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너 자신을 알라”처럼 자신부터 청결해야….
결국, 조들호 변호사 18회에서 검찰총장에 신영일 지검장이 내정됐다. 어쨌든 칼을 뽑아서 여론의 바람을 타고서 경제부패 척결의 이미지로 급부상했다. 조들호가 어느 부분 바랬던 희망사항이었는데, 300억원의 비자금을 챙기려고 했던 신영일 지검장의 검은 속내에 조들호는 강한 반발을 한다. 반대만 하면 제거하려는 권력의 시퍼런 칼날앞에 반기를 든 것이다.
그러나, 신영일 지검장이 내정소식을 듣고서 도움을 줬던 검사들을 불러서 축하 파티를 여는데, 조들호 변호사가 축하 파티에 참석해, 축하 케잌에 잔을 엎으면서 악담(惡談)을 하는 것은 상식 이하다. 과연 조들호의 이미지가 그러해서 그런 것인지, 그러한 상대방 약올리기가 ‘전체 변호 전략’에서 필요해서 그런 것인지 확실히 모르겠지만, 2회 분량이 남은 시점에서 유치한 설정이다. 하기사 조들호 변호사가 유치원 원장 사건을 맡았을 때에도 운전수로 취직해서 황당한 사건조사를 한 것도 너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요즘 그런 변호를 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는가?
오늘의 갈등은 신영일 지검장과 장신우 대표의 대립각이다. 신영일 검사장이 아무리 날카로운 칼날을 가졌다고 해도, 내부에서 누군가 정보를 빼주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장신우 금산 대표의 오른팔로 활동하는 김태정 변호사에게 접근해서, 내부정보를 건네주는 댓가로 금산 대표자리를 약속했다. 김태정 변호사는 정말로 야비한 놈, 배신자이다. ‘배신자’와 ‘고발자’는 종이 한 장 차이다. 드라마에서는 그 이미지가 확실히 구분되지만, 현실 가운데 누가 내부 고발자이고, 조직의 배신자인지 알 수가 있을까? 양심 선언자는 곧 배신자의 딱지가 붙게 되는데….
드라마가 끝나려니까 가족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조들호 변호사와 장해경 변호사가 이혼하면서 딸의 교육이 상당히 문제시 되었는데, 결국 신영일 지검장이 권력의 칼날을 휘두르면서 자신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을 파뜩 깨달은 장신우 변호사가 뒤늦게 조들호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고 했다.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그리스 아테네 신전앞에 늘상 새겨진 경구였고, 소크라테스는 엄청난 논리를 말하지 않았다. 그 경구를 실천하도록 교육했다. 즉, ‘나를 알아가기’부터 실천했던 것이다. 자기부터 깨끗하게 하면서 경제권력의 부패를 청산해야지, 본인은 뇌물을 먹었으면서 뇌물을 준 사람을 감옥에 넣겠다고 하니, 참으로 가관이다.
그러나, 그런 부분이 설득력이 떨어진다. 왜냐면 정금모 회장이 수시로 무시로 신영일 지검장을 만났는데 영상촬영을 몰래 안해놨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 1번의 영상녹화를 해놨어도 혼자 당하지는 않았을 것인데, 그렇게 서로 끈끈히 연결된 ‘정경유착’에서 정치권력은 면죄부를 받고 경제권력은 ‘범죄자’로 희생을 당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경제권력이 돈을 주고 싶어서 줬겠는가?
신영일 지검장이 검찰총장이 되기 위한 ‘지나친 폭주’(暴走)를 조들호 변호사가 어떻게 막을 것인가? 또한 정금모 회장은 쓰러지면서 너무 어이없게 나약한 인간으로 둔갑시켜버렸다. 본래 정금모 회장이 조들호 변호사의 쌍벽인데 지금은 신영일 지검장과 조들호 변호사가 싸우니 전혀 대립각이 서지 않는다. 게다가 중간에 낀 신지욱 검사도 ‘아버지의 뇌물수수’에 대해서 ‘양심적 갈등’을 하고 있으니, 이 또한 법률 드라마에서 ‘신파조’(新派調)로 흐르기 쉽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