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드라마 비평, 닥터스 3회]=3회에서 고등학교 시절이 끝났다. 유혜정과 진서우의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끼리 서로 싸움이 ‘화재사건’으로 번지면서, 홍지홍 교사는 교단을 떠나고, 유혜정은 수학1등을 했지만, 친구의 시샘을 받으면서 ‘교사와 제자’의 스캔들 누명을 쓰고…. 정말로 있을법한 사건인데, 사건전개가 어찌나 빠른지, 의사시절로 빨리 가려고 빨리 돌린 것일까? 아니겠지?
유혜정의 할머니, 강말순은 위암수술을 받는다고 들어갔다가, 죽어서 나왔다. 의료사고다. 의사가 말하길, “상식이 통하는 어른들과 이야기하겠다”고 한다. 유혜정이 오열하면서 분노하자, 상식이 통하는 어른과 이야기 하겠다면서, 결국 어른들은 ‘합의금’으로 모든 사건을 덮었다. 살아보겠다고 웃으면서 수술실에 들어갔다가 죽어서 나왔는데, 생명에 대해 무책임한 그 의사. 진서우의 아버지다.
진서우와 유혜정은 정말로 서로 엉켰다. 유혜정은 본래 머리가 명석하고, 총명한 인재인데, 어린시절 불우하게 보내다보니 공부할 기회를 얻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홍지홍 교사를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공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홍지홍 교사가 직업이 의사였고, 그 영향을 받아서 유혜정은 의사로 진로를 정했다. 진로의 꿈은 이처럼 주변의 영향력이 크다. 자신이 무엇이 되겠다고 마음을 먹는 것,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이성경이 맡은 진서우 역할은 정말로 무섭다. 질투심이 강하고, 자신만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친구와 우정보다는 경쟁심이 먼저 발동하는 것, 얼마나 무서운가? 자신이 줄곧 1등을 했는데, 자신이 가르친 유혜정이 수학 1등을 차지하자, 그것도 수학의 바닥이었던 유혜정이 1등을 하자, 그것이 너무 싫은 것이다. 자신이 차지해야할 1등을 뺏겼다고 생각한 것이다. 우정은 눈꼽만큼도 없다. 이런 친구가 옆에 있다면 얼마나 불편할까? 반면, 유혜정의 다른 친구는 유혜정이 갇히니까, 자신이 저질렀다면서 유혜정을 대신해서 유치장에 들어갔다. 친구로서 우정을 지킨 것이다. 의리있는 친구다.
의리는 뭘까? 친구는 뭘까? 상대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자신이 그 어려움을 함께 하는 것, 친구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다. 진서우는 유혜정의 학업적 어려움을 알면서도 처음엔 돕지 않으려고 했었다. 친구라면 친구가 잘되는 것도 좋아하는 것이다. 친구가 잘되는데 그게 배가 아프면 그것은 친구가 아닐 수도 있다. 나는 닥터스 고등학교 시절이 정말로 재밌는데, 이렇게 훌쩍 뛰어넘다니, 생각지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