콜릿을 구워서 새로운 물성으로 변형해, 색다른 맛을 풍기는 초콜릿이 만들어진다. 굽는 도구는 오븐이다. 과정은 매우 정밀하고, 절차가 번거롭고 까다롭다. 그래서 교육생들은 집중과 침묵의 흡인력을 발휘해야했다.
쇼콜라티에협회의 교육 세미나를 취재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미적분과 화학’이다. 미분(微分)는 미세하게 나눠서 전혀 다른 함수값을 구하는 것이고, 화학(化學)은 미세한 원자의 결합으로 전혀 새로운 물질이 만들어지는 학문이다. 아프리카 적도에서 채취한 카카오 열매가 가루로 가공되어 쇼콜라티에의 손바닥에 올려진 다음, ‘온도와 시간’의 정교한 방식으로 초콜릿은 다양한 형질로 재창조된다. 초콜릿 앞에서 그들은 ‘도자기’를 굽는 예술가보다 더 진지했다.
멀리서 쳐다만 봐도 벌써 여름이 온 듯 오븐의 열기가 나의 펜끝까지 느껴졌다. 아무도 없는 듯 에어콘 바람소리만 요란하다. 30명이 넘는 인원들이 이리 저리 비벼지는 화이트 초콜릿의 반죽만 쳐다봤다. 초콜릿으로 빵을 만드는 것처럼 보여지지만, 이것은 초콜릿의 물성 변화과정이다.
김용훈 쇼콜라티에는 ‘초콜릿 반죽’에 대해서 “밑쪽과 위쪽이 부드럽고 고르게 섞여야한다”고 여러번 강조했다. 그때마다 전향이 쇼콜라티에는 ‘고르게 펴진 반죽’을 오븐에 5분 간격으로 넣었다가 꺼내는 과정을 반복했다. ‘냉탕’과 ‘온탕’을 반복하는 과정과 비슷해 보였다.
KBS 수목드라마 ‘마스터 국수의 신’에서 주인공 무명이(천정명)와 김다해(공승연)은 “먹는 사람을 위해서 마음을 담는 것이 음식이다”고 정의했다. 초콜릿은 사랑을 상징하듯, 초콜릿속에 맛의 정성을 담기 위해서, 원재료를 새로운 재료로 변형하는 과정은 복잡하면서 질서 정연한 예술의 작업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반복의 숙제를 묵묵히 감당했을까? 집의 부엌에서도 부단히 노력했을 것이다. 1등을 지켜려는 우등생이 교과서에서 눈을 떼지 않듯이, 교육하기 위해 스스로 연습을 수행한 땅방울이 얼굴에 맺혔다.
낭중지추(囊中之錐)라고 했다. 언론에서 한국쇼콜라티에협회를 ‘쇼콜라티에의 중심축’으로 조명하는 이유는 아마도 날마다 그 실력을 연마하는 그 열정때문일 것이다. 협회 발전의 원동력에 대해, 김성미 회장은 “협업”이라고 말했다. ‘협업’을 의미하는 collaboration(콜라보레이션)은 교육 세미나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김용훈 쇼콜라티에가 블렌딩을 시현(示現)하려고 할 때, 전향이 쇼콜라티에는 얼음을 손에 쥐고서 대리석 바닥을 열심히 문지르고 있었다. 대리석 온도를 낮춰야 블렌딩이 가능하기때문, 교육과정을 촬영하는 팀은 우측에서 VDO를 잡고 있고, 사진촬영팀과 중간중간 조력자들이 세미나 과정을 돕고 있다.
‘몰드’(mold)가 있어야 그 형태의 ‘몰드 초콜릿’을 만들 수 있듯이, 한국쇼콜라티에협회는 ‘품격있는 쇼콜라티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 인정받고 있고, 그 원동력은 ‘협업’이며, 초콜릿이 다양한 재료와 상호공존의 조화로 만들어지듯, 협회의 문화가 그러하다.
“둘세는 초콜릿을 구워서 새로운, 달콤한 초콜릿을 만드는 거예요. 구워서 만든 초콜릿!!!” / 김지연 쇼콜라티에
둘세가 뭔지 몰라 묻자, 김지연 쇼콜라티에가 나에게 자상히 알려줬다. 오븐에서 꺼내진 최종 둘세는 색깔이 꼭 호박엿을 닮았다. 혹은 땅콩 캬라멜처럼 보였다. 카카오는 그냥 열매인데, 이렇게 다양한 가공 방법으로 변화된 물질이 사람의 눈과 혀를 긴장케 하니, ‘괄목상대’(刮目相對)가 따로 없다. 눈 크게 뜨고 핸드폰을 꺼내 인증샷!!!
◆ 골프공 초콜릿
나는 아이스 핫초코를 즐겨 마신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슈퍼에서 구입한 핫초코를 뜨거운 물에 녹인 다음, 얼음을 넣으면 된다. 그 얼음을 만드는 것이 ‘몰드’이다. 골프공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김용훈 쇼콜라티에는 밑이 뿅뿅뿅 둥근 몰드에 초콜릿을 짜서, 툭툭툭 치더니, 허공에서 그냥 뒤집는다. 밑에는 큰 그릇이 있다. 비가 내리듯(雨) 쏟아지는 초콜릿. 나는 이 과정을 매우 자주 봤는데, 오늘에야 비로소 쏟아져 내리고 남은 부분이 곧 몰드의 형태로 사용되는 것을 알았다.
“몰드에 남아있는 초콜릿은 밑이 두껍고 옆이 더 얇아요. 그래서 두께를 서로 맞추기 위해서 얼마동안 엎어 두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 김용훈 쇼콜라티에
초콜릿이 얼마나 정교한 화학 방정식인가? 몰드에서 초콜릿을 떨어뜨리는 과정은 구름에서 비가 쏟아지듯 중력의 함수이며, 남아있는 몰드의 초콜릿 두께를 조절하는 과정도 시간의 함수다. 화이트 초콜릿의 다양한 변화처럼, 유럽에서 수입한 초콜릿이 김성미 회장과 한국쇼콜라티에협회 소속 열정의 쇼콜라티에를 통해서 한국적 초콜릿으로 변화하고 있으니, 이 또한 초콜릿의 문화적 변화임에 틀림없다. 모두 열정의 온도가 만들어낸 놀라운 기적의 예술이다.
** 김용훈 쇼콜라티에 **
** 전향이 쇼콜라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