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드라마 비평, 그 겨울 바람이 분다]=누구도 믿을 수 없는 오영의 입장, 죽고싶지만 죽을 수 없는 시각장애인, 그러나 지독하게 살고싶은 오수, 둘의 만남은 운명일까? 오영과 왕비서는 ‘오수’를 놓고서 대립각을 세운다. 왕비서를 믿는다고 해도 오영은 오랫동안 실망이다. 어머니를 내쫓고 어머니와 자신을 갈라놓은 인물이 곧 왕비서라고 생각한 것이다.
오영의 앞이 보이지 않으면서 왕비서는 보모에서 엄마의 역할까지 할 수 있게 된 것인데….. 정말로 정말로 오영의 앞이 안보인 것이 뇌종양때문일까? 오영의 눈을 못 보게 만들고, 가장 무능하게 만들고서 그 위치에 왕비서가 있다고 믿는 것이 오영이다. 아버지의 죽음까지도 자연사가 아닌 타살이라고 생각한다.
왕비서가 오수를 경계하면서 법정 대리인 자격으로서 임의로 행동하지 못하도록 경고한다. 그것도 식탁앞에서 오영이 있는 자리에서 법정 대리인의 자격을 운운하니, 실권자로서 오영은 황당할 수 밖에 없다. 대리인은 대리인에 불과한 것인데, 오영앞에서 왕비서가 그렇게 행동할 것은 아니다.
오영은 바로 장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서 확인한다. 법정 대리인을 바꿀 수 있나요? 오영의 허락만 있다면 법정 대리인은 바뀌고, 게다가 유언장까지도 작성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오영의 허락만 있다면….. 앞이 안보이니 자신을 죽고싶은 마음밖에 없다.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으니까 그렇다.
“나에게 주기로 한 그것, 그것을 가져와~~” – 오영
모두가 오수을 믿지 못한다. 눈앞에서 어머니의 유품까지 꺼내놓지만, 믿을 수가 없다. 왕비서는 이미 속았다. 오수의 방에서 일기장과 여권과 주민증까지 확인했는데 똑같다. 모든 연출의 소품에 속은 것이다. 게다가 일기장의 필체까지 똑같으니 어쩔 수가 없다. 동일한 필체는 날마다 연습을 했으니 똑같을 수 밖에 없다. 왕비서는 본인이 보관한 편지를 다시 확인해서 필체감식을 살펴본다. 똑같으니 속을 수 밖에. 오수는 왕비서의 방 검사 사건을 꼬투리로 권한을 잡는다.
오영도 마찬가지다. 오수의 팔을 확인해보니, 거기에 흉터까지 있으니 오영도 속아 넘어간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그것으로 믿을 수는 없다. 약혼자는 오영에게 함부로 믿지 말라고 경고했으니…. 돈 때문에 가짜 오빠가 온 것일 수도 있다는 것…. 과연 누가 진정 오영을 위한 사람인가? 누가 오영의 마음을 위로하는 사랑의 오빠인가? 모두 돈 때문에 옆에 있을 뿐이다. 참으로 애닯은 인생의 군상들이다. 오영은 오수에게 “그때 가져오기로한 그것을 가져와봐. 그것은 우리만의 추억이니까, 아무도 모를거야. 그것을 가져오면 오빠인 것을 믿을게” 가짜 오수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런데 오영이 밤마다 어딘가를 간다. 혹시나 하고 뒤따라가보니 그곳은 온실인데 지하로 내려가는 방이 있다. 추억의 비밀공간이다. 오영이 나가고서 잠긴 자물쇠를 열고서 확인해보니 오영의 모든 것이 담긴 곳이다. 오영의 어린 시절을 담은 비디오들이 있는데, 오영은 그곳에서 추억을 되새기면서 살았던 것이다. 오랫동안 엄마와 오빠와 그렇게 추억속에서 살았다. 오수는 그 비디오를 보면서 생각이 깊어진다.
오영의 약혼자는 결국 오수의 면도기와 칫솔을 훔쳐서 유전자 감식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유전자 감식은 ‘친자확인’의 확실한 방법이다. 이제 가짜가 탄로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우연히 전화통화를 엿듣고서 정보를 알아채고서 사건을 수습했다고 하는데, 이것은 약간 어설프다. 왜냐면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는데, 면도기와 칫솔을 사전에 준비하지 않고서 나중에서야 사후약방문처럼 바꿔치기로 하겠다는 것, 게다가 갑자기 옥탑방이 없어지면서 오수의 유품들이 쓰레기차에 실렸다는 것도 상황설정을 너무 극적으로 만든 것 같다. 여하튼 진짜 오수의 면도기와 칫솔을 발견하고 그것을 바꿔치기위해서 약혼자의 뒤를 미행해서 사건임무를 수행하는데…… 성공할까?