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영의 날아서 달려듬은 에릭을 풋풋풋 웃게 만든다. 드디어 웃음보가 터진 박도경, 이유는 하나, 새가 날아서 달려들 듯이 박도경의 품에 활짝 안겼는데 글쎄 가슴의 뽕이 빠진 것이다. 얼마나 웃기면서 쪽팔리는 것인가? 이제 모든 불행은 이렇게 끝나는 것일까?
봄이 오는가 싶었지만, 꽃은 쉽게 피지 못했다. 박도경이 정말로 어이없게 오해한 사건이 발생한다. **청담동 스테이크집에서 만나** 금수저 오해영과 박도경이 늘상 갔던 곳인데, 금수저 오해영이 남긴 메시지를 흙수저 오해영의 것으로 착각한 것이다. 너무 모든 것이 일치하다보니 그런 것이다.
출근길에 흙수저 오해영이 “웃음에 대한 감사표시”로 밥을 사라고 했고, 함께 밥을 먹자고 문자가 왔으니…. 메모 남긴 것이 그것인가 했던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문자 메시지로 장소를 알려왔지 않을까? 착각은 이렇게 극과 극을 달리게 한다. 운명의 짝이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얼마나 지독한 겨울인가? 유리가 산산조각이 나는 그런 파국이 발생한다. 조용하고 잔잔한 수면위로 곧 몰아닥칠 운명의 걸음, 폭풍같은 그 잔잔한 걸음은 박도경과 함께 찾아왔다. 두명의 오해영은 한명의 박도경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박도경은 흙수저 오해영을 선택한다. 마음이 끌렸고, 게다가 마음의 약속은 그러했으니까…..
“보고 싶었어. 날마다. 매일 정말로” – 금수저 오해영
이 말을 들은 박도경은 분노를 도무지 참지 못하고 맨주먹으로 차유리를 깨버린다. 주먹에서 피가 철철 흐를 정도다. 얼마나 지독하게 아픈 사건이었으면…… 세상이 사망선고를 내린 그 더러운 기분, 우주에서 방출된 그 고통, 그것이 바로 주먹으로 유리창을 들이박는 그런 분노였다. 두 오해영은 모두 바들바들 떨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찾은 포장마차.
“날 소포품으로 쓰지마. 떠난 여자에서 화풀이하는 그런 도구로 쓰지마!!!”
– 흙수저 오해영
얼마나 멋진 말인가? 금수저에 밀려서 금수저의 도구로 사용되는 흙수저의 불행한 인생을 정곡을 찌른 말이다. ‘나는 나, 너는 너’라는 말과 동일하다. 박도경이 여전히 금수저 오해영을 잊지 못했으니 그러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 혹은 아닐까, 흙수저 오해영이 물어보는데도 대답이 없다. “개같은 사건”이 정말로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만약에 흙수저 오해영이 자신의 결혼이 박도경의 오해 때문에 발생한 것을 알게 된다면 그 분노는 화산이 될 것이다.
*** 똑같은 스카프 사연
마음을 새롭게 하고서 스카프를 매고 출근한 흙수저 오해영, 그런데 그날따라 정말로 금수저 오해영도 스카프를 하고 왔다. 그것도 빨간 색으로 비슷하지만, 전혀 다르면서 품격이 존재하는….. 금수저 오해영의 스카프가 1등급이다. 흙수저 오해영은 절대로 스카프를 풀지 않는다. 왜냐면 풀면 지는 것이니, 차라리 쪽팔리는 것이 낫겠다 싶은 것이다. 금수저 오해영의 축하 회식자리에서도 서로 똑같이 비교당하는데도 그렇다.
“잤니?” 금수저 오해영이 흙수저 오해영에게 박도경과 관계를 물어본다. “잤니?” “그래”라고 대답하지만, 금방 얼굴에 거짓말이란게 탄로나는 순진무구하는 그런 표현이다. 거짓말은 전혀 할줄 모르는 순수한 착한 흙수저 오해영.
남자 직원들이 술에 취해서 맛이 갔다. 흙수저 오해영에게 스카프를 풀라고 하자, 흙수저 오해영은 절대로 풀지 않는다. 그때, 금수저 오해영이 일어나서 “내가 풀께”라고 하니까, 흙수저 오해영은 “풀지마, 너는 너고 나는 나야!!!”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스카프가 비슷해 보여도 전혀 다른 스카프이고, 전혀 다른 인생의 객체이다. 비교당하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 그런데 이름이 같다보니 발생하는 비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