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드라마 비평]=조들호 변호사의 대단원이 이제 막을 내린다. 보통 소설이라면, 16부 정도에서 내리막길을 걷겠지만 드라마가 그렇게 된다면 4주동안 재미가 상실된다. 막판까지 시청률 때문에 긴장의 손을 놓을 수가 없는 법이다. 19회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팽팽한 접점을 이뤘다.
그러나, 너무 쉽게 신영일 지검장의 목줄을 잡는 증거가 나온 것이 약간 어설프다. 결정적 단서가 그냥 주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주인공의 특혜라고 할 수 있다. 초반부에는 신영일 지검장이 모든 것을 이기더니, 이제는 조들호가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도록 뒤바뀌고, 공정한 룰을 통해서 시청자들을 납득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죽었던 강일구가 마지막으로 남겨준 ‘열쇠’가 복선으로 사용되었다. 그 열쇠는 노량진의 ‘일구학원’의 사물함 열쇠인데, 그곳에 신영일 검사장과 정금모 회장이 만났던 그 내용이 들어있다. 그 영상을 촬영한 이후에, 일구는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해서 죽었던 것이다.
조들호 변호사가 객기로 18회에서 신영일 지검장 검사장 내정 축하파티에서 ‘깽판’을 친 것은 너무 어이없고 황당한 쇼였다. 조들호 변호사가 신영일 지검장에게 그렇게 무대포로 대드는 것이 과연 법조계의 풍습으로 가능한 것일까? 또한 그러한 반항이 ‘정의 수호’는 아니지 않나? 약간 이단아처럼 새로운 법률 서비스를 보여주기 위해서, 기존과 다르다는 것을 묘사하기 위해서, ‘법률의 관행’을 깨뜨리는 존재라고 해서, 그러한 연출이 보여졌는지 모르겠지만, 검찰총장 내정자의 축하파티가 그렇게 허술할까? 동의할 수 없는 장면이었다.
또한, 인사청문회가 법사위 위원장을 중심으로 열렸는데, 정말로 황당하기 그지없다. 인사청문회가 얼마나 살이 떨리는 자리인데, 증인으로 참석한 조들호가 연설을 하듯이 그렇게 마이크를 잡을 수가 있을까? 말도 안되는 장면이다. 솔직히 조들호 변호사보다는 그래도 국회의원들이 살벌하게 말을 하면서 증인을 추궁하는데 발언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물론, 연출의 중심이 조들호이니 조들호가 마이크를 잡아야겠지만, 현행 국회의 상황과 전혀 맞지 않은 내용이다.
또한 인사청문회를 목전에 앞두고서 신영일 검사장과 만날 약속의 장소에서, 무방비 상태로 칼침을 맞았다는 것도 너무 극적인 장면효과의 남발이 아닐까? 칼침을 맞았는데 구사일생으로 살았는데 그게 이번 청문회와 무슨 연관이 있는가? 칼침을 맞은 것은 인사청문회에 불참할 수도 있었을, 아주 무식한 행동이지 않나? 그러한 극적인 상황에서는 증거를 얻지 못하고, 그냥 자기 딸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학원 다니기가 너무 힘들어’라고 하니까, 거기서 일구학원의 연상을 하면서 결정적 증거를 찾았다고 하니, 너무 상황이 앞뒤가 없다. 그러니까, 가족과 전화통화를 자주 하라는 그런 메시지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장면에서 모든 증거가 나온 것 같다. 단지, 신영일 검사장의 차명계좌가 검사장의 주변인물이 그렇게 빌려줬다는 것은 실제 증인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을텐데, 그런 구체적인 증명관계는 배제되었고, 정금모 회장이 의사표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정말로 극적인 반전이었다. 물론, 정금모 회장이 아니더라도 정금모 회장과 신영일 지검장이 서로 만나서 살인을 모의한 사건은 검찰의 권위를 땅바닥에 추락시킨 장면이다.
신영일 검찰총장 내정자는 총장 임명장이 아니라, 구속영장을 받아야할 것입니다.
– 조들호 변호사
이 대목은 속이 시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