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바람이 분다(노희경 극본) 6회 – 난 믿어도 돼!!!
[서울교육방송 드라마 비평]=왕비서는 엄마의 자리를 차지하고, 오영의 정신적 성장을 정지시켰다. 눈이 안보이게 하면서 왕비서가 필요하지 않으면 안되도록, 무능하게 만들어서 왕비서를 찾도록 만든 것이다. 가장 비열하고, 가장 있어서는 안되는 탐욕의 동굴이다. 그런 이유로 오빠와 같은 침대에 자서는 안된다는 것도 모른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오영이 오빠가 옆에서 함께 자는 것을 요구하면서, 일어나보니 희선과 왕비서가 놀래 자빠진다.
오수는 왕비서의 질타에 반박한다. 도대체 왜 오영이 그 누구도 믿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으며, 왜 앞을 못보더라도 사람으로서 가져야할 인격과 사람의 성숙함과 사교력을 전혀 알지 못하는지, 왜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은 것인지 엄마가 되고 싶다는 왕비서가 왜 오영을 6살의 지능에서 멈추게 했는지 그 이유를 묻자, 아무 대답을 하지 못한다.
남매가 한 침대에서 잔 사건, 왕비서는 할 말이 없지만 희선은 할 말이 있다.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다. 그래서 희선은 오영을 까페로 불러내서 오수의 실체를 사실대로 이야기해준다. 오직 하나, 오수가 가짜라는 그것만 빼고서, 사기꾼이면서 돈이 필요해서 오영을 찾아가게 됐다는 것까지 말해주니, 오영은 눈물을 흘리면서 일어난다. 그리고, “내가 죽으면 내 재산은 모두 네 것이지만, 내가 살아있으면서 한푼도 가져갈 수 없어. 명심해!!!”
까페를 나와서 집까지 걸어가는데 오수는 오영의 뒤를 졸졸졸 뒤를 따라간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혼자서 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켜만 봐준다. 왜냐면 자신의 일을 자신이 해야하니까, 멀리서 지켜보면서 모든 것이 잘 되도록 봐주기만 한다. 그리고 오수는 희선을 만나서 사태수습을 나선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한쪽에서 잘되면 그것이 다른 곳에서 삐꺽한다.
약혼자 본부장과 데이트가 있는 날이다. 잘 차려입고, 본부장과 오영은 폭력영화도 보고, 술도 마시면서 즐거운 데이트를 하는데, 본부장은 마음이 다른 곳에 있다. 오영과 결혼하는 목적은 오영을 사랑해서가 아니고 돈 때문이다. 오직 돈 때문에 결혼하는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앞을 못 본다는 이유로 핸드폰으로 다른 문자를 보면서 엉뚱한 곳에 신경을 쓰고 있다. 잠시 본부장이 자리를 비우자, 오영은 오빠 오수에게 전화를 해서 데리고 와 달라고 부탁한다.
첫키스(본부장이 오영에게)를 하자마자 오수가 나타나자, 오영은 일어난다. 본부장이 오영을 바래다주겠다는데 테이블에 본부장의 전화가 걸려와서 보니 ‘한비서’다. 받아보니 “자기야~~”라고 하니…. 오수는 오영의 결혼이 얼마나 불행한지 얼핏 짐작한다. 오영의 주변에는 완전히 모두가 양심의 눈먼자들, 모두 봉사들이다.
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 오영은 오수에게 “자신을 죽이려면 지금 죽이라”고 알려준다. 술에 취했으니, 안전벨트를 풀테니, 세게 달리다가 그냥 앞차에 부딪히면 사고사로 죽을 수 있다는 것…. 그때 진심을 다해서 오수는 오영에게 말한다. “나를 믿어달라”고 “나를 믿어달라”고….. 오영 옆에는 평생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얼마나 암당한 어둠의 동굴이었던가?
상견례에 가기로 오수가 약속했다가, 갑자기 약속이 있어서 못 가겠다고 둘러대고….. 상견례가 있는 동안에 동생방의 금고를 털기로 마음을 먹고서, 액자뒤에 있는 금고의 비밀번호를 찾으면서 맞추고 있는데…. 상견례에서 오영이 화장실에 잠시 다녀오는 동안에 복도에서 본부장의 부모가 “너 천벌을 받는다. 아무리 눈 먼 사람이라고 해도 돈 때문에 결혼하는 것은 천벌을 받는다”고 하니, 그것을 오영이 듣게 되었다.
철저히 정략적 결혼이고, 왕비서가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한 것이다. 자신의 이권을 위해서 철저히 오영을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 상견례는 깨졌고, 일찍 돌아오는 바람에 오수가 금고문을 열었는데도 급하게 다시 닫고서 몰래 옷장뒤에 숨었는데…. 왕비서에게 딱 걸렸다.
아슬아슬한 상황속에서 본부장의 마음없는 결혼은 너무 쉽게 비밀이 들통나는 것 같고, 아무리 시각장애인과 결혼이라고 하더라도 마음도 없는 그런 결혼을 한다는 것이 너무 잘못된 것 같다. 왕비서가 회사의 경영을 위해서 적합한 인물을 뽑았다는 것도 너무 잘못된 발상이다. 결혼은 당사자의 마음이 중요한 것인데, 남자도 다른 여자를 사랑하면서 돈 때문에 오영과 결혼만 하고, 돈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그런 것이니 얼마나 어이없고 비열한가? 오수가 액자위 금고문에서 돈을 가져가려고 했지만, 그것보다 더 잔인한 것은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도구’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왕비서를 중심으로 모든 사람은 오영을 사육시킨 것과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