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원형은 문정왕후의 남동생이다. 윤원형은 명종의 삼촌, 문정왕후가 박태수를 통해 명나라 사신의 암살에 성공했는데, 박태수만 죽고 없으니 문정왕후는 윤원형을 의심한다. 옥중화 8회에서 문정왕후는 박태수에게 약속한 그 신의를 지킬 수 없게 됐으니, 윤원형이 만약 박태수의 죽음에 개입했다면, 남동생이라도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윤원형은 자신의 죄가 발각될 기미가 보이면 ‘파리목숨’처럼 그냥 죽여버리는 야비한 인물이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던가? 윤태원은 명나라 사신의 암살 사건을 목격하고, 모두가 만류했지만 곧바로 연경(燕京)으로 가서, 죽은 명나라 사신의 정적(政敵)을 찾아갔다.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대범함이지만, 윤원형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정보(情報)를 활용해서 새로운 ‘명나라 권력’을 등에 엎은 것이다. 명나라 사신의 암살의 배후로 그 정적(政敵)이 의심을 받게 되었으니, 미리 알려줘서 ‘만반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대비해준 것이다.
반면, 박태수는 정작 명나라 사신을 암살하고도 죽임을 당했다. 측근에게 그것도, 함께 임무를 수행한 자들이 칼로 현장에서 찔렀다.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사건에 대해 ‘항거’(抗拒)할 틈조차 없었고, 옥녀는 스승의 죽음, 한양으로 돌아가자 ‘범죄자’로 둔갑해서 수감생활을 하게 됐으니, 윤태원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국가의 명령’을 수행했는데, 임무를 완성한 박태수는 죽고, 편지를 빼돌린 옥녀는 중죄인이 되었다.
옥중화 8회의 가장 큰 갈등구조는 문정왕후와 윤원형이다. 누나와 남동생의 권력암투는 직접 대립하는 것은 아니지만, 문정왕후는 비밀리에 박태수의 죽음을 조사하게 했고, 윤원형은 박태수의 죽음을 알고 있는 옥녀까지 죽이도록 지시한다. 체탐인은 소모품 인생처럼 묘사되었다. 국가를 위해서 일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권력자의 정적 제거를 위해서 사용되는 ‘칼잡이’에 불과하다.
윤원형의 최측근, 체탐인의 수장, 강선호가 그래도 옥녀를 빼돌릴줄 알았다. 그런데 정말로 옥녀의 암살을 지시했다. 있을 수 없는 양심의 배신자들이다. ‘국가를 위하여’라고 그들은 스스로 명분삼겠지만, 짐승보다 못한 짓들에 불과하다. 잠을 자는데 옆에서 자던 스파이가 목을 졸랐지만, 다행히 옥녀는 목숨을 부지한다.
윤태원은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서 기적적으로 ‘전화위복’으로 5배의 이윤을 얻고 한양땅으로 귀환한다. 가장 믿었던 명나라 사신이 죽고, 또한 믿었던 옥녀가 복면을 쓰고 나타나 암살사건에 가담한 것을 알게 됐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연경에서 명나라와 무역에 성공했다. 번 모든 돈으로 명나라 최고 비단들을 구입해서 다시 돌아왔다. 정난정의 비단독점에 ‘일침’을 가하기 위해서다.
옥녀가 갇힌 곳은 의금부(義禁府)이다. 조선정부는 일반도둑은 포도청에서 관할하고, 정치범은 의금부에서 담당했다. 의금부의 권한은 마치 검찰청처럼 상당히 엄격하고 살벌했다. 윤태원은 옥녀가 감옥에 있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왜냐면 암살에 성공했는데 왜 감옥에 있느냐는 것이다.
윤원형은 보이는 권력암투로서 문정왕후와 대립각을 세운다면, 정난정은 윤태원의 정체(윤원형의 첩 홍매의 아들)를 알게 되고, 앞으로 윤태원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하나씩 제거하는 ‘복수의 칼’을 갈게 된다. 윤원형보다 더 무서운 존재는 바로 ‘정난정’이다. 정난정은 윤원형의 정부인을 서서히 죽게 만들려고 ‘먹는 독약’을 음식에 넣는 술수를 꾸민다. 이 암살을 수행한 하녀는 정부인이 죽으면 결국 소모품으로 죽임을 당하게 될 것이다.
옥중화(獄中花) 8회는 장면 장면마다 “위에서 시키는데로 하는 것은 도구로 활용되는 것이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그 행동에 본인이 책임을 지면서 양심을 따라 행동해야한다”는 것을 말하는 듯 하다. 국가를 위해 일한 체탐인 박태수는 오히려 죽고, 옥녀도 범죄자가 되었으니, 알았으면 그렇게 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