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 드라마 몬스터 13회 – 발톱을 감춘 강기탄
몬스터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흡인력을 강하게 빨아당길 듯 하면서도 그렇지 못하다. 그 이유는 ‘가면’의 복잡성 때문이다. 슈퍼맨이나, 배트맨처럼 단순한 가면쓰기는 쉽다. 가면이 1개이고, 추측의 변수가 쉬워서 그렇다. 1차 방정식은 푸는 재미가 있지만, 2차 방정식과 3차 방정식을 풀라고 하면 모든 것은 얽혀버린다. 이 드라마가 그렇다. 오수연과 도건우가 도도북스 직원이면서 도도북스 직원이 아닌 것처럼 행세하면서 최의원의 부인을 돕는 척 하면서 정보를 빼오는 것, 그 속에서 양심의 가책을 느껴서 도수연은 자신이 도도북스에서 모르는 측면에서 진심으로 최의원 부인을 돕고….. 이런 관계가 이미 시청자들에게 심리적 추측의 방정식을 불가능하게 하면서 재미를 상실하게 한다. SBS의 실패작 ‘돌아와요 아저씨’도 이런 설정이었다. 보면서 헤깔리고 누가 누군지 노트에 써놓고서 감정을 논리적으로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드라마를 봐야하니 재미가 없는 것이다. 드라마를 보는 단순한 이유는 감동때문이고, 감동은 감정이입을 얻기 위함인데, 이 드라마는 인물의심리를 이해하는데 너무 어렵다. 속고 속이는 것은 너무 자주 변경해서 그렇다.
차라리 도충(박영규)와 같은 인물 설정은 단순하다. 자신의 이미지가 뚜렷하니 악역으로서 그 의미전달이 분명하다. 도광우의 경우도 그렇다. 거짓말 투성, 상대방을 죽이고 보는 그런 설정, 반면 강지환이 맡고 있는 강기탄의 경우 가면을 너무 많이 쓰면서 이쪽 저쪽의 마타아리처럼 너무 복잡한 관계설정을 맺고 있다. 이러한 인물의 성격변경 및 심리변경은 시청자들도 헤깔리게 할 뿐만 아니라 드라마속 인물들과 관계에서 과연 모두가 속아준다는 그런 설정이 어설프다. “굿바이 미스터 블랙”의 경우에도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속이는 관계를 너무 자주 반복하면서 시청자들의 뇌를 피곤하게 한다.
도건우도 그렇다. 도도북스 회장의 숨겨진 사생아라고 하는데 드라마 사건 전개에서 그다지 중요한 인물이 아니다. 도신영이 이미 도광우의 대항마로 싸우고 있는데 여기에 사생아까지 등장하면 드라마에서 서로가 암투를 벌이는 그런 사건을 전개해야하는데 전혀 그런 묘사가 없다. 이 드라마의 초입부는 강기탄이 모든 것을 빼앗기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아서 철저한 복수를 한다는 그런 내용인데, 강기탄의 복수극이 전혀 드러나 있지 않다. 여기에다가 오수연의 가면설정도 너무 어설프다.
이런 드라마는 머리가 좋아야 이해한다. 도대체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1회분 드라마에서 이러저리 왔다갔다하는 그런 내용은 누가 좋아할까? 차라리, 딴따라에서 ‘카일’의 경우 인물의 심리변화가 극적으로 이뤄지면서 감동을 확 폭발하는 경우가 낫다. 이러한 인물의 변화는 곧 시청자의 공감대를 불러 일으킨다. 얼굴이 여러개(성격의 다양성 및 드라마속 속고 속임)로 설정되는 그런 인물설정은 드라마에서 배제될 필요가 있다.
13회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변일재가 발톱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것이고, 강기탄은 양동이 사무실에서 훔친 1급 정보를 변일재에게 주면서 신임을 얻고서 변일재의 최측근이 된 것이다. 변일재는 1급 자료를 얻고서 도광우 비자금 자료를 가지고 검찰수사까지 진행될 수 있도록 작업을 한 다음에, 강기탄에게 자기 속마음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데…. 강기탄의 복수극은 턱밑까지 진행되고 있다. 양동이가 사무실에 숨겨둔 그 휴대폰이 검찰 압수수색으로도 나타나지 않았다. 다른 곳에 감춰둔 것. 알고보니 전당포에 맡겨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